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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건축가 Nov 23. 2019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은 공간
'우주로 1216'

[공간 만들기] EUS+건축, 최초의 트윈공간 설계 경험

[공간 만들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이유에스플러스 건축이 아빠건축가로서 아이들의 생각을 건축가의 지혜로 해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트윈세대의 잠재성과 다양함을 고려한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에스플러스 건축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브런치 매거진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에 공간 설계자로서 쓰는 마지막 글입니다. 이후에도 이 프로젝트 설계에 관한 이야기를 더 서술할 기회가 있겠지만 우선은 마무리를 하고 다음 프로젝트에 집중을 해야하지요. 이전 글 (https://brunch.co.kr/@gradation/8)에서는 완공된 이후 각 공간에 담긴 디자인 의도 등을 설명했고 이번 글에서는 이 최초의 트윈세대 전용 도서관 공간을 설계하면서 전체적인 몇가지 교훈과 생각을 정리하며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톡톡' / '쿵쿵' / '슥슥' / '곰곰' 과 '우주로 1216'

네이밍 아이디어와 사인 그래픽 적용 계획 (스케치와 이미지 EUS+건축 제작)

초기 설계를 하면서 건축가인 우리가 '모두소통', '함께발산', '같이창작', '혼자사색' 이라고 지었던 각 영역의 이름은 한동안 협의과정에서 그대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공간이 완성된 후 적용될 사인에서는 좀더 기억하기 편하고 공간의 아이덴티티와 어울리는 이름이 필요했지요. 그래서 여름 이후 몇차례 추진단 내에서 이름과 관련된 회의를 진행했고 줄여 부르는 세대의 특성과 의성어, 의태어를 이용하여 위와 같이 각 영역의 성격을 반영할 수 있게 이름을 정했습니다. 그에 따른 사이니지 디자인도 EUS+건축 내에서 진행을 했고 저작물로 등록을 했습니다. 

영역 별 사이니지 설치 후 (사진 space T추진단 / 917스튜디오 / EUS+건축)
영역 별 설명 (이미지 EUS+건축 제작)

사실 전체 공간을 부르는 이름은 더 고민이 깊었습니다. '전주도서관 트윈전용공간'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여러 회의와 트윈세대들의 의견, 전주시의 결정으로 '우주로 1216'이라고 정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밍에 대한 자세한 과정 혹은 배경은 추진단의 다른 주체가 써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공간 설계자로서 우리는 초기, 설계의 마인드를 밝힐 때 부터 '트윈세대가 탐험하는 우주'라는 표현을 썼기에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 따른 로고 디자인도 EUS+건축에서 진행을 하여 공간의 개념과 연속성을 갖도록 했습니다. 영문 표기인 oozooro는 무한대 마크가 반복되는 식으로, 한글 로고는 트윈가로의 디자인을 반영하여 디자인 했습니다. 

이름의 의미와 로고 디자인 (이미지 EUS+건축 제작)
'우주'는 영어로 무엇을 해보길 권유하는 Would You__? 라는 뜻도 있다 (사진 EUS+건축)


신축 건물의 재생(?)

사실 제대로 실내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건물과 구분해서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경우는 지역의 건축회사에서 이미 디자인하여 공공의 세금으로 건물이 거의 지어진 상태에서 한개 층을 별도의 추진단과 민간 예산으로 트윈세대 전용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 되었기에 건물 구조 자체를 건드릴 수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최근에 지어진 잘 된 도서관 건물들의 경우 건축가가 건물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을 통합적으로 개념을 잡고 디자인을 했으므로 층과 층사이가 오픈 되어 있다거나 적극적으로 입체적인 공간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이 공간을 설계하면서 건축부터 저희가 설계를 할 수 있었다면 좀더 공간감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 전주 '우주로 1216' 경우는 다른 층과는 수직적으로 단절되어있고 공간의 높이는 일정했고 내부의 어떠함과 관계 없는 창문의 패턴을 갖고 있는 신축 공공 건물 이었으므로 이 곳에서의 실내 디자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건물과 완전히 등지고 내부만 실내 마감재로 잘 꾸민 곳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기존 건물의 향이나 뷰, 건축재료와 컨텍스트와 이용자의 외부에서 부터의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했습니다. 이 경우는 오래된 건물의 재생과는 다른, 신축 건물의 재생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수평적인 깊이를 이용해서 입체적인 공간감을 만들려 애 썼습니다. 이어지면서도 영역과 이야기가 점진적으로 바뀌게 했습니다. 건물이 가진 특징을 그 이야기에 맞게 쓸 방식을 찾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전에 포스팅한 트윈세대들과 함께 현장에서 진행한 'ㅁㅁ 워크샵'이 영감을 주는데 큰 요소로 작용 했습니다. 

