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쓰는 글

인생, 스물부터 서른다섯까지

by 병아리 팀장

언제부턴가 나는 완주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시험이 싫어서 실패가 무서워서 성과로 결과로 거두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늘 혼자 자전거를 타거나 독서를 하거나 패키지 게임을 하거나 노래방에 가곤 했다. 대학 때 아무리 공부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전공과목과 좋지 않은 학점은 나에게 완주의 가치에 대한 회의를 안겨주었고 과외나 아르바이트 같은 작은 수고로 작지만 당장의 돈을 얻는 경험에 현혹되게 하였다.

이러한 패배감은 사람의 인생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승리없이 패배만 겪은 나는 오디션, 토익 등 시험에 관련된 모든 것에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자신감 없이 반복행위에만 의미를 두며 사니 타인앞에 서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누구와도 인생을 향한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되었고 비교의 잣대에 겁을 먹어 이성과의 관계마저 지레 안될 것이라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렇게 부정적인 결과의 축적은 나로 하여금 좋은 직장으로 들어가는 길목마저 막아버리고 말앗다.

이제 긴 시간을 두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엄두도 못할 정도로 나는 내 자리를 지키며 앉아 있다. 회사를 다니고 책도 읽지만 그것은 습관화된 행위일 뿐, 내 삶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저 시간을 채우며 반복된 하루를 살아갈 뿐, 내일을 넘어 미래로 이어지는 큰 항해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저 일을 하고 돈을 벌며 책을 보고 글을 쓰고만 있다. 그러면서 부동산 청약이나 주식시장만 두리번거리며 어떻게든 손안대고 코푸는 방법이 없을까 좁은 시각, 얕은 생각만 하는 것으로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인양 합리화한다. '인생은 그냥 살아남는거야'라고 남에게까지 일반화하면서.

기획의 힘이 필요하다. 하루에 채울 수 있는 것은 한칸 뿐이어도 모두 모이면 레고도 될 수 있고 퍼즐도 될 수 있다. 대학 때 느낀 패배감을 뿌리치고 나는 일어나야 한다. 나이는 잊어라. 한 방울의 자신감만 남았다면 그걸로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시험부터 시도하자. 그렇게 작은 성과를 하나하나 쌓으며 자신감과 경험을 우물같이, 바다같이 키우자. 매일 시험하고 작든 크든 결과를 거두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고찰을 얻고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의 연륜을 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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