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이 말은 사람은 누군가와 만나는 것을 중요시하고 정서적인 교감 혹은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한다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접촉 contact는 일상적인 활동이자 반드시 필요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일상의 활동이 제약이 걸리게 되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 누군가를 접촉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서로가 서로를 만나지 못하자 접촉(contact)은 비대면(untact)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untact라는 단어는 원래 있던 단어가 아니다. 새로 생겨난 신조어다. 그리고 비대면은 온라인 상에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다시 창조해냈고 그 단어가 ontact (on-off의 on 켜져 있다, 혹은 online에서의 만남이라는 뜻의 on과 contact의 합성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ontact라고 해서 화상회의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사회를 관통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의 개념이 생소하기는 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뜻이 아니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요즘은 다들 뭐하고 노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Ⅰ. 메타버스의 개념
메타버스라는 개념의 정의는 아직 정확하게 없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현실세계와 같은 3차원의 가상공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메타버스라는 단어의 뜻을 알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 메타버스 : 가성 현실 > (출저 : 구글 이미지)
메타버스 (Metaverse)는 가상, 초월 (Meta)과 세계, 우주(Universe)의 합성어이다. 버스가 bus가 아니라는 것에 주의하자. 결국 Metaverse라는 단어 자체는 가상의 세계, 현재를 초월한 우주, 가상의 우주, 초월한 세계라는 뜻이 된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라고 하면 더 쉬워질라나? 새로운 정의는 가급적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로 이해하면 되니 각자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이해하면 된다.
< 닐 스티븐슨의 소설 : 스노 크래쉬> (출처 : 구글 이미지)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나온 것은 1992년 닐 스티븐슨이라는 작가의 소설 스노 크래쉬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가상의 공간 메타버스는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양쪽 눈에 서로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줌으로써, 삼차원적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미지는 72번 바꾸면서 그림을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변경해준다. 영상에 디지털 스테레오 음향을 집어넣게 되면서 동영상은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불어넣어 준다.”
메타버스를 고글과 이어폰이라는 시청각 출력장치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가상 세계로 규정한 것이다.
가상의 세계 안에는 빌딩, 공원, 집, 자동차, 비행기가 떠다닌다. 이제 공간이 만들어졌으니 그 공간에서 활동하게 될 사람이 필요하다. 그 사람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채워지게 된다.
Ⅱ. 메타버스의 사례들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가상의 사람이 다니는 곳이다. 그리고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을 한 사람은 없는데 들어본 사람은 꽤 많을 것이다.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에서 만들어낸 게임으로 1998년 9월부터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리니지는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캐릭터를 만들고 육성시키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리니지 게임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런데 이 게임을 처음에 발매할 때만 해도 개발자들이 리니지가 현대와 같이 변형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군주를 중심으로 기사와 요정 마법사가 모이고 그들의 세계가 형성이 되고 군주가 되면 하나의 성을 가지게 되고 세금을 걷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거래에서 돈을 얻게 되고 이 가상의 돈이 이제는 현실의 돈과 같은 개념으로 거래되고 게임 상에서 얻는 아이템들은 억대를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한다.
< 리니지 게임 머니 아데나 및 장비 가격 시세표 예시 > (출처 : 구글 이미지)
리니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가치일 수 있겠지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게임 장비를 집 값에 맞먹는 금액을 주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게임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돈이 그렇게 나서 거래를 하게 되는 것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는 사실이다.
< 로블록스 관련 기사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러면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나온 것도 꽤 오래전이고 게임도 있어왔는데 갑자기 없던 개념이 생긴 것처럼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미국의 로블록스라는 회사가 주식에 상장되면서이다. 로블록스는 2006년에 PC버전으로 출시되었고 2012년에 iOS 버전이 출시되고 2014년에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되었다. 이미 7년도 더 된 게임인데 최근에 각광받게 된 것은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서 게임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 로블록스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현재 로블록스는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리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억 5천만 명에 달한다. 이 중에 3분의 1은 16세 미만이다. 그리고 미국 9~12세 어린이의 3분의 2가 로블록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블록스는 어린에게 단순한 게임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지난해 11월 로블록스에서 개최한 가상 콘서트에서는 이틀 동안 약 3천3백만 명이 몰렸다고 한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나서게 되었고 2021년 3월 10일 주식에 상장했고 기업의 가치는 42조 원에 이르게 될 정도이다.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으로서 미래의 산업군으로 대두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로 인해서 실제적인 접촉이 어려워졌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인간 본능이 온택트로 변하게 되었고 이로인해 메타버스라는 신규 플랫폼 산업이 생기게 된 것이다.
