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andmer Jan 21. 2022

타임 세이빙과 타임 킬링 산업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코로나로 인해서 변화된 많은 것들 중에 하나가 디지털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미 데이터 사용량의 증가와 사용 인구의 증가를 통해서 디지털 세상의 활성화에 대해서 정리를 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이 변화가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이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환경이 주는 시간 활용 때문인데 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우리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타임 세이빙 효과와 여가 시간을 좀 더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타임 킬링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럼 어떤 산업이 타임 세이빙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떤 산업이 타임 킬링 산업이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타임 세이빙과 타임 킬링이란?


타임 세이빙과 타임 킬링의 의미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영어 단어를 직역하게 되면 타임 세이빙은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의미가 되고 타임 킬링은 시간을 죽인다 좀 순화해서 표현하면 시간을 소비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타임 세이빙이나 타임 킬링이나 모두 시간이라는 재화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공통적인 고민을 한다는 것에서는 차이가 없다.


이런 고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에게 시간이라는 것은 한정적인 재화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간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고 한 가지를 선택함과 동시에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유무형의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한 곳에서 다른 한 곳으로 이동할 때에 어떤 수단을 선택하게 될지를 놓고 고민을 해보자.


버스를 탈 것인가 지하철을 탈 것인가를 놓고 고민할 수 있다.


좀 더 편하게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탈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지불한 비용이 시간적인 세이브가 된다거나 체력적인 안배를 위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기꺼이 지불하고서라도 택시를 선택할 수 있다.


좀 더 복잡하게 생각해 보면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을 이동하게 되더라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비행기나 배, 기차 등이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시간을 사용하면서 이동하지만 가격에 따라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등급이 나뉘게 된다.

< 비행기 클래스 별 가격표 예시 >

퍼스트 클래스를 사용할 수도 있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사용할 수도 있고 이코노미 클래스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대에 이동하지만 가격은 차이가 나게 된다.


시장 경제에서 이런 차별화된 서비스는 당연한 논리가 되어서 더 이상 우리가 특별하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고려해볼 때에 타임 세이빙과 타임 킬링이라는 산업은 시간이라는 재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해 주기 때문에 금번에는 각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Ⅱ. 타임 세이빙 산업


먼저 타임 세이빙 산업 시간을 절약해주는 산업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


타임 세이빙 산업의 대표적인 도구는 인터넷이다.


인터넷의 발달은 정보의 교환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좀 더 풀어서 설명을 해보면 한쪽의 정보를 한쪽에 전달할 때에 전기를 통해서 전달해 더 적은 시간에 더 적은 노력으로 더 적은 비용을 발생시키면서 전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이를 단계별로 보면 예전에 편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종이에 글을 써서 전달하고 직접 혹은 누군가가 대신 전달하고 이에 따른 시간적인 비용이나 금전적인 비용이 발생되었다.


나라 간 이동을 하게 되면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이 걸리는 시간을 소비해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보를 전달하게 되면 시간적인 소비가 많아지고 어떤 경우에는 그 정보는 이미 시간이 지나가 버려서 큰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도 발생된다.


그런데 인터넷을 활용하게 되면서 몇 분 아니 몇 초 단위로 정보가 공유되고 있어 공간적인 차이나 시간적인 차이가 발생되지 않게 되었다.


더 간편하게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은행업무를 보기 위해서 직접 방문을 해서 서울에서 부산에 돈을 송금해야 했다. 이 경우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은행에 가야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은행 업무시간과는 무관하게 24시간 내내 아무 때나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송금을 할 수 있다. 나아가 돈을 보낼 때 발생되는 수수료도 거의 없어진 시대이다.


이처럼 인터넷은 기존에 비해서 많은 분야에서 시간을 단축시켜주었고 나아가 비용까지 단축시켜주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더 많은 발생될 것이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의 시간을 절약해주어서 우리가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타임 세이빙 산업의 근본적인 목적이다.



Ⅲ. 타임 킬링 산업


산업의 발달로 인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예전에 비해서 높아진 생산성이다.

< 인당 GDP 변화 >

1909년부터 2009년까지의 전 세계 주요국들의 인당 GDP의 변화를 살펴보자.


1909년대에는 1만 불을 넘는 국가는 고사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이 일 년에 5천 불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증가하더니 1950년대 중반부터는 1만 불을 넘는 국가가 탄생했고 대부분의 나라들의 인당 GDP가 성장했다.


표본으로 나타낸 국가들만을 기준으로 보았지만 스펙트럼을 더욱 넓혀 더 많은 나라를 비교해보더라도 유사한 결괏값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생산성의 증가와 근로시간의 변화는 어땠을까?

< 년간 인당 평균 근로시간 >

년간 노동자들의 평균 근로시간을 동시간대로 비교해보자. 일하는 시간 즉,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생산성의 증가와 노동 시간의 축소를 복합적으로 생각해서 시간당 생산성 측면에서 본다면 어떨까?


이는 시간당 생산성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알아보면 된다.

