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nnie Volter Jun 22. 2017

[영화리뷰]24주

만일 내 아기가 장애아라면 낳을 것인가, 말것인가

베를린,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수상과 함께 엄청난 호평을 받은 독일영화. 현재 상영작 중에는 빛좋은 개살구와 같은 망작들이 많아서 독립영화 위주로 알아보다 지인의 추천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을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독일 최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아스트리드. 사랑하는 남편이자 매니저인 마르쿠스와 착한 아들 넬레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어느날 둘째를 임신했다는 소식에 기뻐하던 두 사람. 허나 병원에서 진단한 결과 태어날 아이는 다운증후군이라는 유전질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스트리드와 마르쿠스는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살려 낳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부모와 아들, 친구, 친척에 이르기까지 모두 회의와 방관, 만류를 하는데...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스트리드를 대신해서 아들을 돌봐주던 가정부는 떠나겠다 이야기하고 시간은 점점 흘러갑니다. 

출산일이 다가오던 때, 뱃속 아기에게 추가적인 질병이 있음을 알게 되고 공인인 아스트리드가 유전적 질환이 있는 아이를 임신하게 된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됩니다. 부부끼리도 아이를 낳을지 말지에 대해 심각한 의견충돌을 겪게 되고 혼자가 된 아스트리드는 최종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임신, 장애아(다운증후군), 육아, 낙태.....수많은 마음고생과 방황들을 2시간이라는 상영시간동안 당사자가 된 것처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이 영화의 배경인 독일은 장애아인 경우 출산전까지 낙태가 합법화된 곳입니다.) 24주라는 임신한 시간이 지날수록 산모인 아스트리드는 점점 혼자가 되어가고 출산의 최종결정권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알게 됩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로서의 고민을 하는 아스트리드. 남편인 마르쿠스의 너무나도 이상적인 결단과 논리는 남자인 제가  보아도 화가 날 정도로 아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정상인으로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장애아를 꼭 낳아야할지 말지, 그것은 단순히 생명은 귀하다는 논리나 가치관으로 단정할 수 없는 당사자만이 정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사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가 도와달라고 할 때 도와주고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것, 참 힘든 일이지만 그것이 진짜 가족이고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할꺼리를 던져주는 좋은 영화로 낙태와 출산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이면 감명깊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리뷰]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