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영화 안시성을 보고 왔다.
스토리는 버리고 전투씬에만 집중해서 만들었다고 하던데 역시나 그랬다.
어떤 목적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생각해보았다.
제작비가 220억, 700만 추석 대목을 잡아야 하고, 스타 캐스팅을 통해 후킹할 씬들로 홍보하고, 여러 조건을 생각해보니 이런 영화밖에 나올 수 없겠더라.
많은 돈이 제작의 자유를 줄줄 알았더니
그 반대다. 뻔한 작품밖에 나올 수 없는 구조더라.
비단 영화뿐이 아닌 것 같다. 돈이 기본 조건으로 깔리게 되면 전공도 회사도 사람관계도 다 그렇게 되더라.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손해를 보면 안되고, 같은 편에게 체면을 세워야 되고, 경쟁자보다 앞서야 하는 상황에 상황이 더해지면 망작같은 영화처럼 망한 하루도 반복되더라.
친구를 만날 때, 누군가를 소개받을 때, 면접을 볼 때, 시험을 볼 때. 우리의 삶은 대부분 조건과 목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겠지만 인생에 한모금만큼의 여유라도 만끽할수 있도록.
상대방이 가끔은 약한 모습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