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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을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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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nie Volter Feb 19. 2018

상처받은 사람이 남의 불행을 기도하지 않기를 바라며

35년간 내가 조물주가 내 삶에 역사함을 실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내가 누군가로 인해 불행할 때 당신이 극적으로 준비한 위로를 목격할 때다. 
학생 때 나를 주먹으로 협박하고 빵셔틀을 시키려던 녀석을 당신은 다음날 교사에게 걸려 친구들 앞에서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나게 만들었다. 
대학 시절 지인과의 갈등으로 시험을 망쳐 휴학을 고민하던 내게 당신은 공채 합격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첫 직장에서 내가 반했던 사람이 나를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갔을 때 당신은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음을 알게 해주어 내가 그녀를 미련없이 포기하게 해주었다. 
지금 다시 싸늘한 바람을 맞으며 새 시작을 하려는 나에게 당신은 언제나처럼 청량한 위로를 건내주며 말을 거는듯 하다. 
불행할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의 뒤를 받쳐주며 앞으로 나아가라 이야기하는 당신의 손길. 
그 손길에 감사한다.  
타인의 불행을 기도하며 그들의 삶에 입으로 못할 저주를 뱉어내기 전 나에게 악한 마음을 내려놓게 만드는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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