가벼운 소설 하나 읽으려고 골랐을 뿐인데, 어느 부분에서는 벅차고 어느 부분에서는 눈물이 날 것 같았던 참 괜찮은 작품.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가서 숙면 캔디를 하나 사서, 보고 싶었던 사람도 만나고 내심 부러웠던 다른 사람의 삶도 한번 살아 보고, 어두웠던 내 옛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직면해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 할 수 없는 것들을 떠올리며 꿈 속에서라도 마음껏 보고 느낄 수 있다면.. 꿈백화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요즘 아이가 자기 전에 "엄마 오늘 꿈속에서 만나자. 기차타고, 아니 세상에서 제일 빠른 기차타고 꼭 와야 해."라고 말하곤 하는데, 꿈 백화점에서 엄마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꿈 하나 사서 지호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살짝 해 봤다.
죽은 이가 사랑하는 사람의 꿈에 나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도 나오는데, 이 부분이 너무 슬프고 애잔했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현실에서는 볼 수 없고 꿈 속에서나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꿈에서 만났을 때의 벅찬 감정. 그리고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현실을 받아들일 때의 아쉬움과 수용.
오늘 밤 꿈을 살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꿈을 줄 수 있다면 어떤 꿈을 고를까.
#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 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올해의 제가 바로 그랬죠. (중략) 절벽 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완성할 수 있었죠.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 실제로 손님들을 만나보면, 떠나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단다. 그저 남은 사람들이 괜찮기를 바라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가는 건 그렇 것인가 보더구나. 나도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