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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un 02. 2021

바이두, 중국의 구글 아니 구글이 미국의 바이두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바이두는 중국의 구글이다. 이렇게 말하면 중국인들이 싫어할 수 있으니 구글이 미국의 바이두라고 표현해야 하나? 바이두나 구글이나 검색엔진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니 무엇이 무엇이다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중국의 대표적인 검색엔진은 바이두라는 것만 알고 시작하자.


그런 바이두는 이미 중국인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 중국도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정보가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뉴스, 검색, 엔터테인먼트, 클라우드, 지도 서비스 등 중국에서 모바일을 활용한 삶은 바이두를 빼고 생각할 수가 없다.


글로벌에서는 구글에 뒤진다고 하지만 중국에서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이동할 때 바이두 지도는 필수품이다. 광활한 중국 땅 구석구석까지 바이두 지도는 중국인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 중국에 온 관광객도 구글 맵이 아닌 바이두 맵을 사용 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구글이 철수하고 없기 때문에 구글 검색이나 구글 지도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바이두 이미지 > (출처 : 코딩 월드 뉴스)

이런 바이두가 어떻게 중국 14억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의 삶에 침투하고 성장해왔는지와 바이두가 상상하는 미래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바이두의 탄생 


바이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어 검색 엔진이자, 포털 사이트이다. 세계 인구 1위 중국의 약 14억 인구의 영향을 등에 업고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어 검색 엔진이 되었다. 전 세계 인구가 76억 명인데 중국이 14억 명으로 5분의 1에 해당되다 보니 세계 TOP급의 사이트 순위를 매기면 반드시 상위에 랭크된다. 


중국에서 만들어서 중국에서 사용되고 중국어로 서비스를 하니 당연히 중국에서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서 기본적으로 14억 구독자를 확보하고 시작하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래도 전 세계가 구글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는데 중국이 자체 검색엔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 국가별 검색엔진 1,2위 업체 및 점유율 > (출처 : returnOnNow)

그런데 신기한 것은 국가별 검색엔진 순위를 보면 유독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만 구글이 1위를 하지 못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중국과 한국만 토종 검색 엔진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동아시아권의 검색엔진 자주독립의지 같은 것으로 생각이 든다. 

< 바이두 시작 페이지 > (출처 : 바이두 홈페이지)

바이두는 기본적으로 구글과 비슷한 구조이며, 시작 페이지도 사실상 구글과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검색하고자 하는 키워드를 넣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해 보인다. 바이두는 "간단하고 믿을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래 2000년 1월 1일 베이징시의 중관춘에서 2명의 창업자가 만들었다. 2명의 창업자는 리옌훙과 에릭 수로 공동 창업하였다. 현재의 CEO인 리옌훙은 1991년 베이징 대학 전자계산 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버펄로로 유학했다. 

<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 > (출처 : 구글 이미지)

미국에 유학 간 리옌훙은 취업에도 성공해서 다우 존스 산하의 IDD 정보 서비스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금융정보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때에 검색엔진 페이지 랭킹을 위한 사이트 평가 알고리즘인 랭크 덱스를 개발하여 미국 특허까지 받았다. 이는 검색 엔진이 웹사이트의 품질을 측정하는 데에 하이퍼링크를 최초로 사용한 알고리즘으로 이후에 바이두 검색엔진에도 활용했다. 


이후 미국 유학 8년 만에 중국으로 돌아왔고 2000년 1월에 1일에 에릭 수와 함께 중국에서 바이두 닷컴을 공동 창업했다. 바이두(百度 백도)라는 이름은 중국 송나라 시대 시인 신기질(辛弃疾)의 시에서 유래했는데, 시에 등장하는 구절 중에 "중리심 타천 백도, 맥연 회수, 나인 각재 등화 난산처"에서 유래했는데 그 의미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천백번 찾다가 불현듯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가 등불 아래에 있더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는 바이두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위해 백 번 천 번 끈질기게 검색하기를 원하고 또 바이두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기 위해서 백 번 천 번 끈질기게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이다. 




