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예세닌
나는 첫눈을 밟고 거닌다,
마음 속에는 확 불타오른 힘의 은방울꽃.
바람이 나의 길 위에서 푸른 촛불처럼
별에 불을 켰다.
나는 모른다, 그것이 빛인지 어둠인지?
수풀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 바람인지 수탉인지?
어쩌면 그것은 들판에 겨울이 오지 않고
백조들이 풀밭에 내려앉은 것이리라.
오 하얀 수면이여, 너 참 아름답구나!
가벼운 추위가 내 피를 덥게 하고 있다!
못 견디게 내 몸뚱이에 꼭 그러안고 싶어지누나
자작나무의 드러난 가슴을.
오, 숲의 조는 듯한 뿌연함이여!
오, 눈에 덮인 밭의 쾌활함이여!
못 견디게 두 손을 모으고 싶어지누나
버들의 나무 허벅다리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