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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y 15. 2021

크래프트 하인즈, 커피 믹스와 케첩의 만남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케첩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까? 오뚜기이다. 어렸을 때부터 케첩은 오뚜기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직장인이 되어서 한국을 벗어나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니 해외 시장에서는 하인즈라는 케첩이 압도적으로 소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한국의 오뚜기가 지켜낸 케첩 시장 > (출처 : 한경 닷컴)

오히려 한국의 오뚜기가 하인즈의 공세로부터 한국 케첩 시장을 지켜낸 것이 아닌가 하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로도 기사를 통해서 확인해 보니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케첩 독립국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물론 해외에도 하인즈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 다양한 로컬 케첩 브랜드들을 개발하기는 한 것 같은데 눈에 띄는 브랜드는 별로 없다. 

< 하인즈 제품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이유는 하인즈에 비해서 맛이 좀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이 든다. 토마토를 좀 덜 넣은 것인지 아니면 설탕이 부족한 것인지 맛이 좀 묽다거나 하는 등으로 인해서 인상적이지 못하다. 케첩에도 정성을 담은 회사들이 소비자들을 맛으로 사로잡을 수 있었고 시장점유율로 보상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역시 오뚜기는 갓뚜기라는 표현대로 오뚜기가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글로벌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하인즈가 어떤 회사인지 그 회사가 가지는 라인업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미 하인즈는 크래프트와 인수 합병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로 불리고 있다. 그러면 좀 더 넓게 생각해서 크래프트 하인즈는 어떤 회사인지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떤 제품을 통해서 우리 생활과 함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해봐야겠다.




Ⅰ. 크래프트 하인즈의 탄생


크래프트와 하인즈는 두 개의 회사가 아니다. 크래프트와 하인즈라는 두 개의 회사가 한 개로 합병이 되면서 The Kraft Heinz Company로 불리고 있다. 2015년 3월 합병이 되었고 현재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매출이 큰 식품회사가 되었다. 


크래프트 푸드 (Kraft Foods Co.)와 H.J 하인즈(H. J. Heinz Co.)의 합병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먼저 각각의 회사가 어떤 회사였는지를 알아보자. 

< 크래프트 푸드 컴퍼니의 브랜드들 > (출처 : 구글 이미지)

크래프트 푸드는 1903년 제임스 L. 크래프트(James L. Kraft)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조그만 치즈 회사로 시작한 회사이다. 사업 초기에는 가공 치즈를 개발해 판매했지만 치즈가 유명세를 타면서 미군에 납품도 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서 1923년에 시카고에서 크래프트 푸드 그룹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크래프트 푸드 그룹은 치즈를 팔아서 사업을 확장했던 만큼 치즈에 강점이 있지만 또 치즈만 잘 제조하고 판매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를 극복하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제너럴 푸드를 인수하면서 크래프트 푸드 컴퍼니는 치즈, 커피, 과자 등 다양한 식품을 취급하는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 하인즈 컴퍼니 로고 > (출처 : 구글 이미지)

하인즈 컴퍼니 (H. J. 하인즈 컴퍼니)는 1869년 헨리 존 하인즈가 필라델피아주 샤프스버그에 작은 식료품 상점을 열면서 역사가 시작된다. 케첩으로 유명한데 한 순간에 스타가 된 회사가 아니고 152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식품 제조 업체이다. 주력 분야는 소스와 양념, 조미료 제조 및 판매이다. 


미국에서는 사실상 토마토케첩의 대명사이고, 케첩 외에도 여러 가지 소스와 피클도 만들고 있다. 2015년에는 바비큐로 유명한 지역별 맛을 살린 바비큐 소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하인즈는 마요네즈, 머스터드 소스도 유명하고 통조림에서도 유명한다. 대표적으로는 베이크드 빈즈 통조림이 있다. 

크래프트와 하인즈가 합병하게 된 것은 하인즈의 경영상의 이슈로 인해서 시작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하인즈가 크래프트를 인수한 것 같지만 사실은 두 개의 회사를 가진 투자 회사가 두 개의 회사를 합병시켰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과정을 알아보자. 


먼저 하인즈는 부채가 280억 달러에 달하고 자본잠식이 시작되는 등 경영상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때 하인즈가 보유한 브랜드 파워와 제품력을 높게 평가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와 브라질의 사모펀드인 3G 캐피털은 하인즈를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이 덕분에 하인즈는 주식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게 된다. 


