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도 그랬지만, 이 책도 좋았다. 제목 그대로 ‘공부란 무엇인지’, ‘어떻게 공부를 잘해나갈 수 있는지’, ‘공부를 하려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이 좋아서 어제 새벽까지 다 읽어내고 말았는데, 잠시 직장을 쉬고 일반 대학원에 다니며 오롯이 공부에만 매진하던 시절이 자꾸 생각이 나서 그랬던 것 같다. 그전까지 글이라는 걸 제대로 써 본 적이 없던 나에게 학술 공동체에 들어가서 맥락에 맞는 단어를 사용하고 논리적 허점이 없는 구조화된 글을 쓰는 경험은 신선했고 당혹스러웠다. 발제문이나 소논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고 다른 사람의 글에 건강한 비판과 토론을 하는 학문의 장이 지적으로 자극이 많이 되었다. 불필요한 부분, 논리적 허점이나 비약, 오류, 개선점 등을 찾아내고 반론하는 과정은 김영민 교수가 말하는 진짜 공부에 근접했던 것 같다. 나는 늘 자신이 없었기에 세미나나 수업에서 무임승차했던 적이 많았고, 점점 읽고 쓰고 사고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나아갈 수 있었다. “선생은 선생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각자 자기 역할에 걸맞게 참여할 때에야 비로소 배움의 현장이 제대로 굴러간다(242p)”는 저자의 말처럼, 그곳에서는 모두 자신의 소임을 다했고 여러 가지 생각과 이론, 논리 등이 건강하게 시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나 졸업한 이후에나 좋은 배움의 기회를 목마른 사람처럼 찾아다녀야 한다.” 지금 난 학문의 장에서 떠났지만, 여전히 배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배움은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라기보다 즐거움을 주는 경험에 가깝다는 사실은 무척 다행이다. 조금 더 잘 배우고, 읽고, 쓰기 위해서는 책에서 그가 해 준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조언을 밑거름삼아 성장하면서 ‘생각의 근육’들도 단단해지길 바란다.
대학입학을 앞둔 애제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다음에는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