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리뷰에서는 '뇌 속 코끼리'의 정의와 동물 단위에서 '뇌 속 코끼리'라는 무의식이 적용되는 예를 살펴보았다. 우리 눈에 이타적으로 보이던 동물들의 행위가 이기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다는 것의 예고편이었는데 본능을 넘어 이성을 갖춘 인간 단위에서는 이 '뇌 속 코끼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2장 경쟁'에서 다룬 내용을 적어본다.
저자는 인간의 뇌가 발달한 부분에서 경쟁이라는 측면이 부각된 것을 조명한다. 인간은 다른 맹수들에 비해 가진 무기가 적어서(생태적 어려움) 뇌가 발전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인간 집단에서의 제로섬 게임이라는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뇌가 발전한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게임, 스포츠, 전쟁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공통의 이익을 위한 경쟁은 드러내놓고 지지하고 지위, 권력, 연애, 정치 등 은밀한 분야의 경쟁은 은밀히 추구한다. 비단 인간을 떠나 동물, 식물에 이르기까지 종의 가장 치열한 상대는 같은 종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나무는 높이로, 동물은 힘으로, 그리고 인간은 뇌로 경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경쟁 중에서 특히 '성(sex)'에 관한 경쟁을 비중있게 다룬다. 번식이라는 개념은 이성과 본능 모두를 아우르는 원초적인 것이기에 가장 다루기 쉬운 소재이기도 하다. 인간 역시 동물처럼 교미 상대를 찾기 위해 경쟁하고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여 경쟁자를 압도하길 원한다. 앞선 리뷰에서 언급했던 노래꼬치치레와 유인원들이 그런 것처럼 겉으로 보이기엔 이타적 행위(인간 기준에서는 노력을 통한 성적 등)를 통해 신용과 위신을 얻어 집단에서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이 가진 매력을 어필하여 강점과 개성 모두를 파트너에게 각인시켜 교미에 도달한다.
이런 경쟁은 사실 종 전체를 볼 땐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한다. 앞서 예를 든 세쿼이아 나무는 필요 이상으로 키가 크다. 안타깝게도 세쿼이아 나무는 경쟁에 있어 제한을 둘 수 없고 '종의 이익'을 위해 성장을 멈출 수도 없다. 설령 제한할 수 있다 하더라도 몇 번의 돌연변이가 일어난 후에 하나의 개체가 집단 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이익을 독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개체는 번식하여 다른 종을 멸종시키고 하나의 종만 남아 더 치열한 경쟁은 시작될 것이다.
다만, 인간은 나무와 달리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기에 쓸데없는 경쟁을 피할 수 있는데 이는 '규범'을 통해 가능하다. 다음 번 리뷰에서는 인간이 '규범'을 통해 어떻게 경쟁을 조절하는지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