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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Apr 16. 2017

[영화리뷰]파운더

창업자마저 잡아먹힐 수 있는 무서운 사업의 세계

맥도날드 프랜차이즈의 신화를 일궈낸 레이 크록의 일대기를 그린 팩션 영화입니다. <버드맨>, <스포트라이트>, 팀 버튼의 <배트맨>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키튼이 레이 크록 역할을 맡아 영화 전체를 원탑으로 이끌어 나갑니다. 

레이 크록은 젊었을 때 여러번 사업을 말아먹고 밀크웨이크 영업판매원으로 도로변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며 살아가는 미래가 없는 52세 가장입니다. 하루에 하나 팔릴까말까한 밀크쉐이크 영업일에 회의를 느끼던 1954년 어느 날, 레이 크록은 본사로부터 캘리포니아의 한 레스토랑에서 6개의 밀크쉐이크 주문이 들어왔으니 빨리 조달하라는 오더를 받습니다. 분명 잘못된 주문이라 생각한 크록은 식당을 찾아가는데 그곳이 바로 맥과 딕 형제가 운영하는 맥도날드입니다.
포드 자동차 시스템을 떠올릴 정도로 분업화와 동선의 최소화, 메뉴의 간소화 및 셀프서비스와 편리한 주차 등 당시에 없던 획기적인 패스트푸드 서비스를 본 레이 크록은 직장을 그만두고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렌차이즈 사업에 대한 동업을 제안합니다. 자신들의 브랜드와 사업 노하우를 전수한 프렌차이즈 지점에서 딱히 재미를 못보고 있던 맥도날드 형제는 레이 크록에게 본사의 운영규정과 프렌차이즈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5%를 로열티로 제공받는다는 조건으로 레이 크록에게 프렌차이즈 사업 전반을 위임합니다.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좋은 부지 및 본사 서비스를 재현할 교육된 직원들의 부족, 일률적인 로열티 비율로 인한 업주의 사업동기 약화로 판단하여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투자 유치, 뛰어난 인재의 채용 및 배치, 초반의 수익을 업주에게 양보하고 대신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가속화시킵니다.

초반의 인프라 투자금에 대한 상환을 위해 이제 비용의 절감과 수익 비율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레이 크록은 재료비 및 물품관리비의 절감을 위한 방안을 맥 형제에게 제시하지만 고객은 가족이라는 가치 아래 보수적인 운영을 하는 맥 형제들의 단호한 입장에 사업의 지속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됩니다. 몇 번의 트러블 끝에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맥도날드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데....과연 그는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사업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역사가 스포이기 때문에 결말을 말씀드려도 상관없을 것 같네요.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사업을 완벽하게 인수해서 현재의 패스트푸드 제국을 만듭니다. 단, 그 과정에서 일반인이 봤을 때는 잔인하면서 비열한 방법을 썼지요. 흉기나 협박이 아닌 비지니스 세계에 통용되는 범주 안이지만 창업주 형제가 안쓰러워보일 정도로 비정했습니다. 자신만의 가치를 고집하며 외부 세계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게을리하고 주방에서의 일만 몰두했던 형제를 보면 그닥 동정심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자신의 성이 붙은 매장이 아무 관계도 없는 남자에게 몇년만에 완전히 넘어가버리는 일은 대부분이 남의 밑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겐 꼭 남의 일로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창업주마저 자기 사업을 자본가에게 빼앗겨버리는데, 종업원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과연 회사가 잘 되었을 때 그 복을 같이 누릴 수 있을까요? 내 사업이다, 내 일이다라고 생각하고 안주해버리는 순간 자기 것마저 못지키고 뺏기는 것이 비지니스의 세계인데, 직장 생활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사업하시는 분, 직원으로 일하시는 분, 아직 공부하시는 분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실화가 주는 강렬한 여운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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