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nie Volter Nov 20. 2016

[영화리뷰]가려진 시간

6천원 관람권으로 본 것치고는 상당히 만족스럽게 본 작품입니다.
시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인데 주인공이 과거나 미래로 가는 타임루프물이 아닌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과 세계의 시간정지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소재와 설정, 등장인물이 엄청 기발하지는 않고 그것만으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엔딩이 무엇인지 짐작가지만 그래도 질리지 않는 아이템이라 보러 갔습니다.
기획 자체는 독립영화의 그것에 기반하지만 연출이나 미장센이 지향하는 바는 확실히 상업영화입니다. 엄태화 감독이 아직 경력이 많은 감독이 아니고 상업영화는 처음이기에 절충하면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관람한 사람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익숙한 소재와 주제가 암시하는 바가 확실한만큼, 영화 후 이야기 나눌 꺼리는 그리 많지 않을 거에요.
또 if라는 소재를 다루는 작품의 특성상 설정에 빈틈을 짚을 곳도 몇 군데 있습니다. (그런 것을 굳이 따지지 않고 보는 이들에게는 상관없지만요.)
11월이 영화관 비수기라서 할인쿠폰 많이 뿌리고 있는 상황이고 요번달 기대작들도 이제 더 없기 때문에 이왕 영화보러 가신다면 보셔도 크게 후회는 안하실 거에요.
늑대소년같은 타입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P.S 0 :

강동원의 시나리오 고르는 패턴을 보면 탄탄한 선배배우와의 투탑 작품(의형제,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군도) 또는 독특한 설정을 다룬 작품(초능력자, 전우치, 가려진 시간)을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네요.
본인의 마성의 비주얼과 연기력, 나이를 감안했을 때 이미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티켓파워와 연기실력을 올리는데 최고의 전략인 것 같아요.
얼마전 인터뷰를 보니 본인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이 마흔이 되면 이제 비주얼로 승부할 수 없는데 그 때를 위해 지금 입지를 열심히 다져놓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 1 : 

독립영화인줄 알았는데 순제작비 55억, 총제작비 80억이라는 돈이 많이 들어간 작품. (도대체 어디를 봐서 80억이 들어갔는지 모르겠어요)
25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강동원이라고 하더라도 힘들 것 같네요.
신비한 동물사전이 일일관람객 60만명인데 반해 가려진 시간은 8만명이라고 하니 입소문이 거하게 터지지 않는 이상 본전회수는 힘들 것 같습니다.

P.S 2 :

영화 사도에서 정조(소지섭)의 아역으로 나왔던 이효제가 강동원의 아역으로, 영화 밀정의 하시모토 경부 엄태구가 (감독인 형을 돕기 위해) 카메오로 특별출연합니다.

P.S 3 :

마케팅으로는 강동원 원탑영화처럼 보이지만 엄연히 강동원, 신은수의 투탑영화이고 극중 비중은 신은수가 되려 높습니다. 신은수는 15살인데 300:1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하는군요. JYP소속 연습생인데 연기는 처음이라고 하는데 그런 것치곤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많이 어색해보이긴 합니다.)
YG강동원과 JYP신은수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이 작품 촬영시 강동원은 YG소속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또, 연기경험이 없는 신은수에게 오디션을 보게한 JYP직원은 건축학개론에 수지를 섭외시킨 사람이라고 합니다. (작품 선구안은 좋은데 받쳐줄 배우가 없으니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보배같은 직원이네요.)

P.S 4 :

2014년에 열일한 영화조연이 이경영, 2015년은 배성우라면, 2016년은 권해효가 아닐까 하네요. 스플릿, 질투의 화신에 이어 가려진 시간에도 나오는 걸보니 한해씩 돌아가면서 열일배우하나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리뷰]신비한 동물사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