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nie Volter Dec 13. 2016

빈 방

당신을 원하는만큼 제 마음을 깨끗이 정리할게요.

당신을 향해 채울 사랑의 빨강보다 당신이 언제든 오시기 편하도록 새하얀 백지로 칠해놓을게요.

당신의 관심을 얻기 위해 분주히 뛰었던 발자국을 닦아내고 새하얀 바닥에 카페트를 깔아 놓을게요.

매일매일 비질하며 매일매일 닦아내며 깨끗이 해놓을게요.

나는 당신이 언제든 머물고 갈 수 있는 빈 방이 되어 당신에게 줄 것보다 당신이 버릴 것을 받아놓는 삶을 살겠어요.

버리고 버려, 비우고 비워 혹시나 당신이 무언가 채우길 바라는 그 날까, 내 것은 모두 치우고 깨끗이 비우며 기다리겠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J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