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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28. 2022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소비자를 이해하는 다섯 가지 핵심코드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009년 글로벌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이 페이스북을 통해 와퍼의 희생양(Wopper Sacrifice)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우정이 강하긴 하지만 와퍼가 더 강하다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 캠페인은 페이스북 친구 10명을 삭제하는 사람에게 그 대가로 무료 와퍼 쿠폰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여기에 더해 버거킹은 삭제된 친구들에게 당신의 친구가 와퍼를 공짜로 먹기 위해 당신을 희생시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를 받은 사람들 역시 공짜 와퍼를 위해 또 다른 10명을 희생시켰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열흘 만에 무려 23만 명의 친구가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매력과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준 이 캠페인에 대해 혹자는 오프라인의 인간관계와 달리 소셜미디어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가벼운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평하기도 하지만 약간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에서의 친구 삭제는 쉽게 복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캠페인은 진정한 관계의 달전보다는 친구와 함께 하는 즐거운 놀이로 인식된 측면이 있다. 


또한 공짜 와퍼를 먹기 위해 자신이 희생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도 화를 내기보다 오히려 즐거워하며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공짜 와퍼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나 소셜미디어의 인간관계의 가벼움을 생각해보는 것을 떠나서 마케팅적으로 기존의 생각을 뒤집어 시도했다는 점을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은 새로운 시도를 할 때에 다양한 위험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마케팅을 해도 아무러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으로 인해서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다. 


마지막은 마케팅으로 인해서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지 못해도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위의 세 가지를 고려해보면 마케팅은 시도해야 하지만 그 반대급부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이렇기 때문에 가급적 다른 브랜드에서 시도한 것에 대한 사례를 통해서 더 많은 학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접해보도록 하자. 


 Ⅰ. 공감 :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해지는 공감의 비즈니스


꽃미남의 닦아주는 눈물의 값은?


최근 일본에서 이케메소라는 매우 흥미로운 공감 비즈니스가 유행하고 있다. 이케메소는 잘생긴 남자를 의미하는 이케맨과 우는 소리인 메소 메소를 합성한 말이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여성이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공인 눈물 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미남이 방문하여 슬픈 음악을 같이 듣거나 동영상을 함께 보며 여성이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다 여성이 눈물을 흘리면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상대를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준다. 


2013년 창업한 이 서비스는 1회 출장비가 약 8만 4천 원으로 비교적 고액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만약 여러분 중 눈물 한 번 흘리려고 8만 원 넘는 돈을 쓰는 그녀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아직 공감능력이 많이 부족할 것인지도 모른다. 


무거워서 좋은 담요?


이해를 돕기 위해 중력 담요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담요의 기준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가볍고 따뜻한 담요가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덕분에 오리털 거위털 알파카 등이 들어간 담요들이 추운 겨울철 고가임에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중력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꽤나 무거운 담요가 주목받고 있다. 


이 담요는 크라우드 펀딩 스타트인 킥스타터에서 470만 달러를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담요 1장 가격이 279달러나 되는데도 너도나도 먼저 사겠다고 줄을 선 것이다. 이 담요는 무에게 따라 세 종류로 구성되며 자신의 몸무게의 10%에 가까운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무게가 제법 나가지만 솜 대신 플라스틱 알갱이를 넣은 덕분에 공기가 비교적 잘 통해 더운 여름에도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자 여러분이라면 이 담요를 사고 싶은가? 아마도 31만 원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중력 담요가 제시하는 Why를 들으면 이야기는 달라질지 모른다. 


무거워서 좋은 이유


중력 담요의 제작자는 담요가 무거운 이유에 대해 누군가를 꼭 껴안을 때 느끼는 압력이 몸무게의 10% 정도이고 이 담요는 이러한 포옹의 압력을 구현하기 위해서 무겁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엄마가 아이를 안고 토닥거리며 재우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중력 담요는 제품의 특성과 제조 방법이 아닌 포옹이 좋은 이유를 연구 결과로 밝혀진 과학적 증거를 언급하며 강조한다. 


