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요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
제작에만 6년. 위대한 원작을 둔 죄로 역대급 폭망과 함께 롯데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장렬히 사망하리라 예상했던 영화 <신과 함께>. 원작의 주인공인 진기한을 빼는 만행(?)까지 저지른 것을 보고 원작팬으로서 은근 사라지길 바랬던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결과는 대이변. 7백만을 돌파하고 롯데 엔터테인먼트 역사상 최초의 천만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고 난 후에도 영화를 보기 전 우려했던 부분, 좋지 않게 생각했던 부분이 말소되진 않았습니다. 여러 환경적인,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과연 <신과 함께>라고 불러야할지, 독립적인 작품으로 봐야할지에 대해 생각정리가 개운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원작이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소시민과 심판이 아닌 구제를 기도하는 변호인의 하모니가 중심이라면 이 영화는 자홍-수홍이라는 불행한 가정사와 가족애가 중심입니다. 메인디시가 다른 상차림이니 원작을 아는 사람일수록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흥행하는 걸까. 그냥 그동안 있던 영화, 해운대나 명량같은 한국인의 정서 중 어느 것을 우연히 건드렸다고 해야할까 이해하려다 그냥 그런거구나 하기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 전에없던 환상적인 CG, 신파와 감동 사이의 어떤 보편적 정서 등 여러가지 이유를 붙일 것은 많겠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렵니다. 흥행이 좋다고 꼭 좋은 작품은 아니지만 원작대로 안만들어졌다고 나쁜 작품도 아니니까요.
허나 원작 <신과 함께>는 분명 영화의 그것과는 주제부터 분명히 다른 작품이고 그것이 실사화되길 바라는 사람의 욕구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같은 제작사에서 드라마로 만든다고 하는 <신과 함께>에서는 그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