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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Aug 14. 2017

근거없는 확신

이따금 사랑하는 이에게 연락올 거라는 근거없는 확신이 들 때가 있소? 
오늘의 내가 그렇다오.
반드시 좋은 일이 올거라는 예감이 약간의 서늘한 기대와 함께 전해진다오.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오.
어제 저녁에 혼자 운동을 하다 숨이 턱 막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떠올렸는데 과거와 달리 짧게 자른 단발머리를 한 채 나를 보고 펑펑 울고 있었소. 그녀의 울음에 놀라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고 무사히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오.
집에 온 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어 오래전에 삭제한 그녀의 SNS를 검색해본 순간 나는 놀랐소. 정신을 잃었을 때 보았던 그녀의 단발머리, 그 짧아진 머리가 SNS에 그대로 있는 것 아니겠소?

이뿐만이 아니오.
어젯밤 꿈에서 나는 그녀를 만났는데 그녀는 내가 한 잘못들을 까맣게 잊고 있었소. 그리고 만나는 사람없이 외롭게 살아가며 이제 방황을 그만 끝내고 싶다고 하였소. 그러면서 같이 감명깊게 보았던 공연 '난타'를 다시 보자고 하는 것 아니겠소?
꿈을 깨고 회사에 출근하여 메일을 열어보니 초대권 한 장이 날아왔는데 그것은 바로 난타 공연 초대권이었소. 일전에 쓴 리뷰가 당첨되어 재초대장이 온 것이라 하더라오. 이것을 우연의 일치라 할 수 있겠소?

이제 준비는 다 되었소. 마음의 확신도 있소. 그녀에게 내가 청하면 반드시 받아줄 거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다리는 것은 끊어진 인연도 다시 맺게해줄 마지막 우연을 바라기 때문이오. 그녀가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비로소 운명이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그 순간을 만들어줄 그 우연이 오길 바라오. 기다리면 올 것이오. 나는 오늘도 기다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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