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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11. 2022

친절한 환율책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미국 주식을 산다는 말은 이제 일상적인 단어가 되어버렸다. 서학 개미라고 불리는 투자자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외환에 대한 자유로운 교환이 가능해지면서 환율이라는 단어는 일반인들도 일상에서 쉽게 확인하고 고려해야 할 변수 중에 하나가 된 시점이다. 


이런 환율은 어떻게 정해지고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은 경제를 읽는 장기간의 안목을 길러주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환율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환율, 이보다 더 쉬울 순 없다. 


달러가 약세일 때 미국 주식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미국 달러화 자산에 투자 시 달러화 강세와 투자대상증권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증시 상승이 동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약세일 때 미국 주가가 상승하는 반면, 달러화가 강세일 때 미국 주가가 하락한다. 


그런데 달러화 약세와 강세는 어떤 경우에 나타나는 것일까?


달러화 약세는 세계경제가 회복, 상승하는 시기, 즉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시기에 나타난다. 


반면 달러화의 급속한 강세는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의 위기시에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달러화 움직임에는 미국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및 금융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시기에는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진다. 


반면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커지는 시기에는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진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달러화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환차익이 기대되지만,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권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와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미국 증권투자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다. 


알쏭달쏭한 환율, 우선 개념부터 잡자. 


외환시장은 이종통화 표시 지불수단인 외환이 매매되는 시장이다. 


즉 미국 달러, 일본 엔화 등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장소이다. 서울 외환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거래가 이루어진다. 


또한 외환을 사고파는 거래는 모두 점두 시장에서 이루어진다. 


점두 시장이란 조직화된 거래소가 아닌, 은행의 창구를 통해 은행 간 그리고 대고객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반면 통화선물거래와 일부 통화옵션거래는 선물거래소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선물거래소는 부산에 위치해있다. 


은행의 외환 딜링룸에서는 매일 대규모 외환거래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틀어 서울 외환시장이라고 지칭한다.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제외한 모든 통화는 재정환율로 결정된다. 


실제 시장을 통해 거래되지 않는 국가의 통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준환율, 크로스 레이트, 재정환율을 알아야 한다. 미국 달러화, 우리나라 원화, 일본 엔화, 이렇게 3개국 통화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기준통화가 되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기준 환율이 된다. 


기준 환율이 설정되어 있을 경우, 기준 통화에 대한 제3 국 통화 환율을 크로스 레이트라고 한다. 


기준환율과 크로스 레이트가 설정되어 있는 경우 원화와 엔화 환율을 산출할 수 있다. 이를 재정환율이라고 한다. 


  Ⅱ. 환율,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이미 1997년 IMF 위기 상황을 통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력을 경험했다.


우리나라는 IMF 위기 상황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간에 잘 극복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기에 IMF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 때문일까?


IMF라는 이야기는 외환보유고가 바닥나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난 것은 상품 수출입에서 만성적인 적자로 외환보유고를 쌓아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1997년까지 적자가 지속됐지만 1998년에 390.3억 달러 흑자로 전환한 이후 1999년 239.3억 달러, 2000년 117.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1997년과 1998년 1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기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일까? 이는 달러 원 환율 급등 요인으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단기에 세계경제가 좋아졌거나 우리 수출 상품의 기술경쟁력이 개선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볼 수 없다. 이는 1998년 당시 세계경제는 좋지 않았고 국내 수출기업들이 1년 만에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1997년 말 달러 원 환율이 2천 원선으로 급등함에 따라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했고, 이것이 1998년부터의 무역수지 흑자의 원인이 되었다. 


1998년에 국내 수출은 2.8% 줄어든 반면, 수입은 35.5%나 감소했다는 점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위기를 대비하기에 충분한가?


우리는 세계 8위의 외환보유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고를 지속적으로 확충한 결과 2021년 8월 말 현재 세계 8위의 외환 보유국이 되었다. 


세계 1위는 중국이고 2위는 일본, 3위는 스위스, 4위 인도, 5위 러시아, 6위 대만, 7위 홍콩 순이며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의 상승과 함께 외환보유고의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의 외환보유액은 적정할까?


우리는 2021년 6월 말 현재 대외순채권을 4,569억 달러 보유한 순채권국이다. 또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주식과 채권 보유금액을 부채로 볼 경우에도 420.7억 달러 순자산을 가지고 있다. 


해외 채무 중 단기 채무는 30% 정도로 낮고 단기 채권이 60% 정도로 높다. 


또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캐나다 등 세계 주요 9개국과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다. 미국과 체결한 통화 스와프 600억 달러는 2021년 9월까지 이지만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와 통화스왑은 사전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아 위기시 무제한으로 통화스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다수의 국가와 통화 스왑을 체결하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외화자산과 부채구조로 볼 때 IMF의 외환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외화보유액 증가로 인한 관리비용 부담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만 2000년 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국내외적으로 경제 및 금융 위기에 발생할 경우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의 급속한 이탈은 피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달러 원 환율 급등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미국, 일본과 같이 안전 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Ⅲ. 환율과 투자의 메커니즘을 알면 돈이 보인다. 


