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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11. 2022

트럼프 시대의 달러

강달러와 약달러의 시대를 읽는 법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트럼프의 시대는 지났지만 달러는 계속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바뀔리는 없기 때문이다. 


단지 강달러가 약달러로 변경이 될 수 있고 이는 경제의 순환주기 중의 하나라고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보다는 미국 달러의 포지션 즉, 강달러와 약 달러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나아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약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책이기는 하지만 경제를 읽는 눈을 갖추는 데에 매우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 어떤 내용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Ⅰ. 부자는 달러 사이클에 따라 투자한다. 


지금의 달러 기축통화 시스템은 금을 초월한 순간부터 트리핀의 딜레마는 사라지고, 기축통화의 장점인 세뇨리지만 남게 되었다. 


즉 트리핀의 딜레마는 미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내도 문제이고 적자를 내도 문제인데, 지금의 달러는 미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든 적자를 내든 상관이 없는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지면 달러 위기설과 대안에 관한 주장들이 대두되지만, 막상 미국이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를 내기를 바라는 수출 국가는 단 한 군데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교역국들이 나누어 가질 달러 파이의 크기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클수록 교역국들끼리 나눌 달러가 많아진다. 미국 수출에 의존도가 큰 이머징 국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즉 미국이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를 내면 교역국들이 달러를 벌어가기는 고사하고 뱉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달러를 공급하는 유일한 나라인 미국이 다른 나라한테서 달러를 벌어가면 교역국들이 경상수지 합계는 적자가 되며, 일부 국가에서 필연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고 언론에서 난리가 나도, 달러와 미국의 위상은 변함이 없으며 다시 부활하게 된다는 것을 경제지표를 보지 않고도 알게 된다. 


다만 모든 경제활동에는 사이클이 있으며, 달러에도 사이클이 있다. 달러가 약해진다고 달러가 망하는 것이 아니라, 약 달러 사이클 다음에는 강달러 사이클이 온다. 


이후에는 당연히 약 달러 사이클이 다시 오면서 사이클이 반복된다. 일반적으로 강달러 사이클에서는 선진국 경기가 좋고, 약 달러 사이클에서는 이머징 국가의 경기가 좋다. 


자본은 수익이 나는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속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이머징 국가들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데, 글로벌 자본은 실물경기 및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이 사이를 오간다. 


그러다가 방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자본은 한쪽에서 거의 탈출하다시피 해 다른 곳으로 몰려가는데, 이러한 사이클이 10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본의 속성이 거품이 생겼다 터지는 것이 반복되는 붐 앤 버스트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달러 사이클의 주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선진국이 이머징의 자본을 빨아들이는 시기가 강달러 사이클이고, 반대로 이머징이 선진국의 자본을 빨아들이는 시기가 약 달러 사이클이다. 


이머징 경기가 개선되는 데 선진국의 자본이 이머징으로 더 몰리면 이머징의 붐이 발생하고, 선진국 경기가 더 매력적인 상황이 되어 자본이 이머징을 탈출해 선진국으로 몰려가면 이머징의 버스트가 발생한다. 


그래서 강달러 사이클에서는 자본력이 취약한 이머징 국가들의 위기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자본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괜히 선진국을 안전자산으로, 이머징을 위험자산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통화의 차이다. 


미국의 달러는 말할 것도 없고, 유로화 같은 선진국의 통화는 글로벌하게 통용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인 달러와 유로화가 이머징으로 흘러들어 간다고 해서 위기에 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머징 국가에서의 자본 유출은 자국 통화가 아니라 달러나 유로화 위주로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다. 


이것은 애초에 공평한 게임이 아니며, 이머징 국가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된다. 


쉽게 말해 IMF에서 어떤 이머징 국가의 건전성을 평가할 때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즉 해외의 부채를 갚을 수 있는 통화인 달러나 유로화를 얼마나 보유했느냐를 평가한다. 


자국 통화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머징 국가가 자국 통화를 많이 찍어내면 그 나라의 인플레이션만 올라갈 뿐, 신용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해 경기가 어려울 때 달러와 유로화를 마구 찍어내서 경기를 살려냈다. 


이를 양적완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머징 국가에서는 양적완화라는 것이 없다. 브라질이 경기가 위기라고 헤알화를 마구 찍어내는 양적완화를 하면 어떻게 될까?


헤알화가 폭락하고 자본 유출이 더 심해지며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릴 것이다. 


더 쉽게 말해서 약 달러 사이클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돈인 달러와 유로화가 이머징 국가들로 흘러가서 버블을 만들어낸다. 


