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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을 살다

아름다운 끝

by 병아리 팀장

얼마 전 누군가와 이별을 했다.
허나 이별을 하고 난 후에도 그 사람이 계속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 이전에도 나는 누군가와 만나 이별을 했었다.
그런데 그 사람도 아직까지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 전에 만났던 사람도, 또 그 전에 만났던 사람도...
아직까지 내 머릿속에 계속 남아 있다.

시작할 때는 한 사람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끝나고 난 후에는 왜 여러 사람이 눈에 밟힐까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아, 나는 여지껏 단 한번도 제대로 끝을 맺어본 적이 없구나.
끝나면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 선택의 순간에서 그냥 놓아버렸구나.
사람도, 일도, 공부도...
마음이 지치면, 더 이상 일하기 싫으면, 시험에 떨어지면
하던 것을 내려놓고 나는 늘 도망갔다.
끝났다는 핑계를 대면서...
사실 그 끝이 그 끝이 아닌데...

불연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끝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그렇기 때문에 끝 또한 시작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이제는 고백한다. 그리고 인정한다
지금껏 시작을 위해 여러 준비와 노력을 한 적은 많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그만큼 애써본 적이 없음을.

그리고 다짐한다.
나중에 찾아올 인생의 끝을 맞기전에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끝의 연습을 해보기를.

진짜 아름다운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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