이후 크래프트 푸드 컴퍼니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한 버크셔 해서웨이와 3G 캐피털이 하인즈와 크래프트를 합병시키기로 결정하면서 2015년에 합병되게 된다. 결국 크래프트 하인즈 회사의 탄생은 경영이 어려워진 하인즈를 투자회사가 인수하고 이를 크래프트와 합병시키면서 탄생된 회사이다. 

< 글로벌 식품산업 순위 변화 > (출처 : 식품산업통계정보 )

이 과정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지만 현재 크래프트 하인즈 컴퍼니는 신규회사면서 기존 회사의 브랜드력을 토대로 단숨에 세계 2위의 회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비즈니스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면 이 두 개 회사가 가진 제품들이 무엇이고 장점이 무엇인지 왜 투자회사가 살리고자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그 비밀을 알아보도록 하자. 




Ⅱ. 크래프트 하인즈 컴퍼니의 제품


크래프트 하인즈가 보유한 대표적인 브랜드와 제품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1. 맥스웰 하우스


< 맥스웰 하우스 커피 믹스 > (출처 : 구글 이미지)

맥스웰 하우스는 1884년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커피 중개상인 조엘 치크와 로저 스미스가 만나 최적의 커피 배합비를 연구하면서 시작되었다. 커피 2, 프림 2, 설탕 2 같은 마법의 비법이었던 것 같다. 


이 비법을 토대로 만들어진 커피는 1892년에 내슈빌의 유명 호텔인 맥스웰 하우스 호텔에 납품하면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고 장사가 잘되자 조엘 치크는 커피 중개상 일을 접고 소비자용 커피 산업에 뛰어든 것이 맥스웰 하우스 커피의 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서 식품의 맥스웰 커피믹스로 더 유명하다. 생각해 보니 커피와 맥스웰의 연관성이 무엇인가 궁금한 적이 없었는데 우연히 알게 되었다.  

 

< Good to the last drop! > (출처 : 구글 이미지)

맥스웰 하우스 커피는 Good To The Last Drop(마지막 한 방울까지 좋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하면서 유명해지고 등록상표로도 사용되었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차 세계 대전 중에는 군납용으로 개발한 인스턴트커피를 3년 뒤에 민간 용으로 판매할 때에 맥스웰 하우스 브랜드를 붙이며 인스턴트커피 시장에 진출하였고 맥스웰 하우스 맥심까지도 발전하게 된다. 


2.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크림치즈 중 유명한 제품이다. 필라델피아는 지역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니고 필라델피아라고 하면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1872년 뉴욕주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윌리엄 로렌스가 프랑스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크림치즈이다. 생크림을 넣어 부드럽게 만들려다 실패했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이것이 발전되어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가 되었다고 한다. 


3. 오스카 마이어

< 오스카 마이어 베이컨 제품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오스카 마이어는 육류 및 냉육 생산 회사이다. 핫도그나 햄, 소시지, 베이컨 등의 육류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오스카 마이어의 창립자는 독일 출신의 오스카 F. 마이어로 독일 고기 시장에서 일을 시작하다가 미국으로 넘어와 시카고에서 콜링 미트 마켓을 임대해서 사업을 시작한 게 시초가 된다. 뭐 독일이 햄 소시지는 전통이니까 성공이 예견된 가공 정육회사가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 


육류 시장의 인기가 높아지는 시대적인 트렌드에 힘입어 베이컨과 햄, 소시지를 주력으로 판매를 확장시켜나가게 된다. 오스카 마이어는 독립회사로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었지만 성장에 한계로 인해서 제너럴 푸드에 매각이 되었고 이후 크래프트에 제너럴 푸드가 인수되면서 현재 크래프트 하인츠의 자회사 중에 하나가 되었다. 


4. 하인즈 케첩

< 하인즈 케첩 홍보 이미지 > (출처 : 하인즈 홈페이지)

하인즈 케첩은 단연 크래프트 하인즈의 대표 제품 중의 하나이다. 케첩의 이름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면 토마토케첩은 케첩의 한 종류이다. 케첩은 원래 소스류의 이름 중에 하나로 버섯으로 만든 케첩이 있을 수도 있고 토마토로 만든 케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케첩은 모두 빨간색의 토마토소스를 떠올리게 된다. 이는 하인즈 케첩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해도 과하지 않다. 버섯으로 만든 케첩은 뭔가 익숙하지 않은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하인즈 케첩은 다른 케첩과 색깔에서부터 다르다. 선명한 빨간색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토마토의 종자를 특별히 관리하는 하인즈 시드에서 탄생이 된다. 그리고 하인즈 시드는 일반 토마토보다 더 많은 과육이 들어간 종으로 선별됨으로써 밀도 높은 맛을 제공한다. 

