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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Oct 16. 2016

[영화리뷰]자백

태어나서 처음 본 다큐영화. 원래는 나중에 다운받아서 보거나 유튜브에 올려져있는 뉴스타파 시리즈로 갈음하려고 했지만 임팩트있는 예고편과 미리 선보인 전주영화제에서의 평이 너무 좋아 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이명박 정권 당시 있었던 탈북자 출신 공무원인 유우성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다큐영화입니다. 황우석 사태를 고발했던 전직 공영방송 기자이자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취재한 인터뷰 등을 기초로 구성되었는데 딱딱하고 번잡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쉽게 집중하며 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더군요.

안보를 지키려는 것이 아닌 이용하는 국정원, 그리고 그 뒤를 봐주는 집권세력과 사법당국의 이야기를 보면서 유신시대부터 현재까지 진행되는 어두운 면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본디 인간을 위한 도구여야할 국가라는 시스템이 그 자체가 생명을 갖고 목적이 되어 도리어 주인인 국민을 겁박하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민주주의는 거저 얻을 수 없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어요.

고대 도시국가 폴리스부터 시작해서 시민혁명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투쟁을 거치며 얻어온 민주주의의 본고장 유럽까지는 아니겠지만 우리도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엔딩크레딧에 유신시대 때 간첩으로 처벌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40년이 지나서야 무죄로 판결된 명단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 단순히 증거불충분이 아닌, 단순히 안보를 위한 시행착오는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네요.

감명깊게 본 다큐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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