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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Jun 07. 2017

[영화리뷰]미이라

부자연, 어색, 과도한 떡밥. 다음이 별로 기대되지 않는 다크 유니버스

사실 높은 예매율만큼이나 우려가 많았던 미이라. 기존 2000년대의 '미이라'와는 전혀 상관없이 완전히 새롭게 리부트한 작품입니다. 오프닝에서 선명히 나오는 '다크 유니버스'라는  로고를 보고 마블, 디씨, 21세기 폭스(엑스맨 시리즈)에 이어 유니버설마저도 유니버스 세계관에 뛰어들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소니는 내년 개봉 예정인 '베놈'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만들어간다고 합니다.) 히어로 원작은 헐크 한 작품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 유니버설로서는 자신들이 판권을 보유한 미이라,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투명인간, 지킬 앤 하이드 등의 캐릭터를 어떻게든 활용해야할 테니까요. 허나 그 시작이 되었어야할 2014년 개봉작인 루크 에반스 주연의 <드라큘라>는 저조한 흥행으로 망하였고 이번 <미이라>가 그 역할을 잘 해내어야 했는데....관란 후 제가 본 기준으로는 잘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병 출신이자 전문도굴꾼인 닉(톰 크루즈)은 이집트 미이라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하여 몰래 팔아버리려다 부활한 미이라에 의해 사고를 당하고 죽습니다. 허나 닉은 죽음에서 부활하고 자신을 부활시킨 존재가 자신이 훔쳤던 무덤의 주인인 미이라 '아마네트'임을 알게 됩니다. 닉은 아마네트가 자신을 부활시킨 이유와 그녀가 부활한 목적을 알고 저지하려고 하는데...

줄거리를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흔하디 흔한 플롯에 결말 역시 예상이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어드벤쳐 영화의 최고 미덕이 되어야할 볼거리마저도 많지 않습니다. (비싼 배우들을 기용해서인지 제작비를 아낀 티가 많이 납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어두운 화면 때문에 미이라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고 호쾌한 액션씬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캐릭터 면에서도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많은데 군인 출신으로 돈되는 것이면 남이 평생 연구한 것도 슬쩍하여 팔아버리는 것도 서슴치 않는 닉(톰 크루즈)이 단 하룻밤을 같이 만난 역사학자 제니(애나벨 할리스)를 위해 극도의 헌신을 한다는 내용도 설득력 있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킹스맨의 칼날 여인으로 활약했던 소피아 부텔라의 연기는 볼만하지만 그가 연기한 캐릭터인 미이라는 이미 기존 매체에서 본듯한 평이한 능력의 연출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진 못하였습니다. 유니버스 첫 작품이라 세계관 및 캐릭터 설명에 시간을 많이 들여 정작 영화의 메인이어야할 미이라 '아마네트'가 사이드 메뉴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서워야할 미이라가 너무 예쁩니다.)

유니버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집어넣은 헨리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의 등장은 다소 뜬금없었고 프로디지움이라는 그의 세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다소 산으로 가버려서 영화 <미이라>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한 점도 단점입니다. DC의 <배트맨 vs 슈퍼맨>을 마블을 의식한 무리한 유니버스 확장이라 수많은 사람들이 비판하였는데 유니버설의 <미이라>는 그 정도를 훨씬 상회할 정도로 떡밥이 메인 스토리를 넘어선 케이스라 독립된 영화로서의 추천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볼거리에 큰 기대를 갖지 마시고 '톰 크루즈'와 '미국 어드벤쳐 영화' 또는 '다크 유니버스 첫 작품'을 보고온다는 것에 의의를 두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P.S : <미이라>를 끝으로 미국의 5대 메이저 영화사가 전부 유니버설 시리즈 제작에 참여하게 된 것에 의의를 둬야겠네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컨셉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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