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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Dec 29. 2016

미술관에서

휴가기간 때는 종종 미술관을 가곤 한다. 가게되면 소셜커머스의 할인 상품을 이용하거나 문화가 있는 날에 할인된 가격으로 미술작품을 몰아보곤 한다.
내가 미술작품 관람을 할 때 법칙이 있다. 한 전시회를 관람할 때 총 세 바퀴를 돌며 감상한다.
첫 번째는 설명을 보면서 대충 감상한다. 지나가면서 작품을 흘끔흘끔 보다가 끌리는 작품에는 시간을 더 들여 보곤 한다. 
두 번째는 하나하나 꼼꼼이 본다. 운이 좋게 도슨트를 하게되면 따라서 듣던가 작품의 제목과 그림이 매칭되는지 등등을 따져본다.
세 번째는 미술작품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을 관찰한다. 미술관 다니는 사람들의 심경이 궁금해서. 작품을 감상하러 왔을 터인데 딱 봐도 그런 목적이 아닌 사람들을 보면 작품만큼이나 호기심이 생긴다. 그들이 작품을 보고 무슨 말을 할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기에 그들을 따라다니며 듣곤 한다. 오늘 들은 이야기를 꺼내보자면.

"젠장. 저기 저 녀석, 나랑같은 옷 입고 있네. 재수없다."
"여긴 예쁜 예쁜 여자가 많다. 하나 건너 하나꼴로 괜찮네." 

꼬맹이들은 의외로 한국말을 잘한다. 특히 
"엄마 가자,빨리"
라는 말. 그리고
"엄마 이거 아까 봤어."
라는 말도.

회사 팀단위로 온 경우도 보인다. 커플들은 허그, 손잡은 손 바꿔 잡느라 고생이다. 감상까지 하면서. 
스탭들은 닌자처럼 불쑥불쑥 나타난다. 그림에 가까이 갈 때마다. 
어떤 크루는 얘기 엿들으러 다가가니 귀신같이 알고 도망간다.
여자들은 '신기해' 남자들은 맞장구를 하거나 작품 말고 딴 이야기를한다. 주로 다음 코스가 무엇인지 돌아갈 때 차편이 어떻게 되는지 등등. 여자애가 묻지도 않았는데도 척척 말한다.
의외로 작품에 대해 아는 척하는 놈은 적다. 사진 누가 잘 찍나 내기하는 것들도 있다. 내가 더 잘 찍었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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