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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May 16. 2017

[영화리뷰]겟아웃

높은 몰입도 그러나 낮은 참신함

포털과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작품이어서 일찍 보게 되었습니다. 인종차별, 우생학, 백인우월주의 등을 적당히 엮어 만든 호러영화인데 반전과 범죄 동기 등 익히 여러 작품을 통해 다뤄진 방식을 그대로 울궈먹는 B급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화제가 된 것은 미국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9%를 받았다는 것과 유명 배우들의 출연없이도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한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관객이 범인의 범죄 목적과 이야기의 진행을 적당히 예상할 수 있도록 작품 곳곳에 장치를 적절히 해놓았다는 것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흑인 남자 크리스는 백인 여자 친구 로즈와 사귄지 두달 정도 넘었습니다. 어느 날 로즈의 제안으로 그녀의 집에 초대된 크리스는 자신이 흑인인 것을 로즈의 부모님이 싫어하실까 내심 걱정하지만 로즈의 격려를 받고 용기를 내어 방문하기로 합니다.
마침내 로즈의 집에 도착한 두 사람. 크리스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에게 친절한 로즈의 가족과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정부와 정원사를 보고 마음 속 깊이 두려움을 느낍니다. 크리스에게 많은 관심과 그의 건강을 챙기는 로즈의 가족들을 뒤로 하고 크리스는 이 집에 숨겨진 비밀을 찾기 시작하는데...

B급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케이스는 거의 하나로 수렴되는데요. 간결한 주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장치들의 높은 조화입니다. 적어도 영화 '겟 아웃'은 이 기준에 있어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대사나 배우들의 눈빛 등의 연기들은 영화 속 범인들의 목적과 반전, 그리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하나씩 '아, 그때 그 장면이 그런 의미였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촘촘히 짜여져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구구절절한 설명 등의 사족없이 속도감있게 전개되기에 상영시간 내내 집중하며 볼 수 있습니다.

허나 이 작품을 제가 B급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바로 신선함이라는 점에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말할 수 없지만 영화 속 범행의 동기와 방식은 무수한 같은 장르의 작품에서 다루었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기성의 것 그대로 사용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짧은 상영시간 임팩트있게 관객을 끌고 목적지까지 데려가는 힘은 강할지언정, 보고난 후에 '겟 아웃'만의 개성적이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차이점은 없습니다. 과도한 입소문을 위시한 마케팅에 대한 기대감없이 여느 호러물을 보듯 관람하신다면 크게 실망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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