전주 화산체육관과 근영중학교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전주 대표 도서관. 그 안에 우주로 1216이 있다. (사진 전주도서관 제공)
공간의 BEFORE 와 AFTER. 왼쪽은 비어있던 공간, 오른쪽은 완공후 같은 앵글의 공간 (사진 space T추진단 / 917스튜디오 / EUS+건축)


또 다른 건축 전문가, 시공자 그리고 디자인 감리의 역할

이 우주로 1216의 설계는 저희 EUS+건축에서 했고 시공은 저희의 요청으로 저희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이병욱 소장님이 동료 소장님들과 세운 Mate Architects에서 했습니다. 이는 추진단에서 설계자를 믿고 시공자 추천을 받은 것으로 시공 과정 내내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시공자는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간을 물리적으로 구현했을 뿐 아니라 재료의 만나는 디테일과 디자인 상에도 많은 제안을 해주어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이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발주처라고 할 수 있는 추진단과 전주도서관 측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하고 무리한 요구나 스케줄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유사한 공간을 조성할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시공 과정의 여러 단계 모습들 (사진 EUS+건축 / 메이트 건축)

디자인 감리를 맡은 저희 설계자들은 수시로 연락과 미팅을 갖고 현장의 테스트와 확인을 계속 했습니다. 또한 추진단도 공사중에 방문하여 단지 체크뿐 아니라 '응원'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감리를 통하여 공간의 질이 높아지는데 기여를 했습니다. 시공자를 업자로 대하면 딱 그정도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고 같은 전문가로 존중하면 조금이라도 더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 것입니다. 

디자인 감리와 현장에서의 협의 (사진 EUS+건축)
공사가 완료된 후 트윈세대들이 직접 공간을 미리 테스트 하는 활동을 '우주로 카운트다운' 이라고 진행을 했다. 그때 EUS+에서는 느끼고 이롭다는 뜻의 '감리'라 표현했다.

건축가에 의한 공간, 사용자에 의한 공간

건축가가 여러가지 공감과 해석, 의도를 담아서 디자인을 하고 시공자가 구현을 했지만 결국 공간을 채우는 것은 사용자들인 트윈세대들(우주인)과 도서관 운영진 (지구인)들일 것입니다. 공간을 이용할때 그 디자인 의도와 조화를 이룬다면, 쉽게 추레해지고마는 일반 공공공간과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채워지는 장소가 될것이라 생각하고 이 프로젝트의 설계자는 공간 이용 매뉴얼을, 시공자는 공간 유지보수 매뉴얼을 제공합니다. 또한 컨텐츠를 연구하고 자문하는 진저티프로젝트와 운영진인 도서관 측에서 트윈사서진들과 워크샵을 진행하며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학교공간이나 놀이공간을 디자인 할때와 마찬가지로 이 우주로 1216도 정해진 한두가지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닌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창의적인 이용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의도된 중성적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건축가인 저희들은 사용자들에 의해서 앞으로 채워지고 변화해 갈 이 공간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공간이용 다이어그램 (이미지 EUS+건축 제작)

우리 도시에서 제3의 공간이란

사실 트윈세대에게 우리 도시의 제1공간이라고 하는 주거는 대부분 비슷한 모습입니다. 아파트 평면이 기본인 일반 주거는 그들이 방문을 닫고 있을 수 밖에 없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제2공간인 학교는 더욱 단조롭습니다. 물론 건축가가 신경써서 디자인한 주택에 살거나 잘 혁신된 학교 공간에서 생활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조로운 공간들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서관은 상업공간이 아닌 공공공간입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고 일상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카페같은 상업공간은 비교적 다양하지만 경제적 자립이 되어있지 않은 그들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 동시에 패션 유행처럼 너무 빨리 변화하므로 기억에 남는 곳이 없습니다. 


