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면 죽는다하고 늘 도망다녔던 것이 내 인생이었던 것 같다. 나는 죽기는 커녕 아프지않을 만큼의 용기만 내었고 아플 것 같으면 늘 도망다녔다. 병원에서도,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회사에서도. 주사를 피하려다 큰 병을 앓았고, 시험을 피하려다 취업난을 앓았고, 훈련을 피하려다 허약을 앓았고, 평가를 피하려다 잉여를 앓고 있다.
선택의 순간 회피를 택한 결과는 아직도 내 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내 적성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끝없는 의문만을 남기었고 그것은 더 큰 포기와 결단을 요구하며 나를 옥죄고 있다.
어렸을 적 작은 선택을 회피한 대가는 커서 더 큰 선택을 강요받는 것. 그렇기에 지난 33년의 인생의 대가를 나는 한시라도 빨리 치르고 싶다. 매년마다 있던 선택의 기회는 나이 서른이 넘은 순간 고와 스톱이라는 선택만이 남았지만 그래도 좋다. 적어도 아직 앞을 향해 갈 수 있는 길과 시간이 남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