강달러 사이클에서는 이머징 국가에 머물던 달러와 유로화가 그들이 고향인 미국과 유럽으로 되돌아간다. 


다들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글로벌하게 이동하는 자본은 달러와 유로화 등 선진국의 통화이지, 이머징 국가의 통화는 이동하지 않으며 자국에서만 쓰이는 통화다. 


이 말이 상징하는 바는 엄청나게 중요하며, 사실 유로화도 유럽 지역을 제외하고는 달러화의 위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글로벌 자본은 사실 달러를 말한다. 강달러 사이클과 약 달러 사이클은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고향인 미국에서 머무느냐, 아니면 이머징 국가들에서 머무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강달러 사이클에서는 선진국 위주로 투자해야 하고, 약 달러 사이클에서는 이머징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 


경기 사이클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일반적으로 선진국 자산은 안전자산, 이머징 국가들의 자산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이나 통화가치, 부도 가능성 등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이머징 국가들의 자산 가치가 변동성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간의 성장률 차이가 크지 않다면 합리적인 투자자는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위험을 택할 이유가 없으며 이머징 국가의 비중을 줄이고 선진국 비중을 늘린다. 


 Ⅱ. 역사의 반복 vs. 극복


많은 이머징 국가들이 달러에 고정된, 내지는 환율 변동폭이 미미한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당수의 국가들이 변동환율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위기 대응능력이 크게 개선되었다. 


고정환율제는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시스템이다. 기업이나 정부가 환율 걱정 없이 경제활동을 계획 실행할 수 있고, 물가도 안정적이며, 환율의 급변동에 의한 위기도 없을 것이다. 


강조하지만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고정 환율제는 말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달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A라는 고정환율제 국가가 존재하는데, 고성장하는 신흥국이라고 가정해보자. A 국가의 대표기업인 a라는 기업은 투자를 위해 이자율이 더 낮은 달러 부채를 조달한다. 


참고로 신흥국들은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자율이 일반적으로 높다. A 국가는 고정환율제라서 a기업은 환율에 대한 헤지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A 국가의 외채가 늘어나자 해외의 은행은 추가 대출을 거절한다. 이 소식을 들은 해외의 투자자는 A 국가에서 위험을 느끼고 투자금을 회수해간다. 


A 국가와 통화와 달러의 비율이 1대 1이었다면 이 비율에 따라 달러로 환전해서 가져간다. 즉 정부는 투자자에게 고정된 비율에 해당하는 달러를 제공해야 한다. 


또 다른 투자자는 고민한다. 이대로라면 A 국가의 달러는 바닥날 것이며,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하지 못해 환율은 폭락할 것이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최대한 먼저 내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또 다른 투자자는 A 국가의 통화가 고평가 되어 있다고 결론지어 A국 통화에 대한 공매도를 한다. 


A국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한 보유한 달러를 팔아서 자국 통화를 매수한다. A국의 달러는 마침내 바닥이 나고 만다. 


결국 A 국가는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하자 A국의 통화가치는 순식간에 반토막이 난다. 


수입물가는 2배로 올라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달러 부채가 있는 a기업은 부채비율이 급등하면서 신용 등급이 하락하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정부는 휘발유와 수입 농산물 가격이 2배가 되자 민심을 달래고자 보조금을 주면서 재정적자가 확대된다. 


이렇듯 고정환율제는 그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달러가 있을 때만 작동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는 트리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B라는 변동환율제 국가가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B국의 외채가 많아지자 환율 시장에서는 이를 B국의 통화가치에 조금씩 반영시키며 시간을 두고 통화가 20% 절하되었다. 


공매도하려던 투자자는 이미 통화가 하락한 것을 보고 다른 먹잇감을 찾아 떠난다. 


또 다른 투자자는 B국의 관심 있는 b수출기업에 20% 싸게 투자할 기회라고 판단해서 투자를 결정하며 B국에 자금이 유입된다. 


b수출기업은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덕분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면서 자국에 달러를 유입시킨다. 


즉 변동환율제는 위기 발생 시에 오히려 완충 역할을 하게 된다. 


각 국가에게 달러의 확보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그동안 벌어놓은 것들이 있으니 당장 위기가 오지는 않겠지만 이머징 국가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000년대 브릭스의 부상은 미국 경상수지의 적자폭 확대에서 기인한 것이며, 그런 호시절은 당분간 다시 오지 않는다. 


