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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Mar 05. 2017

[영화리뷰]해빙

이제 롯데 배급 국내작품은 믿고 걸러도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4인용식탁>의 이수연 감독이 14년만의 상업영화. 출연배우는 조진웅, 신구, 김대명, 이청아. 화성으로 연상이 되는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서 시체가 떠오르고 수상한 분위기의 정육점 부자(신구, 김대명)의 집에 승훈(조진웅)이 이사오며 벌어지는 일입니다.

예고편에서 예상되듯 반전이 있는 스릴러극인데 그 연출방식과 내용 자체가 요새 기준에 맞지 않는 구식입니다. 뮤지컬이나 연극에서 볼법한 반전(심리극, 환상 등) 범벅에 그 결말까지도 너무나 상투적인, 그래서 이 상투적인 작품을 살려보려 숨결을 불어넣는 배우들의 열연(신구, 조진웅, 김대명)이 안쓰러울 정도였어요.

상투적인 주제와 내용으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나 그러려면 상투 이상의 깊이를 담아낼만한 디테일한 노력과 세련된 연출 등이 받쳐줄 때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고레카와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들처럼 말이죠.) 허나 이 영화는 작품의 반전과 캐릭터,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안배에 감독은 고민을 멈춰버리고 자기 계획대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스스로 역할의 선을 그어버리고 그 테두리 내에서 멈춰버린 작품은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가 아닌 이도저도 아닌 대중들의 기억에 잊혀질만한 범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혹시나 감독이 이 영화가 실패하게 된다면 트렌드 탓, 대중 탓, 시장 탓을 한다면 오산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비추합니다.

P.S : 이렇게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또 실패작을 추가했습니다. 롯데쇼핑의 일개 사업부로 있는 한 여전히 어정쩡한 견적의 작품을 라인업에 채우기 위한 실패를 번복할 것 같네요. 전사적인 지원과 전략이 없는 한 성공해도 남는 것 없는 요행만 계속될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쭉 이럴 것 같네요. 최종판정은 현재 제작중인 롯데 최고흥행작인 '해적 2'의 성패에 달렸습니다. 거기서 실패하면 제작사업은 철수하고 해외영화 배급만 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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