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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Sep 19. 2016

[영화리뷰]이레셔널 맨

우디 앨런 영화 중 가장 호불호가 많이 갈렸던 영화 중 하나.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나 무라카미 류의 일본 미스테리 소설같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영화화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디 앨런, 아니 서양의 감독 작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삶에 어떠한 의욕과 희망을 못느끼고 그저 관성적이고 무기력한 라이프 패턴으로 살아가는 철학과 교수 에이브. 그에게 시간은 소비의 대상이며 축적되는 권태와 매너리즘은 해방구 없이 그를 피폐하게 만들어갑니다. 그의 독특한 매력에 취한 여러 여성들은 그를 유혹하는데 그 중에 특히 그에 흥미를 갖는 질이라는 여대생이 그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질을 만나며 우연히 알게된 사소한 이야기에 에이브가 개입하며 영화는 살인사건이라는, 그가 그토록 바라던 관성에의 탈출이라는 이야기로 급전개됩니다. 삶의 목표와 계기를 자신이 아닌 완전 남에게서 우연히 얻게 되는 에이브를 보며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 나오는 범인들이 스쳐지나 가더군요. 
수시로 나오는 에이브와 질의 독백 나레이션과 원패턴으로 반복되는 메인피아노ost는 경쾌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영화의 느낌을 잘 살립니다. 지극히 이성적인 철학을 가르치는 철학과 교수가 비이성적인 결정과 선택을 한후, 갈급함이 해소된 결정적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이성적으로 돌아가고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며 이성과 비이성은 종이 한장 차이, 아니 동전의 양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의 연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 곧 개봉할 우디 앨런의 카페 소사이어티 보시기 전에 미리 관람하셔도 좋을 듯 싶네요. 호불호와 취향이 갈릴 영화이지만 저는 좋게 보았습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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