도시의 단조로운 공간들을 벗어나 공간적 풍요로움을 경험할 수 있고 경제력과 상관없이 기억에 남을만한 제3의 공간을 이용할 권리가 그들에게 있습니다. 이런 공간이 많아진다면 앞으로는 사람들이 '카페같은 도서관'이 아닌 '도서관 같은 카페', '도서관 같은 학교' 혹은 '우주로 같은 카페' 같은 말을 하게 되겠지요. 


건축가에게 지어진 공간은 마치 애써서 키운 자식 같은 느낌을 가질때가 많습니다. 저희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의 잘 키운 자식같은 공간이 많은 이모, 고모, 삼촌 같은 어른들이 때때로 용돈도 쥐어주고 격려해주는 것 같다고요. 많은 전문가들이 트윈세대들과 함께 지은 이 공간이 그래서 공공공간으로서 의미가 더 큽니다. 이렇게 공간 설계의 과정을 자세하게 아카이빙 하는 이유는 결과가 아닌, 그게 가능했던 과정과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는 다른 공공공간들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잘 된 공공공간도 결국은 애 쓰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고 시너지를 통해 만드는 공간입니다. '우주로 1216'을 시작으로 이런 공간이 차근차근 우리 생활 곳곳에 생겨나길 바랍니다. 

이 프로젝트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사진 space T추진단 / 917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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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T 추진단:
프로젝트 기획 및 총괄, 후원
○도서문화재단 씨앗
김태윤 김진옥 조현정
○C Program
엄윤미 신혜미 김정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서동민


●운영주체
○전주시립도서관
박용자 김미화 조정훈 송지은 강명기 김홍비


●트윈세대 조사 및 분석
○The Idea Group
김은영 장석민
김용국 염주용


●트윈세대 경험 및 콘텐츠 설계
○진저티프로젝트
홍주은 서현선 강진향
○퍼실리테이터
김고운 김금혜 전혜영 김승훈 이종우 전환희
Daniel Oh 정민규


●컨텐츠 협력
○느티나무도서관
여을환 김차경


●프로젝트 사진 및 영상 기록
주현동 장은비


●관련 공간 연구
○숙명여대 공간디자인 스튜디오
서수경 지정우 한수정 김수림 최우지 정다은 김준희 김희원 방영은 오상정 이유진 차하림


●공간 시공
○mate architects
이병욱 김홍철 김성진
○철물 및 유리
김훈선 김길동 최홍주 차은영 김은섭 김운길 주길호 김훈종 권영선
○목공
신상만 조희태 황형석 조재연 이동수 임경락 이경태 박봉옥 유현우 유관균
○타일
장해용 김길용 장해광
○전기
정동주 김현석
○도장
박병욱 장상철 변기석 김경래 정병모 엄동규 이국현 장우석 장상철
○식재
화니피는꽃 (최성완)
○가구 제작 및 설치
큰산인디컴
(조인수, 손영화, 손의석, 방재수, 최수정, 김재영)
○사인 제작 및 설치
도트피치 (서정관)


●공간 설계
○EUS+Architects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지정우 서민우 이소림 김수연 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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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저스 1
김도윤 김소민
김시우 김지민
김태은 설재민
송동현 송지민
이의준 정윤
정다은 조운주


●전주 근영중
강수민 강윤서
권채민 김은서
김지우 박성근
박엘림 설레임
송건우 이연송
이준휘 이지은
최준영 한혜민
황유진


●전주 오송중, 솔빛중 독서동아리
서예원 이가현
전서연 한지원


●그리고
설문조사에 참여해준
전주 408명의
트윈세대 친구들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지정우 소장이 서민우 소장, 이소림 매니저를 대신하여 글을 썼습니다. 

I 이유에스플러스건축 홈페이지: www.eusarchitects.com  

I 이메일: eus@eusarchitects.com

I 이유에스플러스건축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usarchitecture

I 놀이공간과 다음세대 공간 이야기: https://blog.naver.com/eusplus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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