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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Apr 27. 2017

[영화리뷰]특별시민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이도저도 아닌 정치영화

장미대선과 황금연휴라는 최고의 타이밍에 맞춰 개봉한 정치영화라 큰 기대를 갖고 보았으나 제대로 뒤통수 맞은 작품. 심은경을 제외하고는 전부 씨제스 소속의 배우(최민식, 곽도원, 라미란, 문소리, 박병은, 류혜영 등)들이 출연하여 그 배경이 궁금했으나 뉴스를 아무리 검색해도 그에 관련된 정보는 찾을 수 없더군요.

영화는 서울시장 2선에 성공하고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의 지방선거 이야기를 다룹니다. 국회의원 두 번에 서울시장 두번까지 해낸 변종구는 참모이자 심복인 심혁수(곽도원)와 함께 3선 서울시장 당선과 함께 대선까지 넘보는 큰 계획을 잡기로 합니다. 그러다 대선을 노리는 같은 당 대표(김홍파)와 척을 지고 진보진영의 양진주(라미란)과의 표심 대결에서도 밀리기 시작하자 젊고 센스있는 광고마케터 박경(심은경)을 기용하여 불법과 편법을 오가는 술수를 동원하여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갑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하여 종구는 이것을 뭍으려 하고, 이를 알게 된 혁수는 종구의 약점을 잡고 이용하려 하는데...

작품을 보고온 사람들의 평들을 종합하면 보통 이하의 작품으로 수렴하는데 저 역시 동감합니다. 여러가지 분석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이 영화의 단점을 꼽자면 '1. 긴장감 부재 2.    참신함 부재 3. 맥없는 결말'을 들겠습니다. 

정치판의 이야기이니만큼 선역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관객 모두가 예측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설정이나 캐릭터,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의 캐릭터와 사건들은 지나치게 말랑말랑합니다. 조폭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폭력과 칼부림을 다룰 수 없으니 그만큼 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정치적 영화로서의 본분에 맞는 어떤 장치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고 예상할 수 있는 선의 아이템만 반복하여 사용하였고 이는 최순실 사태를 경험한 국민들에겐 졸음이 올 정도로 지루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결말 역시 (스포 때문에 얘기못하지만) 허무함을 느낄 정도로 답답했습니다. 선거와 정치를 메인디시로 내세운 최초격인 영화인데 그 결말은 기성 하드보일드나 느와르 영화에서 흔히 본 수준, 어쩌면 그 이하였고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어떤 캐릭터나 대사, 장면도 인상에 남지 않았습니다. 즉, 영화로서 최악의 평인 '보고나면 남는 게 없는 영화'하는 평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정말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해서 부지런히 리뷰를 쓰느라 바빴는데 이제야 리뷰쓸 마음을 사그라드게 만드는 영화를 만났네요. 선거라는 소재 때문에 보러가실 맘이 있는 분들을 말릴 생각은 없지만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에 익숙해지신 여러분들을 만족시킬만한 정치영화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P.S : 조연으로 나온 메이즈러너의 민호역할을 맡았던 배우 이기홍은 매우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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