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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Feb 03. 2017

[영화리뷰]눈길

'와디즈'라는 회사의 사전투자시사회를 통해 관람하게 된 작품입니다. 위안부를 소재로 다룬 영화이고 아직 어린 여성 위안부 두 명의 생존기와 귀향여정을 다룬 점에서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귀향>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었습니다. 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이 주인공인 종분과 영애를 맡아 열연하였고 원로배우인 김영옥 님이 노년의 종분 역을 맡아주셨습니다.

영화는 종분의 인생을 뿌리로 1944년 어린 종분의 과거와 2015년 할머니 종분의 현재를 오고가며 진행됩니다. 가난한 홀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종분은 집안의 생계를 위해 영애네 집에 품일을 하며 지내는 순박한 소녀입니다.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무사히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느라 글도 못배우며 살지만 언젠가 일본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길 희망합니다.
허나 일본군인에게 영애와 함께 무자비하게 납치를 당해 위안부가 되고 맙니다. 부잣집 딸인 영애가 수치심에 죽음을 원하는 반면, 종분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죽으려는 영애까지 설득하며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며 삶을 이어갑니다.

영화 상영 전 감독과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 '눈길'은 다분히 한일 위안부협정과 소녀상을 계기로 제작된 작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 소재가 소재인지라 오락 영화가 아니기에 영화계 큰 손들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여 완성된 영화의 시사회를 통해 투자금을 모으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목적과 사정에 상관없이 영화 자체는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위안부 조명과 정부의 무능한 협정, 진정한 사과의 필요라는 티나는 메세지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종분과 영애의 처절한 삶이 보이고, 현재 시점의 종분을 통해 식민지 시대 때 청산하지 못한 적폐가 아직도 남아 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국뽕, 애국 등의 목적의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작품 자체를 감상하기 위해 보셔도 좋습니다. 김향기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고, 김새론은 이제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김영옥 배우님 역시 현재 시점의 종분 역을 훌륭히 소화해내셨습니다. 무엇보다 제목의 눈길처럼 하얀 눈산과 얼음의 겨울을 연출한 영상미가 훌륭하고 극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음악 역시 인상깊습니다. 저예산 영화라 그런지 무대세와 의상에 투자된 비용은 최소로 잡은 것 같은데 그런 것과 상관없이 집중하여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제식민지 삶을 살다가는 내용의 영화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으신 분이라면 인상깊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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