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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Sep 25. 2016

[영화리뷰]설리:허드슨강의 기적

* 변칙개봉으로 한 주 일찍 보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톰행크스와 아론 애크하트 주연 작품. 2009년 1월 미국 퀸스에서 있었던 비행기 비상착수 사건을 영상화한 작품이에요. 96분 상영시간동안 한순간도 딴 생각하지 않고 집중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2014년 세월호 사건과 모든 면에서 비교되었기 때문이에요. 세월호의 전후 상황을 다 아는 우리로서는 이 영화를 보게되면 한국과 미국의 수준 차이를 여실히 느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기장, 부기장 뿐아니라 승무원, 관제탑 모니터 요원, 심사관, 언론, 심지어 승객에 이르기까지 말이에요.(실화이기에 스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래 내용은 줄거리의 주요부분을 포함하므로 가려 읽으시길 바랍니다. 백지상태로 관람하실 분은 더 안보시길 바랍니다.) 
이륙 후 예측 불가능한 새떼와의 충돌로 엔진 두개를 모두 잃은 상황, 예측 불가능한 케이스에 관제탑 모니터링 요원은 메뉴얼에 의거 회황을 지시하지만 고도 유지가 불가하고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퀸스에서 기장 설리는 허드슨 강 착수라는 결정을 하고 탑승인원 155명을 전부 살려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고 발생 후 착수까지의 시간이 고작 208초라는 것. 그는 3분이 좀 넘는 시간에 상황종료될 케이스를 경험에 입각한 직감으로 해결했습니다. 
영화는 설리가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 뿐 아니라 과연 그 상황에 그것이 최선이었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까지 선진적으로 이루어지는 미국의 시스템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당시상황을 재현한 상태에서 파일럿들을 통한 시뮬레이션 등을 기반으로 한 공청회, 공청회 이전까지 녹음기록등의 엠바고 등은 상황이 종료되기까지 설리라는 인물의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배려한 미국의 공청시스템의 수준을 알게 해줍니다. (그 개인에게는 공청회 과정에서 최선이라는 선택이 최악으로 간주되어 경력과 명예에 흠이 갈수도 있으니까요. 최선을 다하고도 결국은 인간이기에 불안에 떠는 설리를 연기한 톰 행크스의 연기는 명불허전입니다.)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미국인들의 시민의식. 비행기 사고에서 구조되면 살았다는 감사는 잠시뿐, 대부분의 경우 비행기 기장과 회사를 원망하고 허물과 책임, 손해, 보험금 청구 등을 통해 한 몫을 챙기기 위해 물불을 안가리는 우리 문화와 달리 미국시민들은 구조된 것 자체에 감사하고 승객들 서로가 배려하고 챙기며 가족들에게 침착하게 연락하고 위로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과 함께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그들과의 격차에 말이죠. 
책임소재를 따지는 역할까지 국민이 해야하는 우리와 달리 설리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보일 정도로 항공사 스스로가 공청회를 통해 철저히 따지는 모습을 보며 세월호 사건을 이렇게 대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모범답안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를 방치한 회사, 구조 과정에서 무능했던 정부, 본인의 안위만 챙긴 선장과 승무원, 특종에 취해 오보를 일삼은 언론, 패가르기와 본질망각으로 피해자와 유족들을 두번 죽이는 일부 국민들까지. 미국의 그것과는 모든 면에서 대비되는 모습에 고개를 숙입니다. 
이 점이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재난영화라는 딱딱한 한계를 극복하고 이 영화를 남다르게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재난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세월호 사고의 모범답안을 보고 싶은 분들께 강추합니다. 
P.S: 톰 행크스는 전작인 캡틴 필립스에 이어 또 승객을 무사히 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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