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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Apr 06. 2017

[영화리뷰]라이프

보고 난 후 이유모를 불쾌감이 드는 영화

영화 '세이프 하우스'와 '차일드 44'를 만든 스웨덴 감독 다니엘 에스피노사의 작품. 제이크 질렐할, 레베카 퍼커슨, 라이언 레이놀즈, 사나다 히로유키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무장한 SF 스릴러 영화입니다.

화성을 탐사중인 우주탐사정에서 일하는 우주탐사대(로리, 휴, 쇼, 미란다, 데이빗, 박사)는 어느 날 화성에서 생명체로 추정되는 조직을 채취해옵니다. 우주선 인큐베이터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연구원 '휴'는 이것이 화성의 생명체임을 발표하고 축제 분위기인 지구는 그 생명체에 '켈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켈빈에 대해 연구를 하던 중, 갑자기 공격적으로 돌변한 켈빈은 무시무시한 괴물로 성장하며 대원들을 위협하며 점점 진화를 거듭합니다. 대원을 하나씩 먹고 죽이며 지능적으로 변하는 괴물에 대원들은 켈빈을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네이버 등의 후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영화 '에일리언'에서 적지않은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감독과 제작진 스스로도 밝혔고 우주선 내에 유영하는 연출 등은 영화 '그래비티'를 참고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에 더해 만화 '기생수'도 많이 참고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간을 먹으며 지능적으로 진화하는 세포단위의 괴물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세포 하나하나가 기관이며 두뇌로 불리는 켈빈이라는 괴물은 화성에서 채취했을 때는 아메바보다 작은 유기물 점조직에 불과했는데 몇 가지 자극이 더해지자 무시무시한 괴물로 진화합니다. 아마도 이 생명체는 과거 화성의 생물체를 모두 죽이고 난 후 동면한 상태였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을 인류가 가져와버린 것이지요.

밀폐된 공간에서 괴물 하나가 인간 6명을 사냥하는 이야기는 에일리언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갑니다만 고어한 표현은 삼가는 대신 음악과 카메라의 이동, 배우들의 연기로 공포스러움은 더 배가시킵니다. 인간의 몸속에 들어가 내부부터 파괴하고 잠식해들어가며 점점 더 커지는 해파리와 불가사리같이 생긴 괴생명체는 얼굴이나 표정은 없지만 그래서 더 쳐다보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배우의 연기, 시각효과와 음향효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 전개 등 완성도를 놓고 따진다면 SF스릴러로서 딱히 흠잡을 곳은 없습니다.  허나 호러와 잔혹한 스릴러를 싫어해서 그런지, 아니면 어떤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모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불편함이 무엇때문인지, 단지 호러를 싫어하는 내 취향때문에 그런 것인지에 골똘히 생각해보았고 이 부분이 정리되면 후기를 쓰기로 생각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비슷한 장르인 '에일리언', '혹성탈출'에는 있고 이 영화에는 없는 것을 발견하였니다. 그것은 바로 신기함, 경이로움, 가능성입니다. 에일리언에서는 괴물의 경악스러운 그 모습에 공포감을 느끼지만 그와 함께 에일리언의 퇴치법과 그 정체에 대한 탐구, 철학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괴생물체라는 소재를 다룸에도 그 소재안에 인간이 다루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관객이 캐릭터에 이입되어 그 괴물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고 퇴치하는 상상의 기회를 마련해두었기 때문입니다.
허나 영화 '라이프에는 그 부분이 없습니다. 영화 내 캐릭터는 스토리 안에서 빈틈없이 움직였고 관객은 집중하여 볼 수 있지만 관객이 캐릭터에 이입되어 볼 수 있는 공감대의 여지는 적습니다. 또, 공포스럽게 움직이는 괴물을 보며 무섭다는 느낌은 들지만 이 캐릭터를 좀더 떨어진 시선으로 생각하고 사유할 철학거리를 던져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존에 만들어졌던 전작들의 컨셉과 특징을 그대로 차용해서 만들었을 뿐 이 영화안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무언가(캐릭터 등)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강렬한 반전도, 빈틈없는 완성도도, 명배우의 열연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 2시간의 상영시간을 끝으로 멎어버립니다. 현재 이 작품을 본 관객들의 반응은 호불호로 확연히 나뉘는데요. 불호쪽에 가까운 저로서는 완성도 면에서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새롭게 창작되는 영화에서 관객이 바라는 기대치, 경이로움이라는 면에서는 부족한 작품이라 얘기하고 싶습니다. 공포물을 싫어하시는 분께는 비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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