< 하인즈 케첩의 역사 > (출처 : 여성 중앙)

최초로 시판용 토마토케첩은 헨리 하인즈가 1876년에 만들었는데 이것이 세계 최초의 시판용 토마토케첩이기도 하다. 이후에는 테이크아웃 형태로 소포장 케첩도 출시가 되었고 하인즈의 시그니처 디자인 글라스 보틀도 출시가 된다. 현재는 이런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발전을 이루어낸 덕분에 200여 개 나라에서 매년 6억 5천만 병 정도 판매가 되고 있다.

< 크래프트 하인즈 보유 브랜드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이 외에도 크래프트 하인즈가 보유한 브랜드 및 제품은 50개가 넘는데 이 중에서 몇 개만 더 보자면 카프리선, A1소스, 플랜터스, 벨비타, 젤로 등도 크래프트 하인즈 컴패니에 소속되어 있다. 




Ⅲ. 크래프트 하인즈의 강점


크래프트는 치즈 회사로 시작해서 다양한 과자 및 다양한 식품을 생산하는 데에 강점이 있었던 회사였고 하인즈는 케첩이나 마요네즈 머스터드 등 소스류의 강자였다. 이 두 개의 회사가 만나면서 이미 시장에 성공한 브랜드력이 결합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보인다. 


두 개 회사의 다양한 제품군이 시너지 효과를 보이면서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뿐 만이 아니다. 두 개 회사가 가진 주 전공이 다르다는 것이 향후 미래 성장 동력원도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식품 생산 및 가공으로 완제품을 판매하는 회사와 소스류를 만들어서 성공한 회사, 이 두 회사가 합쳐져서 새로운 소스와 식품의 탄생을 상상 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크래프트 하인즈는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7년에 스프링보드라는 브랜드로 신규 자회사를 론칭한다. 이유는 유기농과 프리미엄 식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에 착안해서 소비자의 입맛을 끌어올리고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 크래프츠 하인즈의 신규 브랜드 프라이멀 키친의 제품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리고 스프링보드 브랜드 산하에 프라이멀 키친 (Primal kitchen)이라는 유기농 소스, 드레싱, 마요네즈 등을 만드는 업체를 2억 달러에 인수한다. 프라이멀 키친이라는 브랜드를 시작으로 건강식품과 신선식품, 그리고 유기농 식품까지도 사업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속한 시장이 음식료 시장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군을 만들어 내는 치열한 경쟁 시장이다. 실제로 드레싱, 소스, 양념 상품군은 매일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트렌드 변화도 급격한 만큼 미래의 대세 회사에 대해서 논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도 불닭볶음면이 잘팔리고 이에 힘입어서 붉닥소스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 불닭소스 이미지 > (출처 : 구글 이미지)

그렇지만 한 번 사로잡은 소스류의 브랜드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식탁을 점령한 어떤 브랜드싀 소스는 어머니의 입맛을 사로잡고 그리고 아이들로 이어진다는 점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들과 이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들에서 시장의 변화와 사업의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크래프트 하인즈의 역사에 대한 공부를 상당히 흥미로웠다. 앞으로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알아보도록 해야겠다.  




[ 글을 마치며 ]


해외에 가서 낯선 음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에 음식 맛이 상상했던 것과 다를 경우 혹은 아예 상상하지 못한 맛일 경우 케첩이 있으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케첩마저도 상상했던 맛이 아닐 경우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하인즈가 있어주어서 식사를 잘 마치곤 했다. 


하인즈의 케첩 맛이 대단한 것은 아니고 이미 나에게 익숙한 오뚜기 케첩의 맛과 유사했다. 그런데 하인즈가 먼저 출시했으니 오뚜기가 그 맛을 따라 했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케첩에도 퀄리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케첩을 짜기 전에 브랜드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이렇게 흔히 일상에서 마주하는 제품들을 당연하게 사용하다가 그 역사나 탄생 과정 그리고 속한 회사에 대해서 알아나가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번 글을 통해서 크래프트 하인즈라는 회사가 두 개의 회사가 합병하게 된 것이라는 것과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맥스웰 하우스 맥심 등등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회사들도 처음은 작은 식료품 가게로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작은 작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큰 회사로 변하고 나아가 전 세계인에게 유명해지는 회사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마치 흥미로운 한 사람의 일대기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회사들에 대해서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배워야 할 점들에 대해서 기록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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