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상징 마천루와 도시를 변화시킬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2014년 유엔은 현재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더 이상 농경 시대에 있지 않다.
도시 시대에 살고 있다. 도시들은 전에 없이 커지고 붐비고 중요해졌다.
도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마천루는 도시를 넘어 국가 경쟁력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현재 도시가 발전할 수 있었던 주요 기술과 앞으로의 기술은 도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알아보자.
Ⅰ. 빌딩, 마천루의 과학
마천루를 딱히 현대의 발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층 건물이 도시의 심장부에 존재한 것은 130년 전부터고 하늘에 닿을 듯한 건물을 짓겠다는 인간의 욕망은 그보다 더 오래되었다.
땅의 면적은 제한되어 있고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인간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선택했고 마천루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땅 한 조각에 얼만큼이나 욱여넣을 수 있을까? 2013년 기준 미국 가정집 평균 크기는 점유 면적당 거주 인원은 세 명이다. 하지만 뉴욕 중심가는 그 이야기가 다르다.
세계 무역 센터는 일반 가정집 17채 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무역 타워 각각의 일간 수용 인원은 51명이 아닌 25,000명에 달했다.
물론 공평한 비교는 아니다. 사무실은 생활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작업 공간만 있다. 직원 수만큼 침대를 놓을 필요가 없다면 이들을 수용하는 데 드는 면적이 극적으로 준다. 어쨌든 큰 그림이 바뀌는 건 아니다.
건물을 하늘 높이 올리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좁은 땅을 수천 명이 안락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마천루는 도시가 하는 모든 것을 조금씩 다 한다. 자신의 무게와 수용하는 모든 것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고 바람에, 때로는 지진에도 견뎌야 하고 화재와 침수로부터 입주자와 사용자를 지켜야 한다.
거기에 매력적이어야 하고 널찍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고 모든 층이 원활히 소통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도시 전력망에 온전히 접속해 있어야 하고 상하수도 인프라와 통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다 하면서 건축가의 독창적 비전까지 구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양과 수준의 엔지니어링 기술과 상당한 기획력이 필요하다.
마천루는 앞으로도 계속 도시들을 지배할 것이다.
지구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도시 거주민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도시 거주자를 수용하기 위해 도시 확대와 교외 개발이 한창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 도시 전문가들은 건물 고층화가 논리적인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고층 건물은 새로운 도심을 형성시키고 새로운 도시의 형성도 만들어 낸다. 이 때문에 앞으로 도시가 중심부의 상업 지역과 교외 주거 지역으로 이원화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도시 외곽에서 거주하면서 매일 중심부로 출근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이런 방식은 도시 계획과 전력 수급 모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사람들에게 일하는 곳과 사는 곳을 동시에 제공하는 다용도 복합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Ⅱ. 전기, 꺼지지 않는 빛
도시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세 가지다.
1. 도시는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큰 힘이다.
2. 도시는 대부분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있다.
3.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전기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모른 것을 고려할 때 환경에 주는 부담을 줄이면서 나날이 늘어나는 도시들의 니즈를 충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도시가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도시의 에너지 사용은 2050년까지 세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이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들을 성글고 넓게 퍼뜨려야 한다. 그리고 녹지 공간이 많은 도시가 그렇지 않은 도시보다 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도시 열섬 현상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이다.
도시 열섬은 도시의 온도가 교외보다 5~10도 높은 현상을 말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초목이 많으면 효과적이다. 공간을 만들고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
Ⅲ. 자동차, 탈것의 혁명
앞으로 20년쯤 뒤에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몰고 출근하고, 도착하면 타고 온 자를 착착 접어 서류가방에 넣지 않을까?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바퀴로 달리는 승용차, 밴, 버스, 트럭은 수십 년 후에도 여전히 도시 풍경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 거주자의 상당수가 자가용 없이도 행복하지만 버스가 없으면 당장 힘들어진다.
거기다 인터넷 쇼핑 중독자들은 배달용 밴이 누구보다 반갑다. 이 차량들은 앞으로도 여전히 도시를 누비며 물건과 사람을 나를 것이다.
다만, 겉모습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후드 아래는 매연을 토하는 지금의 차량들보다 훨씬 섹시하게 변해 있을 것이다.
