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May 28. 2021

화이자, 비아그라에서 코로나 백신까지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화이자 거대 제약회사인 만큼 히트 친 약들은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특히 성기능 관련으로 잘 알려진 비아그라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최근 화이자는 비아그라를 넘어서는 의약품을 개발해 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 화이자 백신 패권 관련 기사 > (출처 : Pharm News 팜뉴스)

특히 2020년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 19를 90%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밝혀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각축전인 코로나 백신의 세계에서 화이자를 빼놓고는 제약 바이오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현재의 가치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에 더해서 화이자가 어떻게 탄생했고 성장했는지를 알면 화이자라는 기업이 가지는 본질적인 힘이나 미래가치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화이자라는 기업의 탄생과 성공,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Ⅰ. 화이자의 탄생


화이자 (Pfizer Inc.)는 미국의 대형 제약회사이다. 영어 철자는 Pfizer인데 화이자라고 읽는 이유는 독일식 철자에서 pf가 영어에서 그냥 f처럼 읽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화이자라는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화이자는 미국 회사인데 독일식의 발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화이자 창립자 : 찰스 화이자 > (출처 : 구글 이미지)

화이자라는 단어가 회사명으로 선정된 이유는 창립자와 관련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회사를 세우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름 괜찮은 전략 같아 보인다. 화이자도 1849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찰스 화이자(Charles Pfizer, 1824년 3월 22일 ~ 1906년 10월 19일)와 찰스 F. 에르하르트(Charles F. Erhart, 1821년 ~ 1891년)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화학약품 회사인 찰스 화이자 앤드 컴퍼니(Charles Pfizer & Company)를 설립한 것이 시초이다.


두 사람은 사촌지간으로 독일에서 자랐지만 신세계로의 모험을 원했고 이 때문에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 것이다. 이주를 하기 전에 찰스 화이자는 이미 독일에서 약제사 수련생으로 화학을 공부하였고 찰스 에르하르트는 제빵기술을 익히며 효모에 지식이 있었다. 창업 초기에는 구충제로 널리 사용되었던 산토닌을 만들며 남북전쟁 특수로 첫 성공을 거두었고 19세기 말에는 콜라의 대중화로 구연산 생산을 늘려나가면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1891년에 에르하르트가 사망하자 찰스 파이저가 단독으로 경영하면서 화이자 제약회사로서의 변모를 시작하게 된다. 

< 페니실린이 포도상구균을 억제하는 실험 이미지 > (출처 : 중앙일보)

오늘날의 화이자를 있게 한 역사적인 제품들을 보자면 페니실린이 있다. 페니실린은 1928년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펠니실리움 (푸른곰팡이)에서 분비되는 곰팡이에 병원균을 죽이는 성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1941년 컬럼비아대의 심포지엄에서 페니실린이 전염병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고 이 자리에 참석했던 화이자의 존 데이븐 포트와 고든 크레그월 연구원은 사업 가능성을 보고 대량생산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화이자는 자체 생산력을 보유하게 되고 1944년 2차 세계 대전에서 화이자의 페니실린은 빅히트를 치게 되고 사용되는 페니실린의 90%가 화이자 제품이 되었다. 전쟁으로 인해서 일상적으로 소비되던 것에 비해서 더 많은 양의 항생제가 필요하게 되었고 화이자는 이 기간 동안에 페니실린을 대량 공급하는 체계를 만들어냄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지만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도 가져다주게 된다. 

< 안연고 테라마이신 > (출처 : 구글 이미지)

화이자는 페니실린의 대성공을 기반으로 1946년에는 스트렙토 마이신을 (항생제의 일종으로 근육주사, 정맥 주사로 투여되며 결핵균에 대한 항생물질이다.) 1950년에는 테라마이신 (안연고, 눈에 바르는 연고로 항생제의 일종이다. 눈 뿐만 아니라 귀, 치과, 구강에도 쓸 수 있어 처방 선호도가 높다.) 1967년에는 비브라마이신 (여드름이나 요로 감염으로 인한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을 개발해 내면서 항생물질을 주력으로 하는 의약품 제조회사로 발전했다. 


 Ⅱ. 화이자의 성장 과정


화이자는 페니실린 이후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 연구와 결과를 통해 대량생산 체제를 이루어냄으로써 전 세계 제약회사 중에서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이다. 


