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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Jun 01. 2017

[영화리뷰]원더우먼

여성 히어로 솔로영화를 선점한 DC의 혜안

<배트맨 대 슈퍼맨>과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연이은 실패로 위기에 몰린 DC와 워너에게 <원더우먼>은 DC 유니버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하는 마지막 기회같은 작품입니다.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영화 <몬스터>의 감독으로 유명한 여성감독 패티 젠킨스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 감독은 영화 <몬스터>로 흥행과 작품성에서 모두 호평을 받은 이후, TV 드라마 시리즈만 맡다가 DC에 의해 발탁되어 <원더우먼>의 감독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DC보다 마블에서 먼저 이 감독에게 연출 제안을 하였는데 그 작품은 다름 아닌 <토르:다크 월드>. 주연인 나탈리 포트만의 추천으로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마블과의 견해차이로 하차하고 <원더우먼>의 연출을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 독일과 유럽 연합군의 전쟁이 한창일 때 영국의 스파이 요원인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는 독일군의 중요 기밀서류를 탈취해서 도망치다 아마존 데미스키라라는 곳에 불시착하고 맙니다. 바다에서 죽어가는 그를 구한 건 아마존의 공주인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 스티브의 사정을 알게 된 다이애나는 그와 함께 독일의 전장으로 가서 전쟁의 배후인 '아레스'를 처치하기로 하는데...

캡틴 아메리카 1탄인 <퍼스트 어벤져>와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지닌 이 작품은 여성국가인 아마존과 고대 그리스 신화 등 원더우먼의 탄생과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많이 알려진 소재의 조합, 다소 진부한 루트의 내용 전개 방식이지만 패티 젠킨스의 섬세한 연출이 지루함을 덜어냅니다. 이는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국가등을 감독이 어떻게 그려낼지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지루해보일 수 있는 부분을 감안하고 장점만 보게 해주는 효과 덕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메리카니즘, 백인우월주의 등으로 점철된 히어로 영화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비메이저(여자, 노인, 흑인, 아동 등) 히어로를 다루는 실사 영화이니 관객들 역시 다른 영화에 사용하는 기준보다 더 후하게 보는 면이 있던 것 같아요. 어찌 되었든 <원더우먼>은 그 기준치를 가볍게 넘어선 작품입니다. 원더우먼의 화려한 액션과 개성있는 장비들의 사용을 100% 활용하여 액션씬에서만큼은 기대치를 충족시켰고 저스티스 리그의 가교 역할과 솔로 영화로서의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습니다.

미국 평단과 관객들의 평가를 보면 호평 일색인데 이 덕분인지 워너는 벌써 2탄의 제작을 확정하고 패티 젠킨스 감독과 협의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아무쪼록 이번 작품이 좋은 성적을 얻어서 저스티스 리그도 살리고 DC의 명성을 회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쿠키는 없으니 엔딩크레딧을 다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P.S : 흑인 히어로 영화(블랙팬서)를 선점한 마블의 내년 성적을 기대합니다. 균형 차원에서 디씨의 영화 <사이보그>나 <블랙 아담>이 <블랙펜서>보다 더 흥행해줬으면 좋겠어요. 마블은 어벤져스 시리즈로 흥하고, 디씨는 솔로영화 시리즈로 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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