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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Jan 01. 2017

[영화리뷰]스노든

미국 NSA(한국으로 치면 국정원)의 개인 정보 수집 계획인 프리즘 프로젝트 폭로사건이라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다큐 영화입니다.  다루는 사안의 무게와 미국보다 훨씬 더 권위적인 한국 정부와 국정원의 권력남용 현실을 생각하며 봐서 그런지 매씬마다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긴장감을 가지고 몰입하며 보았습니다.

20대 청년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스스로 보수주의자라 부를만큼의 애국자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특수부대에 입대하지만 과도한 훈련으로 인해 다리에 부상을 입고 의가사제대를 하게 됩니다. 해킹, 프로그래밍 쪽인 첩보쪽에 재능을 가진 스노든은 군 대신 CIA와 NSA에서 소속되어 정보수집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테러방지라는 미명 아래 미국 정부가 자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의 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한다는 것을 알고 본인이 생각한 국가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깊은 회의심을 갖게 됩니다. 남부럽지 않은 보수에 사랑하는 연인 등 안정적인 삶에 대한 집착 이상으로 국가의 위선과 권력남용, 거기다 자신의 일이 그것에 기여한다는 수치심과 분노 때문에 스노든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얻고 간질까지 생기는 등 병들어가다 마침내 가디언지를 위시한 언론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폭로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스노든의 성장기와 함께 프리즘 폭로 사건의 행적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스노든의 고민과 선택을 몰입감있게 그려냅니다. 

언론사 폭로를 위한 데이터를 백업한 후 NSA를 나오며 스노든이 마지막에 환하게 웃는 장면은 그가 거짓과 위선에서 벗어나 진실을 선택함으로 얻게 된 해방감을 만끽하는 모습으로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조셉 고든 레빗, 쉐일린 우들리, 재커리 퀸토, 니콜라스 케이지, 스콧 이스트우드 등 거물급 배우들이 참여하였고 이름값 이상의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주연인 조토끼는 스노든의 중저음 목소리와 버릇까지 완벽하게 연기하였습니다. (메소드 연기의 달인이라고 해도 좋을만큼이요.) 
현 시국에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도 적지않은 의미부여가 될 것 같습니다. 마치 지난 해 개봉한 영화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처럼요.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이 '세월호 참사'를 재조명했다면 <스노든>은 '국정원 불법 도청사건'과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그리고 '테러방지법'을 재조명할 것입니다. 
다큐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사회고발적인 내용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 미리 스노든 관련 내용을 간단히 프리뷰하고 보시면 더 몰입감있게 관람하실 수 있을 거에요. 

저의 단 하나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름으로, 그리고 그들의 이름에 반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리는 것입니다.
ㅡ 에드워드 스노든
작년은 민주주의가 폐쇄된 문 뒤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해입니다. 하지만 우리 개인들도 그와 같은 문 뒤에서 생겨났습니다. 훌륭한 정부를 위해서 사생활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안보를 위해 자유를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협력을 통해 열린 정부와 사생활을 모두 취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여 이를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ㅡ 에드워드 스노우든 : 감시와 인터넷 자유에 대해 이야기 中


P.S 1: 내부고발자는 영어로 휘슬 블로워(Whistle Blower)라고 하는군요. 부정한 것을 보면 망설이지 않고 그 즉시 휘슬을 분다고 해서 그렇게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부정행위를 보려하지 않아서,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휘슬을 못부는 사람은 있어도 휘슬이 없어서 못부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살아 생전에 손에 쥐어진 휘슬을 부는 날이 오지 않길 바라지만 지금 세상에선 힘들 것 같습니다. 

P.S 2: 프리즘 폭로 사건 당시 스노든의 나이는 겨우 29살이었습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데는 나이와 경험이 아닌 상식과 (휘슬을 불) 용기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P.S 3: 스노든을 다룬 또다른 영화로는 '시티즌포(Citizenfour)'라는 2015년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자백', '무현'과 같은 다큐멘터리로 스노든이 프리즘 폭로를 하기 일주일간의 행적을 다룬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스노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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