Ⅱ. 바이두의 성장과정


바이두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 백 번 천 번 끈질기게 노력하겠다는 창업자 리옌훙이 만들어낸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이다. 그런 의지가 바이두의 로고에도 담겨있는데 바이두의 로고는 곰발바닥이다. 

< 바이두 로고 > (출처 : Flaticon)

곰발바닥의 의미는 사냥꾼들이 곰 발바닥을 좇아서 곰을 사냥한다는 말에서 나왔는데 이는 무엇이든 흔적을 남기며 그걸 따라 찾고자 하는 것을 탐색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바이두도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주고자 하는 노력을 해보겠다는 의미로 채택했다고 보면 된다. 


2000년 바이두가 검색엔진 사이트를 오픈했을 때, 이미 구글, 시나닷컴 등 메이저 포털 사이트들이 있었다. 하지만 바이두는 최초로 중국어 검색에 집중했고, 이에 더해 뉴스나 지식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던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 2010년 당시 구글 중국 철수 관련 뉴스 기사들 > (출처 : 구글 홈페이지)

2000년대에 중반에는 구글이 진출하면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오히려 검열 문제 때문에 삐걱거렸고 구글이 의욕적인 사업 확장을 펼치지 못하면서 바이두가 기회를 잡았다. 바이두는 구글 외이데 야후 차이나의 점유율을 까지도 뺏어오면서 1위 포털 사이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바이두의 성장으로 인해서 구글은 2010년 중국 본토에서 철수하였고, 중국 정부 역시 구글을 차단해버렸다. 


서비스를 철수하거나 중단할 수는 있지만 차단한다는 것은 약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사실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자자. 

< 바이두의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 > (출처 : 중국 디지털 마케팅 에코애드 차이나)

이로 인해서 구글을 이용하던 중국인들이 바이두를 쓰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검색 점유율이 50%대에서 80%대로 급상승하였다. 


이 성장을 배경으로 바이두는 2005년 8월 5일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었고 2006년에는 일본 진출을 시도했고 2008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바이두 백과, 바이두 MP3, 바이두 클라우드 서비스, 바이두 게시판이다. 먼저 검색엔진이니 만큼 바이두 백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바이두 백과는 백과사전이라는 점에서는 위키 피키아 백과사전과 비슷하지만, 위키백과와 달리 등록한 사용자만이 편집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등록한 사용자과 추가 수정 사용자가 모두 수정 및 편집할 수 있다. 


먼저 바이두 백과를 사용하게 되면 사용자는 일정한 신용점수를 갖는다. 일정 점수의 신용점수가 되면 편집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사용자들이 겪고 있는 바이두의 문제들을 해결하면 신용점수가 증가한다. 네이버 지식인 점수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위키백과는 2005년 10월부터 중국에서는 접속 차단이 되고 있다. 이는 검열되지 않은 결과의 표시로 인해서 차단된 것으로 다시 서비스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바이두의 인기 서비스 중에 하나가 MP3 검색이다. 중국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관점에서 볼 때 MP3 파일 검색이나 링크는 불법이 아니지만 저작권자들이 지속해서 저작권 보호에 대한 요청이 있어서 잡음이 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중국가요가 검색 대상이지만, 중국 외 외국 가요도 일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바이두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왕판은 바이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메일이나 사진 동영상을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서비스로 최대 2TB를 제공하는데 대단히 많이 준다. 구글 드라이브는 15GB, 마이크로 소프트의 원 드라이브 5GB 그나마 많이 준다는 네이버의 클라우드가 30GB인데 무려 2TB라니 대단하고 밖에 생각이 안 든다. 