물론 이머징 국가들이 내수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 수도 있다. 그런데 내수 성장 정책이라는 것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늘려서 인프라 등 투자를 늘리고 복지를 확대하며 부동산 띄우기 외에도 뾰족한 방안도 없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재원은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며, 국가의 부채는 결국 국민의 부채이자 앞으로 납부해야 할 세금이다. 


없는 성장을 만들어내려고 돈을 푸는 정책이 반복되고 나면 결국 더 거대해진 부채만 남을 것이다. 


 Ⅲ. 달러 사이클은 결국 부채 사이클이다. 


부채 없이는 위기도 없다. 이머징 국가들의 위기는 항상 부채의 증가 뒤에 발생했다. 


부채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강달러 사이클에서 수많은 국가가 위험을 맞았다. 여기에도 수많은 이유들이 붙을 수 있어 끝도 없다. 


외환보유고가 부족했고, 유동성 관리가 부족했고, 경상수지가 적자였고, 단기 외채 비중이 너무 높았고, 자본 유출이 일어났고, 기업들이 부실했고,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이러한 원인들은 결국 부채의 급증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쉽게 말해 부채가 많으니 자본 유출이 일어나고 부채가 많은데 기업이 부실하지 않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약 달러 사이클에서 이머징으로 유입된 자본이 버블을 만들고, 이것은 부채를 수반한다. 


더 안전하고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자본의 숙명이다. 자본이 떠나고 나면 고성장의 신기루는 사라지고 부채만 남는다. 


아쉽게도 자본이 떠날 때 부채는 같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이머징 국가들에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도 결국 부채 문제였고, 위기 이후 부채를 줄이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지금은 출구가 보이는 상황이다. 


사실 양적완화의 종류를 나타내는 신호인 테이퍼링을 기준으로 본다면 미국은 이미 출구를 나왔고, 유럽은 이제 출구 앞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위기 이후 이머징 국가들의 부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아무런 고통 없이 부채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Ⅳ. 위기의 조건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좋은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고성장은 부채를 동반한다. 


국가가 성장하는 것에 대단하고 다른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부동산 가격도 급등하려면 대출 증가율이 수반된다. 


부채를 동반한 부동산 가격 급등이 장기간 계속되면 결말은 붕괴이고 부채만 남는다.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른 꾸준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바람직한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인 기업과 가계의 소득 상승에 맞물려 부채비율이 관리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올라가야 바람직하다. 


아직도 고성장하고 있는 중국 위기론의 핵심은 무엇일까? 주인공은 바로 부채다.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항상 부채 인플레이션 환율 경상 수자의 변화와 같이 봐야만 한다. 


부채로 인한 고성장은 사상누각이며 결국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으로 마무리된다. 중국은 부채의 증가속도도 문제지만 GDP 대비 총부채비율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도 문제다. 


미국이랑 비슷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는 다르다. 


선진국은 이머징 대비 장기 부채 비중이 높고, 단기 부채 비중이 낮아서 유동성 위험이 적다. 또한 이자율이 낮으며 급등할 위험도 적다. 


환율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서 환율 급변동에 의해 외화 부채가 급증할 가능성도 낮다. 


이머징 국가에서 경제 위기 발생 시 이런 차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위험을 증폭시킨다. 


따라서 선진국의 부채 비율과 이머징 국가의 부채 비율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곤란하다. 


부채의 급증은 이머징 국가들의 전반적인 문제다. 고성장의 이면에는 부채 급증이 존재하며, 강달러 사이클에서 이머징의 위기가 반복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Ⅴ. 데자뷔


1997년 한국 외환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1. 경상수지가 적자라서


2. 외환보유고가 부족해서


3. 단순한 유동성 부족


4.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려서


5. 기업 파산


일단 4는 아니다. 2도 아니다. 외환보유고 부족은 사실 원인보다는 결과에 가깝다.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를 냈다면 외환보유고가 부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쉽게 말해 돈을 벌지 못해서 통장에 잔고가 부족해진 것이다. 


또한 3도 아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면서 외환보유고를 쌓아가고 있었다면 유동성은 확보했을 것이다. 즉 현금 흐름이 플러스이고 순현금인 상태인 회사는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져도 파산하지 않는다. 


정답은 5 기업 파산이다. 


기업 파산이 부실채권을 급속히 증가시켜서 은행을 부실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해외 은행들이 한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게 했다. 


그러자 악순환이 뒤따랐다. 은행들은 기업대출을 더욱 줄였고, 대기업의 유동성을 악화시켰으며, 경제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 위험을 고조시켰다. 


