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건 사람 보는 눈이 별로 좋지 않다는거다.
타인의 품성이나 능력, 그릇을 보는 눈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외모를 보는 눈이다.
내가 주변 지인의 얼굴을 보고 '이 사람, 누구누구 닮지 않았냐?'하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욕으로 돌아온다.
눈이 어떻게 된게 아니냐고.
같은 인간이라고 다 같이 생긴 거 같냐고.
눈에 문제가 있는 건지 뇌에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예술 쪽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참 다행이다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질타가 이어지니 확실히 내 눈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도 한편으로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내가, 비록 외모에 한정된 것일지 모르지만 타인의 좋은 점을 더 크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남들은 화장빨이라니 눈이 작다느니 피부가 안좋다느니 하지만 내 눈에는 연예인 닮은 꼴로 보이는데 어쩌란 말인가.
비록 남들의 눈높이와 불행히도 같지는 않지만 잘생기고 예뻐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행복하지 않은가.
나의 이 낮은 눈 때문에 기분좋은 꿈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련다.
P.S : 그러나 소개팅 주선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겠다. 욕먹는 것은 괜찮지만 인간관계를 잃고 싶지는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