즉, 포옹은 심장에 휴식을 주고, 면역력을 높이며,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하고, 숙면을 돕는다고 말함으로써 중력 담요의 존재 이유를 강조한다. 


  Ⅱ. 공유 : 소비자를 마케팅에 참여시켜라. 


공유를 이끌어내는 비결


소셜미디어상에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유의 사전적 정의는 두 사람 이상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말하는 공유는 단순히 독립 소유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바이럴 마케팅이라 칭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2015년 HBR에는 폭풍 공유 동영상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글이 소개되었다. 비밀의 첫째는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강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어 햐며, 둘째는 공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사회적 동기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문헌들을 검토해본 결과 적어도 의외성, 나와의 관련성, 감동, 깨달음의 네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에 관한 연구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 중 약 30~40%는 개인적 경험을 타인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며,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전체 글의 80% 이상이 개인적 경험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사람이 어디에서 무엇을 먹고, 입고, 즐기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자신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인간의 행위는 다른 영장류와 달리 생후 9개월만 돼도 나타나는 인간만의 매우 독특한 동기에서 비롯된다. 


인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쾌락적 감정이 고조된다는 사실이 최근 FMRI로 뇌를 스캔한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타인의 믿음과 견해를 추측할 때와 자신의 믿음과 견해를 이야기할 때 뇌의 반응적 차이를 비교한 결과 후자의 경우 전자에 비해 음식을 먹거나 성관계를 가질 때 내면적 가치 증가로 반응하는 뇌의 특정 영역이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성을 더해가는 큐레이터


행동경제학자 슐로모 베 나치는 정보 과잉, 홍수의 시대를 다음과 같이 비유했다. 


과거가 수도꼭지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을 마시기 위해 여러 사람이 줄을 서는 시대였다면 오늘날은 한 사람의 입에 소방호수를 밀어 넣어 숨도 쉬지 못할 만큼 많은 양의 물을 들이붓는 시대라고. 


베 나치는 물을 많이 가진 자가 아니라 내가 먹기 좋을 만큼 물의 양을 줄여주는 자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이때 나에게 필요한 만큼의 양질의 물을 골라주는 자기 바로 큐레이터이다. 


어쩌면 이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터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선별해주는 큐레이터로 헤게모니가 이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아트라뷰라는 영국의 매거진에서 선정한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가운데 1위가 화가도 조각가도 아닌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라는 큐레이터였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이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수차례 큐레이션의 과정을 거친 결과이다. 


필자가 아무리 뛰어난 문장력으로 글을 쓰는 크리에이터라 할지라도 사람이든 기계든 큐레이터가 그 가치를 발견해주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에게 결코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오늘날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직접 콘텐츠를 검색해서 정보를 얻기보다 남들이 골라준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른바 소셜 뷰어가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신문기사를 검색해서 보지 않고 지인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기사를 읽는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성공은 소셜 인플루언서의 큐레이션에 브랜드 콘텐츠가 포함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을 통해 확산된 콘텐츠들이 창의적인 일반 대중을 만나 새롭게 재창조될 때 진정한 바이럴 마케팅의 성공 그림이 완성된다. 


  [ 글을 마치며 ]


영업 마케팅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도 했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느껴질 만한 시도들은 대부분 공통점이 있었다. 


그 공통점은 재미가 있었다는 것이다.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흥미를 가졌고 자신들이 접한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었고 이 과정을 통해서 시장에 큰 방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의 마케팅 트렌드를 보면 예전에 비해서 어려워진 부분도 쉬워진 부분도 있다. 


어려워진 부분은 예전에 비해서 너무 많은 정보가 돌아다니고 소비자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도 너무 방대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선택한 정보를 소비하는 시간이나 기간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쉬워진 부분은 다양한 채널이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 많아졌고 금액적인 부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매우 적게 들어서 예를 들어 디지털의 경우는 옥외 광고판이나 종이 전단지보다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결국 마케팅은 디지털이라는 기술을 만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부정적인 요인과 긍정적인 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마케팅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이익이 되어야 하고 개개인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선택해서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끔 정돈해서 전달하는 큐레이션의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물을 주는 것보다 원하는 양질의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봐야겠다. 


 참고 도서 :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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