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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Feb 03. 2022

원목 가격과 거미집 이론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거미집 이론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주기적으로 불균형이 발생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추 가격이 어떤 해에는 폭락하고 어떤 해에는 상승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배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울상을 짓게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흉년이 들고 풍년이 들어서라기보다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경향이 크다.


배추 가격이 비싸지게 되면 배추를 농사짓는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배추를 심은 밭의 면적이 늘어나게 된다.

다음 해에는 전년에 비해서 배추가 많아지면서 수요는 일정한데 공급이 과잉이 되면서 배추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다시 배추농사로 큰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 농가들이 배추 외에 작물을 선택하면서 다시 배추 공급이 부족해지고 배추 가격이 상승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것을 그래프로 그리게 되면 거미집 모양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거미집 이론이라고 한다.


예전에 거미집 이론에 대해서는 한번 정리한 적이 있는데 최근 코로나와 맞물려 변화된 현상들을 참고 삼아 추가적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Ⅰ. 광어와 우럭 가격의 폭등


코로나가 발생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같은 정책이 시행되면서 회식이 줄어들고 외식의 대표 업종 중에 하나였던 횟집에 발길이 끊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서 횟집의 대표 어종이었던 광어와 우럭의 소비가 급감하게 되고 2020년 1월부터 가격이 하락하게 되어 3월까지 14% 가까이 출하 가격이 폭락했다고 한다.


수요가 없으니 공급이 넘쳐나고 가격이 하락하게 된 것이다. 광어와 우럭이 소비되지 않자 양식업체들은 수조와 광어와 우럭이 쌓여갔고 이로 인해서 치어를 키우지 못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계속될 것 같은 분위기로 인해서 양식업자들은 당분간 판매 회복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치어 보급도 줄어들게 되었고 이 현상은 2021년부터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서 온라인 상거래가 늘어나고 집에서 거의 모든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이 되자 회도 주문을 해서 배달해서 먹는 수요가 증가되었다.


광어와 우럭 같은 회를 배달해서 먹는 수요는 서서히 회복되었지만 이제 문제는 공급에서 발생되기 시작했다.


치어 양식이 전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던 영향으로 인해 출하될 수 있는 크기의 광어와 우럭이 부족해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 환경 변화의 요인으로 인해 해수온도가 상승해 우럭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 영향도 컸다고 한다.


또 우럭이 가정 간편식인 HMR (Home Meal Replacement)에도 포함되면서 안 그래도 부족한 우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더 상승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현재 횟집에서는 광어와 우럭이 단가가 맞지 않아서 주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되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다시 또 일시적인 현상이 되어서 양식업체들이 최근 치어량을 늘리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해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Ⅱ. 크리스마스트리


이제는 미국에서 발생된 일을 한 번 들여다보자.


불과 3개월 전인 2021년 11월에는 크리스마스트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국의 경우 12월 25일 성탄절에 가정마다 하나씩 설치하는 크리스마스트리의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인해서 25%씩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기사였다.


특히 5m 이상의 대형 트리의 경우는 공급이 부족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이미 다 팔린 상황이라는 뉴스가 덧붙여지기도 했다


코로나와 크리스마스트리는 크게 연관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떤 이유로 크리스마스트리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인지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트리 가격이 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공급이 부족했던 것이었다.


2021년에 미국의 이상기온과 홍수, 가뭄 등의 기후변화로 인해서 자연재해로 인해서 생목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에 트리의 공급이 전년에 비해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그럼 수요는 비슷했을까? 수요 역시 2020년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에 비해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2020년 미국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 여파가 급속도로 증대되는 분위기였고 의료 부족, 백신 공급 지연 등으로 인해서 2021년과는 달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형국이었다.


결국 트리 업자들은 예전에 비해서 적은 숫자의 트리를 판매했고 이는 트리 재배를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 크리스마스트리는 년간 한 번만 사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크리스마스트리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없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되는 필수 생활품은 아니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와 연계해서 다른 쪽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되었다.


 Ⅲ. 원목 가격 급등


이와 유사하게 지난 2년간 가격이 급등한 상품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미국 목재 가격이다.

미국 목재 가격은 2020년 전까지 평균 600달러 (1000 보드 피트당) 수준이었는데 2020년 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2021년 5월에는 1,639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그럼 원목 가격이 급등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원목 가격이 급등한 이유 역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주택시장의 침체가 예상되었고 제재소들은 목재 생산을 중단했다.


그런데 시장이 침체되기는커녕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물량이 부족해졌다.


한 번 달아오른 주택시장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건설업자들은 너도나도 주문을 넣기 시작했고 필요한 공급량을 넘어선 주문까지 발생되면서 재고가 더더욱 부족해져 가격이 급등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목재도 지연이 되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2021년 중반에는 일시적으로 오른 목재의 가격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서 가격이 40% 이상 하락하면서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주택 건설 붐으로 인해서 목재 가격은 다시 상승했고 현재는 1,200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크리스마스트리가 부족했던 근본 원인이 홍수 가뭄으로 인한 목재의 재배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는데 다른 나무라고 해서 건강하게 잘 자랐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주택 건설 붐으로 인해서 예전에 비해서 더 많아진 수요량으로 인해서 현재 원목 가격의 상승은 쉽게 예전 수준으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 글을 마무리하며 ]


거미집 이론의 대표적인 예시로 드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배추 가격이고 하나는 부동산이다.


이 두 가지 상품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이 발생되었을 때에 단기간에 공급이 맞춰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 글에서 예시로 나열한 상품들이 모두 이와 유사하다. 광어나 우럭, 원목의 경우도 모두 비슷한 경우라고 보인다.


이런 상품들은 일정 기간 시간이 지나야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한 순간에 수요가 폭발하게 되면 공급량이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공급자들이 쉽게 수요를 맞추기가 어렵다.


이를 고려해본다면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품목들이 많이 있다.


일시적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서 공급이 줄어 시간이 지나 수요가 회복된 다음에도 공급이 수요를 맞춰주지 못하는 품목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시장 논리는 다시 공급의 회복을 만들어낼 것이고 다시 가격은 정상화될 것이다.


거미집 이론의 최종도 이를 말해주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반복되지만 최종적으로는 중앙의 한 점에 다다르게 된다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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