요약하자면 1994년과 1995년 투자가 급증한 이후로 공급 과잉이 제조업 분야를 힘들게 했다. 이것이 가격 경쟁을 일으키고, 수출 기업들의 현금 흐름을 악화시켰다. 


한국 대기업들은 경기 하강기와 부채 상환비용의 변화에 취약하다. 왜냐하면 쉬운 대출이 저수익성 투자와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재무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 회사들의 부채비율이 선진국보다 지속적으로 높았다. 


간단히 말해서 한국의 정부는 은행에 대출 정책을 지시했고,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대형 기업과 은행에 대한 파산을 허락하지 않았다. 


위기를 만드는 근본 원인은 결국 부채라는 것이 필자가 말하고 싶은 바다. 그리고 부채가 강달러 사이클에서 이머징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20년 전의 IMF 리포트가 지금의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 국가들의 상황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에 필자 또한 놀라웠다. 


쉬운 대출이 투자 급증에 이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고, 기업 현금 흐름을 악화시킨다. 부실 채권 급증이 은행 부실 문제로 연결되고 이것은 해외 자본 유입의 둔화까지 야기시킨다. 


Ⅵ. 약 달러 시대에는 이머징 국가 강달러에서는 선진국


필자는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이 책에서 많이 언급했다. 그렇다고 필자가 이머징 국가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강달러 사이클이 진행 중이며, 강달러 사이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투자의 비중이 높아야 유리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부채 구조조정을 거치며 경기가 개선되리라고 기대를 모으지만 이머징 국가들은 부채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 


필자의 주장은 달러 사이클에 따라 자산배분을 하자는 것이지, 주야장천 선진국에만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달러 사이클은 말 그대로 사이클이다. 즉 주기가 있다. 달러가 한없이 강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며, 한 없이 약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강달러 사이클이 끝나면 이머징 국가들이 눈부신 성장을 하는 약 달러 사이클이 다시 도래할 것이다.


다만 모든 이머징 국가가 다 같이 위기를 겪고 눈부신 성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경착륙을 하는 국가도 있고, 연착률을 해 비상을 준비하는 국가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그것을 예측하기에는 약 달러 사이클이 재개될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 글을 마치며 ]


지금은 어떤 사이클에 왔을까? 


먼저 2020년에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 예견했는데 맞았다고 대답하고 싶다. 


2020년 동안에 달러는 엄청나게 생산되었고 이로 인해서 이머징 국가들은 성장할 수 있었다. 


만들어진 달러는 미국에서 제품과 교환되었고 미국에 제품을 공급한 국가들은 달러를 본국으로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과 달러는 지속해서 교환되었고 달러의 양이 제품의 양보다 많아지면서 약달러의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은 지속해서 달러를 찍어냈고 이 기조는 2022년 3월까지는 유지되었다. 


하지만 2022년 3월부터는 더 이상의 양적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되었고 기준금리도 인상되고 있다. 


인상된 기준금리와 줄어들기 시작한 달러의 양으로 인해서 달러는 지속적으로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로 인해서 달러는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고 있는데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이머징 국가들은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달러가 돌아가지 않도록 방어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셈이다.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자국 내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된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나 가계에서부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부채가 높은 쪽에서는 금리가 상승하게 되니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게 되고 나아가 채권 상환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게 된다. 


이 상황에서 자산을 처분하고 싶지만 가격이 낮아진 상태가 되었을 경우 자산을 처분해도 부채보다 낮은 가격만 남아 부채를 갚을 기회도 없어질 수 있다. 


요약해보면 2020년과 2021년의 이머징 국가들은 약 달러 장세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부채를 활용한 고성장과도 맞물리면서 일시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효과를 보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 되면서 강달러의 시대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상승되고 외화 이탈에 대한 환율 상승과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이는 부채에 따른 부담감을 가중시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양적 완화 - 달러의 풍부한 유동성 증가 - 달러 가치 하락 - 기업의 실적 증가 - 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 증가 - 부채 증가 - 자산 가치 급등 


물가 상승 - 2022년 양적 완화 종료 - 미국 금리 인상 - 약달러에서 강달러로 전환 - 외화 보유고 부족에 따른 환율 상승 


이머징 시장의 금리 인상 - 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상환 압박 - 자산 시장 위축 및 하락 -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 환경 악화 및 가계 부담 증가 


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는다. 다시 사이클은 순환하면서 경제는 순환할 것이다. 


참고 도서 : 트럼프 시대의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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