화이자의 주요 매출 제품으로는 폐렴 백신 항생제의 일종인 Prenar13과 간질치료제인 리시아가 있다. 이 외에도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인 Enbrel, Xeljanz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항생제 외에도 금연보조제인 Chantix와 고혈압 치료제, 신장암 치료제등도 일정 수준의 매출을 지속 발생시키고 있어 화이자의 매출이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 발기부전 치료제의 종류 > (출처 : 구글 이미지)

화이자가 항생제로 치료가 유명한 것보다는 1998년 첫 생산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때문에 더 유명해지지 않았나 싶다. 위에 말한 약품들의 경우 약사나 의사 혹은 간호사들이 아닌 경우에는 일반인들이 이름을 잘 모른다. 류마티스 관절염 약이라거나 항생제라고 생각하고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복용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약의 이름이나 제약회사까지 기억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비아그라는 일반인들도 알고 있고 만들어낸 회사도 화이자라는 것을 대다수가 알고 있다. 이런 유명세 때문에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시판 3주 만에 35만 건의 처방이 이루어졌고 출시된 해에만 7억 8천8백만 달러 (약 9천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00년에는 전 세계 성 기능장애 의약품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92%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금의 화이자가 있기까지 항생제의 연구와 대량생산이라는 제약회사로서의 근본적인 역량이 크게 작용하였지만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오늘날의 거대 제약회사로서의 입지를 만들 수 있었다. 


화이자는 1970년대에는 맥일러티슨이라는 제약회사를 인수했고 2000년에는 영국 제약회사 워너 램버트를 인수하여 과자 사업에도 진출했다. 그렇지만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제과사업은 2002년에 캐드베리에 팔았다. 이후에도 2003년 파마시아, 2009년 와이어스를 각각 인수 합병했다.


Ⅲ. 화이자의 미래 성장성


제약 공룡 화이자가 의약품 매출액 규모 세계 1위의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출시 의약품이 있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년간 매출 1B$를 넘기는 약물이 10개나 되고 현재 개발 중인 의약품 외에도 임상 3상 23개, FDA (미국 식품 의약국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심사 중이 약물 9개가 있을 만큼 현재의 캐시카우 외에도 미래에도 지속 발전 가능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해 내고 있다. 

< 글로벌 Top 10 제약 회사 매출 순위 > (출처 : PROCLINICAL)

 (임상 시험은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거나 사람에게서 추출된 검체나 사람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시험이나 연구를 말한다. 단계는 총 4단계로 나뉘는데 1상 임상시험은 안전성을 검사, 2상은 약품의 유효성을 검사, 3상은 치료적인 효능을 검사. 4상은 시판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게로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한 단계)


이처럼 화이자의 경쟁력은 특허를 기반으로 한 압도적인 출시 의약품 수와 그에 따른 매출에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순수 의약품의 판매에서 나오고 이 의약품 비중이 높다 보니 약품 연구 개발에 투자를 지속하고 다시 이는 약품 출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제약회사로서의 기술 경쟁력이 우수하다 보니 신뢰성 측면에서도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코로나 백신 비교 결과 > (출처 : MEDICAL Observer)

코로나 19 백신에서도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 제네카의 3개 회사가 대표적으로 백신을 제조 및 공급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의 백신이 더 효능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화이자가 최초로 90%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는 소식이 있었고 임상 3상 중간 결과에서도 가장 낙관적인 기대를 할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모더나의 백신도 90% 이상의 효능을 보이고 있어서 3개 회사 중에서 특별히 어떤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전문가가 아닌 내가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화이자의 탄생을 보게 되면 독일 태생의 두 남자가 미국으로 건너와 모험을 시작하고 설립한 회사가 화이자 그룹의 시초가 되었다. 그리고 세계 2차 대전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서 인류의 생명을 구한다는 기치 아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낸다. 


이후에도 다양한 항생제의 연구와 개발 보급,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냄으로써 현재 세계 1위의 제약 공룡 회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건강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는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항상 병균에 감염되지 않고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노력을 해온 많은 제약회사들과 연구원 덕분에 인류는 건강한 삶과 더 오래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리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글을 마치며 ]


화이자의 비아그라가 나왔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 벌써 20년이 넘어간다. 비아그라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고, 확장된 혈관에 피가 몰리게 만드는 효과로 발기부전 대표 치료제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렇지만 원래 비아그라는 협심증을 치료하도록 고안된 약이었다. 연구자들이 이 약이 좀 더 큰 시장성장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는 효과를 발견하고 발기부전 치료제로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 

< 비아그라 효능에 대한 다른 접근에 대한 기사 > (출처 : 의약뉴스)

그런데 비아그라가 가지는 효능이 혈관 확장에 있는 만큼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것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간은 무수히 많은 병에 시달리고 있고 그 병에 대해서 우리는 연구하고 치료제를 세상에 내놓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병을 없애기 위해서 일평생을 바치거나 연구하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약을 통해서 고통을 치료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긍정적인 면을 보면 제약회사는 반드시 우리에게 필요한 업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최근 코로나로 인한 백신 수급 문제가 정치로 인해 자국의 이익에 사용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할 때에는 일견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백신 외교 주도 국가들의 코로나 19 백신 공급 현황 > (출처 : 경향 신문)

자국의 국민의 건강이 우선인 외교 정치에서 그것을 탓할 수도 없고 강대국이 나누어주는 백신에 기대거나 인류애적인 나눔에 대해서 감사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 것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우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켈로그,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