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속 응어리가 다 사라지고 난 후에야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멍울이 다 녹기 전에 글 쓰는 걸 잊을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몇 자 끄적인다
비록 아직 넋두리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는 안되었다만
그래도 아쉬움에 머리와 가슴을 뒤지며 새로운 무언가를 짜내려는 맘은 있어
세상에 보일 이야기보다 세상이 날 봐주길 바라는 망념이 여전히 더 크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같이 떠들며 웃는 나를 바라는 희망은 있어
시간이 흘러 막혔던 가슴이 트이고
꽁꽁언 강물이 흘러 넘치듯 영감에 취해 글을 쓸 날이 오겠냐마는
그래도 인생에 한번 쯤은 생각없이 읊는 혼잣말이 노래가 되어
사람들의 입과 귀에 오르내릴 기적을 꿈꿔보곤 해
내가 이 세상에 살았다는 흔적을 남기길 기도하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