위안화로 돈 버는 방법은 바로 이것이다. 


원화와 위안화는 미국 달러와 연동해서 움직인다. 원화와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동반 강세나 동반 약세를 나타냄으로써 원 위안 환율은 상당히 좁은 범위에서 등락한다. 


중국 투자 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투자자산에 대한 수익이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하에서 고도성장을 이룩했었다. 그러나 시장의 자율성과 경제주체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이전되어야만 한 나라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여전히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모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제의 비효율성이 높은 공기업이 비대해 있고, 기업 및 금융 기관 부실도 상당히 심각하다. 


2018년 3월에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향후에도 중국 경제에 부담요인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근본 원인인 중국의 미국에 대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주도의 중국 경제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국제 대순환론 : 중국 국가 계획 위원회 계획경제연구소 완첸이 제안한 경제성장 구상으로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해 노동집약형의 수출산업을 부흥시켜 세계시장으로부터 외화를 획득하고 여기에서 얻는 자금으로 중공업을 발전시킨 다음 농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세계시장을 매개로 중공업과 농업의 순차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구상임


쌍순환 전략 : 중국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향후 5년간의 경제 사회 발전 방향과 목표로 제시한 전략, 이는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 19, 저출산과 고령화 등 복잡한 대내외 환경에 대한 대응으로 그동안 수출주도형 성장에서 수출과 내수의 투트랙 전략으로 경제성장 노선을 변경한 것을 지칭함


2020년 코로나 19 사태 후 시행된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기저효과로 2021년에는 중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외부문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고, 내수 위주의 성장전략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 정부의 쌍순환 전환 전략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경제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 


  Ⅳ. 다가올 3년, 환율의 흐름을 말한다. 


금리와 환율은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앞서 환율은 2국 통화의 교환비, 즉 화폐의 가격이라고 했다. 금리는 원금에 지급되는 기간당 이자를 비율로 표시한 것으로 이자율이다. 


이자율은 통상적으로 연간 이자율을 의미하며 %로 표시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올해 은행에서 100만 원을 빌려 다음 해 105만 원을 갚았다면, 이때 A가 빌린 원금은 100만 원이고 5만 원은 100만 원을 빌린 대가로 지불한 이자이다. 


이자율은 5%가 된다. 따라서 금리는 돈의 가격이다. 


 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환율 이야기


내 이웃이 가난해지면 나도 가난해진다. : 근린 궁핍화 정책


관세 비관세 장벽을 통한 수출 증가 효과는 오래가기 어렵다. 


국제 금융용어에는 근린궁핍화 정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상대국의 희생을 통해 자국의 경제부흥을 꾀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1930년대 세계경제가 대공황에 빠져 있던 시기에 무역장벽을 통해 자국의 수출을 증가시키는 반면 수입을 줄이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근린궁핍화 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평가절하다. 또한 수출보조금 지급, 관세율 인상, 비관세장벽 강화 등도 자국의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주요국들은 앞다투어 평가절하를 통한 자국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지속적으로 자국의 수출을 증가시키지는 못했다. 


세계에는 A, B 두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 A국이 평가절하, 수출보조금 지급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A 국가의 수출이 증가하는 반면 수입은 억제된다. 


이로 인해 A 국가에서는 생산과 고용이 증가해 경제가 활기를 띨 수 있다. B국이 보복성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A국은 장기간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미국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 조짐은 2017년 8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역대표부에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관세의 보복조치가 반복되면서 무역전쟁이 심화되었다. 


2021년 8월 현재까지도 아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다시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 불균형이 시정되지 못했고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국영기업의 보조금 지급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함에 따라 이제는 체제 경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교역 측면에서 제재수단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중국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수입규모가 중국의 대미 수입규모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또한 화웨이 제재에서 보듯이 현대 사회 대부분의 중요 기술들은 미국에서 개발됐다. 미국의 첨단 기술의 제재까지도 고려했을 때에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 보인다. 


[ 글을 마치며 ]


환율이라고 하면 대개 미국 달러와 원화의 교환 비율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많은 무역거래에서 사용되는 통화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달러로 인해서 경제적인 위기를 경험했다는 아픔까지도 존재하면서 미국 달러의 변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고정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달러에 대한 투자도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달러의 투자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은 미국 달러의 가치가 상승 즉 원화의 하락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가 된다. 


그렇지만 급작스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외환보유고가 예전과는 달리 충분한 상황이고 경제 규모의 성장과 함께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으로 인해서 국제적인 통화 스와프도 체결되어 있어 안전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율에 대한 변동성이 경제적인 위기를 가지고 올 것으로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일정 수준의 상승은 예상이 된다. 


그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글로벌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는 안정적인 경제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 규모가 작거나 신흥 개발 도상국의 경우에는 경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고 보인다. 


그런 경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고 이런 현상이 온다고 해도 현재와 같은 양적완화는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과 선진국의 경우는 자국의 경제 부양책을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고 이제는 시행하는 단계로 발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투자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참고 도서 : 친절한 환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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