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어떤 해에는 폭락하고 어떤 해에는 상승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배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울상 짓게 한다고 한다. 배추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단순히 한 해에는 농사를 잘 지어서 풍년이 되고 한 해에는 농사를 잘 짓지 못해서 흉년이 되어서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것인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
아무리 농사에 격차가 발생된다고 해도 현대 농업의 발전을 고려해보면 너무 큰 가격의 격차가 발생된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차이로 인해서 발생되는 것인데 이를 두고 경제학에서는 거미집 이론이라고 부르고 있다.
거미집 이론이라고 불러서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설명을 들으면 별거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쉽게 알 수 있고 각자의 분야에서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오늘은 거미집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Ⅰ. 거미집 이론이란?
거미집 이론이란 수요과 공급이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발생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거미집 이론과 관련된 그래프를 하나 가지고 왔는데 여기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기준으로 이해를 해보도록 하자.
< 거미집 이론 그래프 > (출처 : 구글 이미지)
거미집 이론이라는 것에 대해서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래프에 집중하기보다는 결과론적인 현상으로 이해를 하면 더 쉬울 것 같다.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함에 따라서 가격이 폭등하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서 팔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져 공급이 늘어난다.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서 반대로 가격이 하락한다.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서 판매자가 줄어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 배추 가격 관련 기사 > (출처 : 조선 비즈)
실제 사례로 예를 들어보자. 2020년 12월 7일 자 기준 신문이다. '롤러코스터 탄 배추값 이번엔 폭락'이라는 제목의 뉴스다. 배추 가격이 상승하게 된 이유는 배추 가격이 상승하자 배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배추 재배 면적의 확대를 가지고 왔다. 배추 재배 면적이 확대되면서 배추는 풍년이 되었다.
배추가 풍년이 되자 배추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예상했던 배추 가격이 나오지 않자 농민들은 울상을 짓게 되고 배추 출하량을 줄이게 된다. 배추 출하량을 줄이면 다시 배추 공급량이 줄어들게 되고 배추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요약하면 이렇다 : 배추 공급이 부족 → 배추 가격 상승 → 배추 재배 확대 → 배추 공급 확대 → 배추 가격 하락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배추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큰 폭으로 반복되게 된다.
이 과정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거미집과 모양이 닮았다고 해서 거미집 이론이라고 부른다.
Ⅱ. 거미집 이론의 응용
거미집 이론을 자주 표현하는 시장 중에 하나가 부동산 시장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데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서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 전용 85m2 초과 주택 공급량 현황 > (출처 : 한국 건설 신문)
2007년부터 2016년까지의 부동산 공급 현황을 보게 되면 전용면적 85m2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2010년을 최대치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고점이었던 2010년과 비교를 해보면 2016년은 4분의 1 수준으로 향후 85m2의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는 것이 2017년 1월 자 신문의 내용이다. 중대형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 이유는 시대적인 변화의 결과인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서 소형 평수 공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이 문화가 건설 현장에도 적용되면서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2017년의 내용이다.
< 코로나 중대형 아파트 가격 관련 기사 > (출처 : 동아닷컴)
그럼 2021년 1월로 와보자.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집에서의 거주가 늘어난 것도 맞고 좀 더 넓은 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맞지만 집값의 상승을 단지 수요의 증가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과거 5년간 지속적으로 공급을 줄여온 나머지 기존 수요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공급이 부족해진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더 확대해서 생각해본다면 부동산 가격상승은 85m2 초과의 중대형 평수 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Ⅲ. 글로벌 경제 동향
최근 1년간 부동산 가격이 한국만 급등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난 2020년 1분기부터 2분기까지의 주요국들의 가격 변동을 보게 되면 한국이 그나마 집값 증감이 과도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독일이고 그다음이 캐나다, 프랑스 순이다.
< 세계 주요국의 집값 상승률 > (출처 : 조선일보)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이상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10년 전 글로벌 경제 위기 때는 집값이 평균 10% 떨어졌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에도 미국 독일 등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집값이 5% 정도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금리 하락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각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 지원한 가계 지원금과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주택 구매 수요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고 한다.
< 미국 주택 시장 가격 상승에 대한 기사 > (출처 : 조선 비즈)
특히 최근 미국의 집값 상승세는 그 속도가 이상현상을 넘어 과열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국 주택 시장은 2006년 이후 가장 심하게 요동치는 수준이다. 30~40대에 접어드는 밀레니얼 세대 수요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를 넘긴 정부의 유동성 투하가 근본적인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집값이 상승하는 것은 맞는 현상일 수 있다. 대출금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공급이 감소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 미국 단독 주택 건설 동향 및 전망 > (출처 : 건축사 신문)
현재는 늘어는 수요 때문에 2020년부터 2021년은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추세이다.
[ 글을 마치며 ]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비싼지 싼 지에 대해서는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비싸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얼만큼 비싼가에 대해서는 2020년 세계 주요 도시의 도심 아파트 값을 봐도 확연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 서울 도심 집값 > (출처 : 조선 비즈)
평당 가격은 세계에서 4번째로 비싸고 이는 뉴욕이나 파리 도쿄보다도 비싸다. 경제 규모나 물가 수준을 감안해도 서울의 가격은 비싼 것이 맞다. 더 중요한 점은 최근 3년간의 상승률인데 가격이 가장 비싼 홍콩의 집값은 29%가 오르는 동안 서울은 44%가 올랐다.
이렇게 상승하게 된 이유는 저금리, 유동성 확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 증가 등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은 공급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세계 주요 국가들을 참고로 해봐도 결국은 공급이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같다.
배추값이나 부동산이나 가격은 돌고도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