자동차의 가장 극적인 변화는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오게 된다. 자동차는 단기적으로는 단지 좀 더 똑똑해지는 쪽으로, 즉 안전성과 연비가 향상되고 경량화하면서 부품의 내구성과 재활용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변한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 도로망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교통 시스템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다 장기적으로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차로 진화하게 된다.
무인 자동차는 더 이상 허무맹랑한 공상과학적 발상이 아니다.
하지만 무인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다음의 단서를 달고 싶다. 무인 자동차의 잠재 영향을 예측하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예로 들어보면 엘리베이터가 있기 전 서너 층 이상에서 사는 건 고통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출현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건물마다 최고층은 펜트하우스나 사장실이 차지했다.
엘리베이터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우리가 집과 사무실로 하늘을 긁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우리의 행동 방식만 바꾸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는 도시를 지었고 당시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무인 자동차도 이와 비슷하다. 너무 변혁적이라 그것이 가져올 미래는 상상을 불허한다.
자동차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자동화의 매력은 지대하다. 우리는 운전 따위는 자동차에게 맡기고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나를 꿈꾼다.
현실적으로 단기적(5년~15년)으로 봤을 때 자동차의 자동화는 인간 운전자를 대체하기보다 증가하는, 즉 돕는 쪽으로 전개될 것이다.
Ⅳ. 네트워크, 보이지 않는 연결망
다리와 터널과 빌딩, 전력망과 상하수도도 눈에 띄게 변했지만 그래도 그것들은 오랜 기간 자잘한 개선들이 수없이 쌓여 이루어진 점진적 진화였다.
그에 비해 데이터 흐름, 돈줄, 통신, 물류와 같은 보이지 않는 흐름들의 변화는 대단히 빠르게 그리고 몹시 심오하게 일어났다.
덕분에 몹시 흥미롭지만 한 사람의 식견으로 판도를 뒤집을 기술들을 꼬집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거대하고 분명한 추세는 있다. 연결성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 거기에 따라붙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 이 욕구가 이른바 정보 세대를 낳았다.
현대인은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고 이미 거기에 익숙해져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 때문에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지구적 위기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스마트 팜 : 데이터를 향한 욕망이 식료 생산에까지 미치고 있다.
토양 상태 감시 시스템부터 GPS 기반 잡초 지도까지, 빅데이터 분석을 농업과 결합한 정밀 농업이 미래의 식량 조달 해법으로 부상 중이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미 장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체 식량 생산량 중 매년 1/3 가량이 유실되거나 낭비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식량 낭비는 곧 자원 낭비로 이어진다. 특히 물과 수송수단과 전기의 낭비다. 생산 품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식량 생산은 자원 집약적 산업이다.
거기다 도시민의 상당수가 이미 영양 결핍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되는 식품의 유형과 품질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늘어나는 도시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증산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식료 공급 사슬의 전 영역에서 생산성을 높일 묘수들을 찾아야 한다.
데이터 체인 : 식료가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이동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이번에도 데이터가 변화의 핵심에 있다. 로테르담과 시드니 같은 주요 항구도시들의 경우, 적어도 육지에서는 이미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스트래들 캐리어가 컨테이너를 트럭에서 내려 미리 지정된 적재 구역으로 운반한다. 사람의 개입은 없다.
장비들이 레이저와 레이더를 탑재하고 무인 자동차처럼 혼자 알아서 길을 찾아다닌다.
화물이 육지를 떠난 이후의 과정도 변하고 있다. 지금도 화물선은 컴퓨터 제어장치로 움직이는 편이지만 내일의 화물선은 한발 더 나아가 승무원 한 명 없이 혼자 항구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 화물선의 첫 번째 이점은 안전이다. 도로 사고나 항공 사고처럼 해운 사고도 대부분 사람의 실수로 발생한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사람을 아예 빼버리는 것이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두 번째 이점은 연료 절약이다. 승무원이 무거워서가 아니다. 선박의 연료 소비량은 선체 형태에 따라 대략 항해 속도의 3~4 제곱에 비례한다. 간단히 말해서 배가 빠르게 가면 연료가 많이 든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감속 운항으로 연료 절감을 꾀하자니 항해 기간이 길어지고 장기 항해는 승무원들에게 큰 부담을 준다.
