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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Line Jul 22. 2023

교통사고, 그 이후.

처음부터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들어가며.

  2022년 8월 중순 어느 새벽, 시골에 내려가 곤히 자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시골 사람답게 일찍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시는 어머니께서 급하게 내 방에 와서 날 깨운다.

"급히 서울에 올라가야 돼."

자초지종 없이 서울에 가야한다고 얘기를 하시는 어머니. 원래 어머니는 집에 무슨 일이 있어도 늘 차분하신 분이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너희 형이 교통사고가 나서 죽을려고 한대. 급하게 가야 돼."


  유난히 교통사고가 많은 우리집이지만 모두 생명에 위험이 있던 적은 없었고, 생사의 기로에 있는 사고는 처음이었다.

새벽 3시 즈음에, 차를 타고 그렇게 급하게 서울에 올라갔다.


  교통사고에 익숙한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특히나 가족이 응급실에서 생사를 다툴 때, 잘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때마다 단편적인 정보들을 얻어가며 상황을 해결해나가는게 참 버거운 일이다. 지난 1년간 그렇게 가족 중 대표가 되어 홀로 모든 일을 처리 해 왔다. 뇌출혈 환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한달에 한두번 꼴로 상담을 원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나는 의사도, 간호사도, 법조인도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교통사고 혹은 뇌 질환으로 가족이 장기간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참 많고, 이 끝나지 않은 긴 터널에 고독하게 걸어가는 보호자들이 참 많다는걸 나도 당사자가 되어보니 알게 됐다. 그래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매번 진심으로 연락을 해주곤 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1년 간의 기록들을 정리해보고, 병원에서 생기는 일들은 주관적이지만 그래도 정리해보고자 한다. 앞으로 형의 생명이 꺼질 때까지 꾸준히 작성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비슷한 상태의 환자 혹은 같은 처지에 놓인 보호자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라도 이 글을 읽고, 환자의 상태 호전만을 바라보는 불꺼진 기나긴 절망의 터널을 걸어가더라도 외롭지 않게 한 줄기 빛이 된다면 좋겠다.


  사고 중점의 글이 아닌, 무의식 와상 환자의 보호자의 입장에서 적는 회고록에 가깝다. 무의식 와상 환자의 보호자 입장에서 먼저 겪는 상황들이 누군가에게 길잡이 혹은 위로가 되는 버팀목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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