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리 가격이 10년 만에 1만 달러를 넘겼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면서 구리를 닥터 코퍼 즉, 구리 박사님이라고 부르면서 미래 경제의 흐름을 알려달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경제에 나오고 있는데 이 의미를 알아두면 경제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구리는 경기 회복의 선행 지표로 불리는데 그 이유와 역사적인 배경 그리고 현재 구리 가격의 추이과 미래는 어떤 식으로 움직이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구리의 이름과 특성
먼저 구리에 대해서 알아보면 구리는 영어로 Copper이고 Cuprum이 그 유래이다. 이는 고대 그리스어 Cypros, 즉 키프로스 섬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그 이유는 키프로스가 구리의 산지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한자로는 동(銅)이며, 올림픽에서 1~3등에게 주는 메달 중 3등에게 주는 동메달의 주요 원료가 구리라고 보면 된다. 동메달이 영어로는 bronze, 구리와 주석의 합금이기 때문이다.
구리의 특성을 알아보면 구리는 모든 금속 가운데 전기 전도성이 두 번째로 높다. 전기 전도성이 가장 높은 금속은 은이고 그다음이 구리 그다음이 금, 알루미늄 순서이다. 이처럼 구리는 전성과 연성이 뛰어난 금속이라 현재의 정보화 시대에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전기회로의 동작 속도가 MHz 단위에서 GHz 단위로 늘어난 것도 내부 배선을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바꾼 덕분이다. 여기에 산성이나 염기성에 대한 내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며 또한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금속인 것도 특징이다.
< 포트스 코로나 이후 원자재 중 유망한 종목 > (출처 : 조선 비즈)
조리 기구 등에도 이용되지만 구리로 만든 조리 기구는 비싸다. 불긋한 아름다운 색상 덕에 어느 정도 큼지막한 공예품을 만드는 재료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노란 빛깔이 나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이 많이 쓰인다.
이처럼 구리는 사용도가 높기 때문에 비교적 흔한 금속 이면서도 비싼 축에 든다. 물론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실용적이고 대량으로 쓰이는 금속 중에서는 비싼 편이다. 오히려 금이나 은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더 많이 사용되면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금속 중에서 일반적인 철이 가장 압도적으로 싸고, 그다음은 알루미늄, 아연=납, 구리 순이다.
Ⅱ. 구리가 경기 선행 지수가 된 이유
구리는 Dr. Copper 닥터 코퍼 즉 구리 박사님이라고 부른데 그 이유는 구리가 쓰임새가 너무 많아서 구리의 가격이나 사용량을 보면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는 원유나 금보다 지정학적,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원자재인 데다 전기, 전자, 자동차, 해운, 가정용품, 동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의 재료로 사용되고 모든 인프라 산업에 두루 활용이 되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선행 지표로 사용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구리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면 경제가 어떤 식으로 움직인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구리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구리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경기가 상승한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반대로 구리 수요가 줄어서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 둔화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 구리 관련 기사 > ( 출처 : 한국 경제)
요약해 보면 물건이 잘 팔리고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하게 되면 구리를 사용하는 곳이 도처에 널려있으니 구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구리를 사기 위한 회사나 국가가 많아지게 되고 사람들이 구리를 주문하기 시작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지고 구리 가격이 상승하기 되는 것이다. 즉, 제품의 판매가 많아졌다는 신호로 보면 된다.
< 구리 가격 트렌드 > (출처 : 네이버)
과거 구리 지표를 보게 될 경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로 전 세계적인 경지 침체가 이어지게 되었고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고 주택 공급도 줄어들게 되면서 구리 가격이 2015년까지 지속해서 하락했던 것으로 알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대표적으로 구리 가격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Ⅲ. 현재 구리 가격의 트렌드
구리는 최근 1년간 가격이 90% 넘게 치솟았다. 코로나 19로 일순간 멈췄던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를 참고해보아도 중국의 건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세계 구리 가격이 크게 올랐다. 현재 구리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대표적으로는 미국이 주택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고 이 때문에 건설 경기가 좋아지면서 구리의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 구리 가격 추이 > (출처 : 중앙일보)
여기에 새로운 산업인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소비가 급증한 것도 구리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고 구리 값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일례로 전기차 한 대를 만들 때 필요한 구리가 약 90kg 정도로 기존 내연기관이 20kg 정도였던 것에 비하여 4배 정도의 수량이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구리는 녹색산업 시대의 새 석유로 각광을 받고 있고 구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대세이다. 참고로 에어컨에 들어가는 파이프가 보통 구리로 사용이 되는데 이렇게 구리의 가격이 올라가게 될 경우 구리 대신에 알루미늄으로 종종 대체가 되기도 하는데 제품 생산이나 수리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될 수 있어서 시장에서는 구리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 글을 마치며 ]
시장 경제의 흐름을 다양한 변수를 통해서 먼저 알아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이 원유와 구리이다. 그리고 구리의 경우는 원유보다 최종 생산재에 바로 투입이 된다는 점에서 실물 경제의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닥터 코퍼, 구리 박사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구리 매장량과 사용처 아직 소진되지는 않지만 사용량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이제 최근에 구리 가격이 상승했으니 구리가 들어가는 제품들의 가격이 동반해서 상승할 수 있겠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서 전기자동차 전자제품의 회로기판 스마트폰도 될 수 있겠다. 뭐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데 이는 경기 회복을 가지고 오겠지만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더 가속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