2015년 롤스로이스의 해양기술 사업부가 저속 무인 화물선 설계를 위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언론은 이를 유령선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이 프로젝트는 다수의 대학 연구팀과 선박 설계 회사와 위성통신 업체들과 제휴해서 GPS, 레이더, 비디오 이미징을 결합한 항법을 구현하고 위성 기반 통신과 원격 조종에 필요한 기술들을 모색한다.
지불 : 도시 거주자들은 항상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
지난 20년 사이에 다른 무엇보다 우리가 상품과 서비스의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이 극적으로 변했다. 개인 수표책은 선진국 도시들에서 거의 사라졌고, 아직은 현금이 가장 대중적인 결제 수단으로 남아 있지만 다른 방법들이 무서운 속도로 이를 대체하고 있다.
2014년 영국에서는 신용카드와 스마트폰과 온라인 결제를 통한 거래가 지폐와 동전을 통한 거래보다 많았다.
미래의 지불 방식은 전자 결제로 굳어지고 있다. 그리고 암호화폐로 불리는 가상화폐를 빼고는 전자결제를 논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실물화폐가 아닌 가상화폐가 도시 생활을 특징짓는 대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가상 화폐를 돈을 범 세계적으로 만든다. 어느 나라의 통화도 같은 가상화폐로 전환할 수 있고, 은행 같은 중간 기관을 거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다른 사용자에게 송금할 수 있다.
가상화폐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비트코인일 것이다. 지금은 인터넷 서비스마다 가상화폐를 만들어서 가상화폐가 흔해졌다.
가격 변동도 걸림돌이고 법정 통화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데도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늘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도시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있는데 바로 도로이다. 도로는 도시의 혈관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면서 건물과 건물을 이어준다.
그리고 나아가 도시와 도시를 이어준다. 그런 도로의 효용성은 도시 계획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거대화된 도시들은 모두 외곽 순환도로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데 외곽 순환 도로가 3중으로 확대된 도시들의 경우 인구가 천만에 육박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구 천만의 도시가 탄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도시의 중심부는 다른 곳에 비해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이 되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중심부에서 거주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거주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고 결국 지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주거는 도시의 교외지역으로 확장되게 되고 도시의 중심부에는 상업적인 시설, 즉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합당할 만큼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곳만 남게 된다.
이런 현상이 시간이라는 축과 함께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면서 도시가 확장되게 되는 것이다.
도시가 확장되면서 도로는 자연발생적으로 더 먼 거리까지 확장이 되게 된다.
그리고 중심부를 기점으로 지상, 하늘 그리고 땅 밑으로까지 점차 복잡하게 연결되고 확대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모두 경제 논리와 맞닿아 있는데 개인용 차량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가장 많은 비용을 부담한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적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도보로 이동하고 그다음에 대중교통을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인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상용화가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될 수 있을까?
일차적으로는 개인용 차량을 사용하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다.
차량을 공유하는 형태로 사회가 발전되게 되고 이는 도로에서 주행하는 차량의 대수를 대폭 감소시킬 것이다.
여기에 더해 주유소라는 공간도 적게 필요해지게 되고 나아가 주차장이라는 공간도 매우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용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도시는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건물에서 상주하는 동안 멈춰있던 공간 즉, 차량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혹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무인 자동차를 사용하게 될 경우 대중교통에도 변화가 오게 될 수 있다.
이는 정류장이라는 공간이 재해석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나아가 대중교통의 숫자도 줄일 수 있다.
결국 산업의 변화로 인해서 발생되는 새로운 도시의 모습이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엘리베이터의 기원은 높은 공간에 물건을 더 쉽게 올리기 위해서 만든 지렛대가 그 기원이다.
사람의 이동이 아닌 물건의 이동을 통해서 고층 건물 성당이나 교회 등을 지을 때에 사람이 직접 건축자재를 실어 나르는 것보다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가 근본적인 목적이었다.
하지만 화물만 나를 것이 아니라 사람도 이동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더해지게 되었고 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고안되면서 현대의 엘리베이터가 만들어졌다.
이 엘리베티어는 고층에도 사람들이 쉽게 상주하거나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고 이는 현대 도시의 발생을 가속화시켰다.
그리고 한 공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상주하게 도움을 주었고 나아가 도시의 활용성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인 자동차도 분명 앞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도시 모습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술이 될지도 모르겠다.
도시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좋았다.
참고 도서 : 도시를 움직이는 모든 것들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