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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Feb 11. 2017

[영화리뷰]조작된 도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영화, 보고난 후 아무것도 안 남는 영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다."


영화 '스물'에서 김우빈 아버지 역할을 하는 김의성이 스무살이 넘도록 학교도 직장도 없이 백수로 사는 김우빈에게 하는 대사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제가 느낀 느낌도 그랬어요. 2년전 촬영 시작하여 1년 전 촬영완료 후 1년간의 편집 그리고 이번 달 개봉까지.

시놉이 잘못된 것인지 대본이 잘못된 것인지 편집이 잘못된 것인지 마케팅이 잘못된 것인지.

그렇다고 이 작품이 태어나선 안되는 귀태같은 영화라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영화와 메세지와 연출, 홍보의 피트가 크게 어긋난 부분이 많아 상영관에서 작품을 봤을 때 머릿속에 기대하고 왔던 그림이 와장창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전 태권도 국가대표였던 권유(지창욱)는 피씨방에서 머그게임에 빠져사는 백수입니다. 어느날 분실한 휴대폰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살인범으로 몰리고 구치소에 수감된 후 탈주하여 누명을 벗으려 하는데, 아무도 그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와 머그게임에서 한 팀을 이루었던 동료(심은경, 안준홍 등)들이 그를 돕기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마케팅을 씬시티같은 가상의 범죄도시 배경으로 지창욱이 팀을 이끌고 액션으로 해결하는 듯한 그런 스토리를 기대하고 갔는데 실상은 지창욱의 서바이벌 원맨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마케팅에서 보인 영화에서 기대하는 부분들은 오프닝에만 잠깐 나올 뿐, 지창욱의 생존싸움은 사회에서 배제된 약자들의 동맹으로 이루어진 재능기부 전투입니다. (맹상군과 그 식객들을 생각하면 좋겠네요.)

영화 시작 후 45분동안 지창욱 혼자 나오고 심은경, 안준홍 등이 등장하는 것은 그 이후. 그리고 비중 역시 조연 중에 조연 수준입니다. 예고편에서는 쓰리톱인 것처럼 홍보했지만 이 작품의 주역은 지창욱이 70%, 마케팅에는 안나온 오정세가 20%, 그 나머지가 10%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지창욱의 팬이 아니거나 마케팅에서 기대한 포인트가 안나오더라도 관대한 분이 아니면 끝까지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독 박광현은 장편영화 연출작이 12년전 '웰컴 투 동막골'이 유일하고, 그 작품마저 연출만 맡았을 뿐 원작은 장진 감독이 만든 연극에서 채용해왔죠. (그 전 경력은 CF감독일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연출적인 부분에 대한 감각과 편집에 대한 집요함은 준수하지만 제일 중요한 스토리의 골격과 주제, 전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법에서는 상당히 서툰 면을 보인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이 10년이 넘게 표류중인 영화 '권법'을 준비하면서 나온 것이라는 점도 영화의 부실한 면의 원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결론은 지창욱 팬이 아닌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창욱의 초반부 액션과 후반부 카체이싱 장면만은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딱 거기까지.)


P.S : 오정세의 연기를 보다 배우 신하균이 많이 떠올랐네요. 영화를 관람하신 많은 분들도 공감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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