구글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경우는 전 세계인을 상대로 서비스를 하니까 클라우드 서비스 공간을 조금밖에 주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고 네이버는 그래도 한국만 사용하니까 30GB를 준다고 보면 되는데 바이두는 14억 인구가 거의 다 사용한다고 봤을 때에 2TB는 상당한 용량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바이두는 바이두 티에바라(Baidu Tieba, 百度貼吧)라는 게시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두 티에바는 게시판 서비스로 여러 가지 키워드에 대한 포럼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다음 아고라 같은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다음 아고라는 2000년대에 막강한 온라인 공론장이었지만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서비스이다. 


Ⅲ. 바이두의 미래 성장성


바이두는 창업자의 경영 철학 때문에 신규 사업 확장이나 투자에 매우 보수적이라고 한다. 창업자 리옌훙이 미국 유학 당시 닷컴 열풍을 타고 급성장한 IT 기업들이 무리한 확장이 원인이 되어 파산한 것을 지켜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두가 거금을 투자해서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 두 가지가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와 AI 분야이다. 그런 만큼 바이두가 관심을 가지는 자율 주행 자동차 및 인공 지능 분야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 바이두의 자율주행 자동차 프로젝트 아폴로 > (출처 : Pandaily)

바이두는 2017년 양쯔리버 인더스트리 펀드와 공동으로 자율 주행 자동차에 15억 달러(2조)의 거금을 투자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오픈소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아폴로(Apollo) 1.5' 버전을 공개했다. 그리고 2019년 미국에서 열리는 CES쇼에서는 오픈 소스 자율주행차 기술 플랫폼인 아폴로의 양산용 버전인 아폴로 엔터프라이즈(Apollo Enterprise)를 출시 및 발표했다. 

< 전세계 자율주행 순위 4위가 바이두 > (출처 : 중앙일보)

아폴로 엔터프라이즈가 대단한 것이 교외의 운전 환경에만 가능한 것이 아닌 복잡한 도시에서도 운전이 가능한 수준이어서 단숨에 중국의 자유주행 기술을 세계 2위로 올려놓았다. 바이두도 2020년 기준 미국 구글의 웨이모, 포드, GM의 크루스에 이서 4위에 랭크되었다. 

< 바이두 AI 이미지 > (출처 : Techwon)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발표만이 놀라운 것이 아니다. 바이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바이두는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로부터 다이렉트 은행 개설 계획을 승인받았다. 디렉트 은행이라는 것은 개인과 소기업인을 대상으로 지점 없이 온라인 뱅킹을 통해 예신과 수신은 물론 카드 영업, 은행 간 영업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바이두는 이를 가시화하기 위해서 중신(中信·CITIC) 은행과 손잡고 AI뱅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거의 대부분의 금융업을 포괄하는 것으로 AI뱅크는 중국에서 독립법인으로 운영되는 첫 다이렉트 은행이다. 


바이두는 그동안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AI뱅크 운영에 적극 활용해 종합적인 미래형 스마트 뱅크를 만들겠다고 한다.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개성 있는 금융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 글을 마치며 ]


바이두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중국에서는 바이두가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하겠구나 하는 상상이 든다. 실제로도 중국에서는 바이두가 없으면 인터넷 생활은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바이두의 검색엔진은 중국어로 웹사이트와 오디오 파일, 사진을 찾을 수 있게 해 주고 특히 MP3 검색은 중국인의 음악 감상에서 바이두가 필수가 되어버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검색엔진으로써의 사업을 기반으로 중국인들의 삶에 침투해서 성공을 이루어냈고 이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서비스까지 도전하면서 미래 중국인의 삶의 질 향상의 선두에 서 있는 기업이 바이두라고 생각이 든다. 


중국의 기술력이 예전부터 심상치 않음을 알고 있었고 그 성장세도 놀랍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는데 실제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중국에는 바이두 같은 기업들이 무수히 많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국은 이미 한국이나 일본을 염두에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에 대항하겠다는 목표가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이 향후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에 대항할 기업들로 성장할 것으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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