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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Jun 19. 2017

[영화리뷰]샤인

'천재+실화'는  흥행불패 공식

천재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호주 출신의 유대인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다룬 영화입니다. 1996년에 개봉한 작품인데 무려 21년만에 재개봉을 하게 되었네요. 이 영화는 1996년 기준으로 당시 서울 관객 50만명을 동원할 정도로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작품으로 호주 영화계에 있어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을 포함한 세계 굴지의 영화제에 초대되어 상을 휩쓸었고 특히 남자 주연배우인 제프리 러쉬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오늘날 캐리비안의 해적 헥터 바바로사에 캐스팅되기까지 명성을 얻게 해주었습니다. 영화 '샤인' 이후 호주의 영화계에서는 끊임없이 좋은 작품들과 배우들을 배출해내는데 휴 잭맨, 에릭 바나, 러셀 크로우, 크리스 햄즈워스 등이 그들입니다.

데이비드 헬프갓은 2차대전 후 독일에서 호주로 피난온 유대인 가정의 아들입니다. 그의 아버지 피터는 독일에서 유대인이 겪은 참상을 생생히 기억하는 인물로 타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식들을 매우 혹독하게 키워냅니다. 피터는 특히 데이비드에게 유독 가혹할 정도로 피아노를 가르쳤고 이는 데이비드가 정신분열증과 아버지로부터 늘 도망가려는 맘을 갖게 만듭니다.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데이비드는 호주 사회에서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고 미국과 영국의 일류 음악대학으로부터 장학생 초빙을 받습니다. 허나 자식이 자신의 손안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피터는 데이비드를 붙잡아두려고 하고 데이비드는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결국 영국왕립학교에 입학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터는 데이비드와의 의절을 선언합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남게된 데이비드는 사람과 관계를 쌓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계속 고립되어 갑니다. 오로지 지도교수와 피아노만 남게 된 그는 매일같이 피아노 연습에만 몰두하고 첫 단독연주회 곡으로 악명높은 난이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정합니다.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연주에 모든 힘을 쏟아넣은 데이비드에게 그동안 쌓여온 스트레스와 고독감이 폭발하고 그는 쓰러지고 마는데...

96년 당시보다 디지털화되어서 그런지 이번 재개봉된 버전에서는 높은 화질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100분이라는 짧은 상영시간 동안 유년, 청년, 장년의 데이비드를 볼 수 있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영상속에서 데이비드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특성은 대사가 적다는 것인데 비어있는 대사의 구간을 채워주는 영상과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압권입니다. 생략과 여백을 통한 관객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작품으로 영화를 보는 동안과 보고난 후에도 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해줍니다.

흔히 좋은 영화의 조건으로 얘기하는 것이 '보고 남는 것이 있는 영화'인데 그런 기준에서 영화 샤인은 합격점에 가까울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아직도 살아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이비드 헬프갓의 삶을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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