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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Apr 06. 2022

역발상의 지혜

뇌과학으로 풀어낸 속담의 숨은 뜻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속담은 사람들의 삶에 필요한 교훈을 문장 형식으로 전달하는 비유적 표현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구전되면서 일상에 정착된 것이므로, 속담에는 예로부터 전해지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는 일상적 대화에서 속마음이나 의견을 표현하면서 속담들을 자연스럽게 인용한다. 


그래서 자주 사용되는 속담 경우, 거기에 담긴 인생의 지혜에 대해 우리 모두 아주 익숙한 편이다. 


그럼 속담에는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Ⅰ. 정서적 착각의 근원


내 떡이 더 크게 보일 수는 없을까?


남이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타인의 물건이나 상황을 자기 것보다 더 좋게 보는 일종의 주관적 편향을 이르는 말이다. 


이는 일종의 정서적 착각이다. 이 정서적 착각의 근원은 바로 현재와 과거의 욕망이다. 소유욕은 남의 차가 더 멋져 보이게 만들고, 명예욕은 남이 받은 보상이 더 가치 있어 보이게 만들며 권력의지는 남의 자리가 더 탐나 보이게 만든다. 


남의 떡보다 내 떡이 더 크게 보일 수 있는 지혜는 마음가짐의 변화로 가능하다. 


이는 뇌에 장착된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으로 감사의 반복이 정서적 착시에 작용하여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Ⅱ. 기본 심리 욕구 


백지장은 혼자도 들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가벼운 종이 한 장도 함께 들면 옮기기가 더 쉬우니, 쉬운 일이라도 서로 협력하라는 뜻이다. 


비슷한 의미의 다른 속담으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가 있다. 상대편 없이는 혼자서 하기 어렵다는 말로, 역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속담들이 있다는 것은 예로부터 우리 인간사회에 사회성이 부족해 협력을 모르는 독불장군이 문제시되어 왔음을 반증한다. 


협력도 잘하지만 백지장 정도는 혼자 들 수 있도록 자율성을 강화하여 사회성을 높이는 것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지혜 이리라. 


Ⅲ. 경쟁 사회에서의 행복


우물을 벗어난 개구리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은 좁은 우물 안에 살고 있으니 넓은 세상의 이치를 알지 못하는 개구리처럼,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세상 물정을 모르거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속담이다. 


어떤 사람이든 세상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배울 수는 없다. 그러니 누구든 자신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 편견에 빠진 사람이 되고 만다. 


열린 마음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만이 옳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타인들의 다양한 가치관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소인배보다는 대인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구리가 우물을 벗어나서도 행복해지라면 자기 존중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정적 정보를 효율적으로 잘 처리해야 한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경쟁의 수단이 아닌 자신만의 성취이어야 한다. 


그러니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내 삶의 한 부분인 스트레스가 내 삶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 


 Ⅳ. 이타적 행동과 뇌의 진화


말로 주고 되로도 안 받는 사람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이 있다. 조금 주고 그 대가를 몇 배나 많이 받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되와 말은 곡식의 부피를 재는 단위다. 되는 네모난 됫박에 한가득 채운 양으로 1.8리터가량이며 말은 훨씬 큰 원통형 됫박에 채운 양으로 되의 열 배다. 


준 양보다 훨씬 많은 곡식을 받으니 횡재로 느낄 수 있겠지만 사실 이 속담은 부정적 상황에서 많이 사용한다. 


남에게 행한 작은 악행이 역으로 자신에게 큰 악행으로 되돌아올 때다. 


말로 주고 되로도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이타적 행동으로 우리가 진화적으로 고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타주의는 정방향의 사회화 과정이며, 건강한 삶을 사는 비결이다.


Ⅴ. 행동 억제 브레이크


개와 함께 나누는 죽 한 그릇


죽 쒀서 개 준 꼴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애써 만든 물건이나 성과를 남이 가진 다는 말로, 큰 노력을 들인 일이 허사가 되었을 때의 허탈한 마음을 표현한다. 


죽을 쑤려면 정성이 필요하다. 타지 않게 계속 저어주어야 한다. 게다가 병자가 먹을 것이니 나아지기를 기원하는 마음마저 그 정성에 깃들게 된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도 있다. 옛날의 개는 하는 일 없이 편하게 있다가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이나 받아먹고사는 존재였다. 


그래서 개는 욕에도 잘 등장한다. 정성스레 만든 죽을 병자가 먹기도 전에 상팔자의 개가 먹어버리면 그 마음이 보통 허탈한 게 아니리라. 


그런데, 새로운 관점에서 속담에 나오는 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개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이다. 


개가 죽 먹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은 죽 쑨 사람의 입장일 뿐이다. 개는 다를 수 있다. 사람에게 애교를 부려주고, 집도 지켜주니 죽 정도 먹는 것은 개에게 당연한 대가이다. 


개의 관점에서 죽을 쑨 사람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탐욕자일 수 있다. 탐욕에 빠지면 가져도 가져도 더 가지려 하는 놀부가 된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은 어떤 식으로든 정성이 들어간 일이라 믿으며, 그래서 무슨 일이든 원하는 만큼의 성취가 따라오지 않으면 죽 먹은 개 탓을 한다. 


개는 죽 먹으면 안 될까? 개의 입장처럼 상대의 상황을 바라보자. 


탐욕의 자신을 내려놓는 깨달음이 있다면 편안하고 행복한, 우아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니, 기꺼이 개에게 주는 죽이 아깝지 않으리.


[ 글을 마치며 ]


속담을 한 번 더 뒤집어 생각해보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다양한 속담을 여러 생각을 해보면서 곱씹어 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 두 가지는 조금 긴 시간 동안 기억해 보고 싶다. 


첫 번째는 우물 안 개구리로서의 삶을 살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일을 통해서 금전적인 보상을 받으면 그 전과는 다른 형태의 책임감이 주어지게 된다. 


자신의 결과물에 따라서 보상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때에 당연히 발생되는 것은 경쟁이며 그 경쟁에서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성이 갖춰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자부심도 생겨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칫 잘못해서 성장의 단계를 넘어서 정체의 단계로 나아가게 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물 안 개구리는 성장이 멈춘 상대로 자신만의 우물에 갇혀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어느새 올드 패션이 되고 기술의 변화는 어느 순간부터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큰 격차가 발생되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력을 꾸준하게 개선시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우물 안 개구리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유지해야 할 삶의 자세는 자신만이 옳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타인들의 다양한 가치관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에 열린 생각으로 반응하기 힘들다면 좋은 대안이 있다. 혼자만의 사간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이다.


책은 전문가의 견해가 들어있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주고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혼란해질 일도 없다. 


이 외에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죽 쒀서 개 주면 어떻겠냐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함께 노력했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적거나 누군가가 나의 공을 가로채갔을 때 자신의 억울함을 말하고 싶을 때 사용하게 되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일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반대로 어떤 일에 대한 보상이 나에게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성에 차지 않는다. 


더 큰 보상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의 본성이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과도 유사해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에서 이렇게 자신의 것을 모두 챙기면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할 때에 자신의 경험치가 높아지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면 보상은 잠시 뒤로 미뤄두자.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어떤 성장을 했는지 그것에 집중하면 죽을 쑤는 과정 자체에서 많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나아가 더 큰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실된 노력을 꾸준히 한 사람의 실력은 결국 중요한 순간에 빛나게 되고 보상을 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역발상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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