Ⅲ. 메타버스의 미래 성장성
메타버스의 미래 성장성은 측정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거주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플랫폼 산업의 평가지표이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접속자를 유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 글로벌 대표 메타버스 서비스 업체들 > (출처 : 구글 이미지)
더 많은 사람들이 가상공간에 접속하게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다양한 이벤트를 창출해 내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 제트가 개발한 증강현실(AR) 기반의 3D가 아바타 앱 제페토는 얼굴 인식과 AR을 이용해 아바타와 가상세계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1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전 세계 가입자수도 2021년 2월 기준 2억 명을 돌파했다.
< 제페토의 3D 버전의 블랙핑크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리고 제페토는 BTS로 유명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YJ엔터테인먼트로부터 총 120억 원, 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5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들은 소속 아티스트가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아바타를 만들고 사용자와 팬 사인회를 열거나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하면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 빅히트 관련 기사 > (출처 : 한국 경제)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의 시장 성장세도 놀라워서 2030년에는 관련 산업 시장이 2조 달러(약 2천조 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덕분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IT 개발자들을 뽑고 있다. 결국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최종 목적지는 자신들이 가진 아티스트들과 세계적인 유명세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 제작하고 그 안에서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보인다.
< 가상 공간 회의 진행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도 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아바타끼리 놀러 다니는 식의 생활공간이 탄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회사도 생기고 아바타들끼리 모여서 출근해서 일하고 회의하고 회식으로 BTS콘서트 가는 등의 일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너무 좋은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메타버스가 이렇게 되기에는 다양한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 가상공간이기는 하지만 아바타를 통한 경제활동이나 정서 공유가 된다는 점에서 무분별한 활동을 제약해야 하는 규칙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의 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범죄를 일으키고 아바타를 없애고 새로운 아바타로 다시 활동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이 뿐이 아니다. 가상공간의 활동이기 때문에 게임에 가깝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중독성을 동반한다. 리니지의 중독성은 한 때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고 식음을 전폐하고 잠도 안 자고 하다가 생명의 위기를 느낄 수도 있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실제로 리니지 하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
메타버스가 우리 삶에 다양성을 만들어주고 실제로 일어나기 힘든 일을 가상의 공간에서 대체해준다는 강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시시한 그래픽이나 현실감이 떨어지는 현장감이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세계보다 더 현실세계 같은 착각을 불어 일으킬 정도이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더 열광하고 접속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성장의 긍정적인 면만 바라보면서 키워나가지 말고 예상되는 문제점도 보완해 나간다면 플랫폼 산업으로서의 성장은 당연한 일이 될 것 같다.
[ 글을 마치며 ]
2007년 스마트 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에는 나는 이미 직장인이었다. 스마트폰은 당연한 것이 아닌 어느 날 스티브 잡스가 우리에게 인터넷을 좀 더 쉽게 활용하라고 준 전자기기였다. 때문에 스마트폰은 당연한 물건이 아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신문명이었다. 그렇지만 2010년 이후 출생자들에게는 스마트 폰은 태어나면서부터 있었던 당연한 물건이다. 그들에게 스마트폰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물건이다.
같은 물건을 어떤 시점에서 보는 가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에서도 기성세대보다 더 익숙하고 당연시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이모티콘을 선물하거나 주고받고 생일에 선물도 주는 것이 익숙하다.
메타버스도 동일 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가상의 공간에서 집을 사고 차를 사고 물건을 주고받고 그것이 실제의 돈과 동일한 가치를 갖고 그 안에서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탄생하는 것들을 성장과정에서 겪은 사람과 이미 가치관이 형성이 된 후에 바라보는 사람의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 흑백 TV 시절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마치 우리 아버지 세대가 흑백 TV를 보기 위해서 누군가의 집에 모여서 돈을 주고 시청했다는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와 아버지의 차이 같은 느낌이다. 친구가 TV 보려면 돈을 내라고 한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런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서 익숙해져야 한다. 지금 경제 사회를 이끌고 있는 세대가 20년 후면 은퇴를 할 것이고 현재 10대~20대가 사회 경제활동의 주축이 될 것이다.
< 아바타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감 떨어지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빨리 플랫폼 하나 선정해서 어른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휘황 찬란한 아바타 하나 만들어야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직 가상현실에서 돈을 쓰기에는 뭔가 조금 아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잠도 안 자고 시간을 투자해서 아바타를 차곡차곡 만들어 나가기에는 아내의 눈이 너무 무섭다. 그렇지만 가상현실 공간에서 벌어지는 유명인들의 콘서트는 가보고 싶기는 하다.
< 기본 아바타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욕심은 있고 돈이나 시간은 투자하기 싫으니 결국 기본 아바타로 필요한 것만 구매해서 가상현실 공간을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