< 시간당 생산성 변화 >

1950년부터 2017년까지 시간당 생산성을 알아보면 1950년대에는 1시간에 평균 10달러 이내의 생산성을 보였다면 현재는 평균 시간당 40달러 이상 미국이나 독일의 경우는 시간당 60달러 수준까지도 치솟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근로 시간은 줄었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졌고 이를 요약해보면 적은 시간을 일하고도 더 많은 생산성을 만들어내고 있는 시대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 예전에 비해서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 여유로운 시간을 살아가게 되었고 이를 반영하듯이 새로운 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타임 킬링 산업이다.


이 때문에 타임 킬링 산업의 핵심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데에 있다.


타임 킬링 산업의 대표적인 예로는 대중문화, 게임, 스포츠가 있다.


첫 번째 대중문화의 경우 디지털의 시대적인 변화로 인해서 가장 크게 급성장한 상품이 되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적인 요소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는 것에는 수많은 장벽이 존재했었다.


음악의 경우 유명한 가수들의 직접 여러 나가에 가서 콘서트를 해야 했고 이후에 더 많은 인기를 얻는다고 해도 시간적인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모든 나라에 가지 못했다.


마이클 잭슨을 예로 들면 총 4번을 한국에 방문했지만 공연을 펼친 것은 두 번 밖에 되지 않는다.


비틀스도 수십 차례나 월드 투어 콘서트를 했지만 한국에서 한 적은 없다.


하지만 디지털은 이런 한계를 극복시켜 주고 있다. 외국의 유명 밴드들의 공연이나 음악을 실시간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 공간은 가상현실에서 콘서트를 하고 전 세계의 팬들이 접속해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물론 메타버스에 접속해서 공연을 본다고 해서 무료는 아니다. BTS는 온라인 콘서트에서만 500억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더 많은 문화적인 콘텐츠가 더 쉽게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되어 타임 킬링 산업의 대표주자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게임 산업이다.


게임 산업은 모바일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이제는 개인 차원의 게임이 아니라 다수가 함께 게임을 하며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진화하고 있다.

< 게임 산업 시장 규모 변화 >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게임 산업의 시장 규모 성장을 보면 그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연평균 성장세는 전체 게임산업은 11%인데 모바일과 PC, 게임기 산업으로 구분해 보면 모바일이 26.8%로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산업의 급격한 성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 1980년대 오락실 풍경 >

1980년대 게임 시장을 예로 들어보면 대부분 오락을 하는 주요 연령층은 10대 많이 잡아주어야 20대 초반까지였다.


그 이상의 나이 30대 혹은 40대 50대 아저씨들이나 특히 여성들이 오락실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락실은 10대 남자아이들의 전유물 같은 곳이었고 여성이나 그 외의 나이대 사람들에게는 큰 흥미나 재미를 주는 장소는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와 남녀 성비를 보면 이런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부수어 준다.

< 게임 사용자 나이대와 설별 통계 >

먼저 연령대를 보면 18세 이하는 26%밖에 되지 않고 18세에서 35세까지가 30%로 가장 높다.


특히 50세 이상도 전체 게임 인구의 27%나 달해 거의 전 연령대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남녀 성비를 보게 되어도 예전에 비해서 게임을 즐기는 여성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가 56% 여자가 44%로 완벽히 절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거의 비등하다고 보인다.


이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인다.


모바일을 통해서 무료로 다운로드하여서 쉽게 즐기고 어렵지 않은 난이도로 누구나 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어 게임 참여자의 연령대가 폭넓게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게임 산업은 타임 킬링의 대표적인 카테고리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스포츠 산업이다.


프로 스포츠 콘텐츠는 사회적인 영향력과 함께 마케팅 효과, 네트워크 효과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매우 큰 전통적인 문화 사업 영역이다.


하지만 디지털화와 맞물리면서 자국의 스포츠 리그가 아닌 외국의 프로 리그에 관심을 갖거나 시청을 하는 것이 이미 익숙해진 세상이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등은 이미 시차가 9시간이나 나는 우리나라에 익숙한 리그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예전에 비해 인기가 줄어들었다고 평가되었던 미국 프로 농구도 최근 그 인기가 급상승했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서 더 많은 볼거리를 찾는 사람들로 인해서라고 한다.

일례로 CJ 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LA 레이커스와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맺기도 했는데 가장 큰 이유가 LA 레이커스의 글로벌 팔로워 수가 6천만 명에 육박해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포츠 산업이야말로 한 순간에 집중해서 즐기기에는 가장 좋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월드컵 결승전이나 챔피언스리그, 월드 시리즈 같은 이벤트는 예전의 모든 경기를 즐기지 않아도 그 한 경기만을 놓고도 충분히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스포츠 하이라이트는 몇 분의 시간을 순식간에 보내기에 매우 좋은 아이템이 되어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특징으로 인해 스포츠 산업도 타임 킬링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글을 마치며 ]


인류의 역사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근대사회는 먹을 것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로 수렵 채집 문화를 농경 가축 문화로 발전시켰다.


이후에는 기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냈고 인류는 더 적은 노동을 하고도 더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 산업의 변화도 이런 노력을 끊임없는 결과물일 것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상거래는 더 적은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해 주고 상거래에 들어가는 비용절감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간적인 절약은 우리에게 잉여시간을 선사해주고 이는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타임 세이빙 산업과 이로 인해서 발전될 타임 킬링 산업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보인다.


이전 10화 코로나 이후 저축률의 변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