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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20. 2022

코로나 이후 저축률의 변화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저축률을 말하기 전에 저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저축이라고 하면 일정기간 동안의 경제활동 결과로 얻어진 소득 또는 생산액 중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부분만큼 소비하고 남은 부분을 말한다.


저축은 경제활동 결과에 따라 토지, 건물, 기계 등과 같은 실물자산과 예금과 같은 금융 자산의 형태로 보유된다.


따라서 국민 경제 전체의 입장에서 볼 때 저축은 실물 자산의 증가와 금융자산의 증가로 나타나게 된다.


저축이 중요한 이유는 국가 경제 측면과 개인생활 측면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가 경제 측면에서는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자립 경제를 구축할 수 있으며 무역 수지 개선과 물가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개인 생활 측면에서는 자녀 교육비나 결혼 자금, 재난 대비와 안락한 노후 생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저축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 현재의 저축률은 어떤지 코로나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나아가 어떤 변화가 추가적으로 생겨나게 될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Ⅰ. 한국 가계 순 저축률


저축률이란 가계 순저축 금액을 (가계 처분 가능 소득에 연금기금의 가계 순지분 증감)으로 나눈 것을 말한다.


이는 한 해 동안에 벌어들인 금액에서 세금과 이자 등을 제외하고 개인이 쓸 수 있는 모든 소득 가운데 소비 지출에 쓰고 남은 돈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일 년에 1200만 원을 벌었는데 이중 세금이 150만 원 고정성 예적금에서 얻은 이자로 벌어들인 소득이 50만 원이라면 이를 제외하면 1000만 원이 순수하게 노동 혹은 자본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된다.


그리고 그중에 500만 원을 소비하고 500만 원을 저축했다면 저축률은 500만 원 나누기 1천만 원이 되어서 50퍼센트가 된다.

한국의 가계 순저축률 추이를 보게 되면 1990년대에는 20퍼센트를 웃돌고 있다가 이후 감소해서 2000년대에는 한 자리 수로 낮아지게 된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의 평균 저축률은 4.3%대이고 2017년 이후 조금씩 증가해서 현재는 10% 내외가 되고 있다.

< 한국 금리 변동 추이 >

저축률이 낮아지게 된 이유는 금리와 가장 큰 연관이 있는데 1990년대에는 예적금 금리가 15% 이상으로 고금리 시절이기 때문에 저축률이 높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금리가 5% 이하로 낮아지면서 저축률이 낮아지게 된 것이다.


저축률이 낮아지게 된 만큼 소비가 늘었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소비도 증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저축률이 낮아질 만큼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의식주 소비지출 비중 추이를 보게 되면 2000년대 초반에는 40%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36% 수준으로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인당 GDP는 1990년 6천5백 불에서 2018년 3만 1천5백 불까지 증가하면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수입의 비중을 감안할 경우 소비 지출 비중의 증가로 저축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저축률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비금융 자산인 부동산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낮아지고 저축률도 낮아지게 된 것이다.


그럼 최근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2019년부터 2021년까지를 살펴보면 먼저 국내총생산은 코로나로 인해서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이 말은 가계의 소득은 큰 폭으로 늘지 못했지만 저축률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뜻이다.


2020년에는 11.9%대까지 상승했으며 2021년에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나라만 온 것이 아닌데 다른 국가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Ⅱ. 국가별 저축률


먼저 소비 대국이라 불리는 미국을 살펴보자.

< 미국 개인 저축률 단위 % >

미국의 개인 저축률의 과거를 살펴보면 가장 높았던 때에도 10%를 채 넘기지 못한다.


평균 3% 이하의 저축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년대 들어서는 거의 1% 이내의 저축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 현재는 어떨까?


2020년부터 저축률이 급등하기 시작한다.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평균 20%의 저축률을 보였다.


이렇게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갑자기 소비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져서 저축을 하게 된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엄청난 부양책 덕분이었다.


미 정부와 의회는 2020년 9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천조가 넘는 돈을 경기 부양책으로 풀었다.


이 돈으로 인해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인당 600달러씩 매주 현금을 받았다. 이 흐름은 2021년에도 지속되었고 이로 인해서 현재 미국인들은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을 가계가 보유하고 있게 되었다.

금액적으로 확인을 해봐도 쉽게 알 수 있는데 2020년 3월에 미국 가계의 누적 저축액은 6백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불과 1년 5개월 만에 2.3조 달러가 미국 가계의 누적 저축액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만 그랬을까? 유럽의 주요국들과 일본 호주를 들여다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팬데믹 이후 국가별 저축률은 기존보다 급증했다.

유럽의 경우는 가계의 누적 저축액 금액도 미국과 유사하게 증가해서 2019년 말 250억 유로에서 현재는 3,550억 유로로 증가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경기 부양책으로 나온 돈들이 소비로는 이어지지 못했고 어딘가에 저축으로 변해서 현재는 쌓여있는 형태로 보인다.



 Ⅲ. 앞으로도 저축률과 저축액이 증가할 것인가?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는 회복되지 못했지만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서 저축률과 저축액이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현상이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하지만 앞으로 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 부양책이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로 인한 경기 부양책을 쓸 만큼 경제 체력이 좋지 못하다.


너무 많은 돈이 풀려서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고 있고 이 때문에 더 많은 돈을 풀어서 긴급 구호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국가는 없어 보인다.


결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예전처럼 유지되거나 증가할 여력이 없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물가가 상승해 예전보다 소비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면 2020년 1월 물가 상승률이 2% 대였지만 현재는 7%이다.


이를 간략하게 설명해보면 예전과 동일한 숫자의 상품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에 5% 이상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지속해서 소득이 늘어나는 가정이 아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예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소비에 지출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저축액과 저축률이 상승할 수는 없다.


 [ 글을 마치며 ]


저축액과 저축률이 줄어든다고 해도 이미 현재까지 저축한 금액이 예전에 비해서 매우 높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부양책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럼 여기에 한 가지 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저축액이 높고 예전에 비해서 금리도 올라가면 예적금으로 인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예대마진 (예적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을 보면 이 생각은 틀렸음을 알 수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상승하지만 예적금 금리는 대출금리의 인상과 동일한 비율로 상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현재 은행이 보유한 현금도 충분하고 향후 대출을 더 늘릴 수도 없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를 더 올려서 시중의 현금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부터는 시중에 소비를 활성화시켜서 실물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을 더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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