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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Sep 03. 2017

나는 절대 당신을 변호하지 않을 겁니다

언젠가 당신이 누군가에게 버림받아 죽고싶을 만큼 힘들게 될 때 나는 절대 당신을 동정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찾아온 수많은 호의를 봄날의 민들레풀마냥 지나쳐버리고 상대방의 자존감마저 무너뜨린 사람입니다.
그것이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당신은 결국 상대방에게 나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이고 당신은 피흘리고 쓰러진 상대에게 손을 내밀기는 커녕 뒤돌아보지 않고 자기 갈길만 갔습니다.
그런 당신이 내가 당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다 똑같이 버림받아 죽고싶을만큼 힘들어 할 때 내가 왜 당신 편에 서야합니까.
타인의 호의에 대한 무응답을 타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으로 돌린 당신이니 똑같이 비루한 처지에 빠진 스스로의 비참함을 온몸으로 홀로 겪고 쓰러져보길 바랍니다.
당신이 버림받는 날 나는 하늘에 감사할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살다 천벌이다 싶을 정도의 고통을 받게 될 때 나는 절대 당신을 위로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당신께 생길 작은 어려움마저 예방하려 당신 몰래 없는 시간 쪼개어 애쓰던 나의 노력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악한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신이 재앙을 내렸다고 내가 왜 당신을 위로합니까.
이유없는 호의를 아무렇지 않게 취급한 당신이니 이유없는 재앙도 아무렇지 않게 견디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재앙을 받아도 할말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재앙을 겪는 날 나는 쾌재를 부를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죽어 신에게 심판을 받아 벌을 받게 될 때 나는 절대 당신을 변호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은 나의 크고작은 정성과 용기를 공기마냥 들이켜 뱉을 뿐 나의 작은 요구마저 모른 척 즈려밟고 지나간 냉혈한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신이 작은 자비와 관심도 허락않고 벌을 내리려는데 내가 어찌 당신을 변호하겠습니까.
살아 생전 당신보다 못하지 않은 타인의 호의에 조금의 배려도 하지 않았던 당신에게 당신보다 훨씬 나은 신이 자비를 베풀려하지 않는 것이 어찌 심한 처사라 하겠습니까. 
당신은 벌을 받아 지옥에 가야 마땅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지옥에 가는 날 나는 춤을 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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