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재미있게 읽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자.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지금보다 책을 읽기 쉬워진 시대도 없으면서 반대로 지금보다 책을 읽기 어려운 시대도 없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동영상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다 충분하고 시간을 기다려가면서 무엇인가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도 없어진 시대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또 우리가 지혜로워진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하게 발전된 것은 맞지만 정보를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그야말로 정보가 지식이나 지혜로 발전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가 발생되는 이유는 우리가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물론 독서라는 것을 무엇인가를 읽는 행위에만 한정을 짓는다면 우리는 수 없이 많은 독서를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독서를 한다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는 독서는 무엇인가를 읽고 난 뒤에 그것을 새롭게 깨달아 나만의 것으로 만들거나 의미 있는 것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독서를 할 수 있는 것인지 타인의 생각을 통해서 한 번 엿볼 수 있도록 하자.
Ⅰ.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독서의 재미가 바로 얻어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어느 단계에 올라가면 책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그 재미가 한 번에 단숨에 얻어지는 게 아니어서 더욱 의미가 있고 오래갈 수 있는 겁니다.
다시 한번 누군가가 이동진 씨, 왜 책을 읽으세요?라고 묻는 다면 저는 이렇게 답을 합니다.
재미있으니까요. 사실 제게는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고, 있어 보이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목적 독서입니다.
그러므로 그 목적이 사라지면 독서를 할 이유도 없어집니다. 지속직이지 않죠.
하지만 재미있으니까 책을 읽는다면 책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니까 오래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아니, 책을 읽는 게 뭐가 재미있어, 세상에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하면서 수십, 수백 가지 예를 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사람마다 재미있다고 말하는 기준은 다를 텐데요. 제 경우는 이렇습니다.
하루에 8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딱 두 가지예요.
일과 독서, 저는 영화평론가이지만, 영화를 매일 집중적으로 많이 보게 되면 일종의 체증이 생깁니다.
영화를 보는 게 제 일이고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3편 이상 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매일 12시간씩 한 달도 읽을 자신이 있어요. 그래도 전혀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하루 8시간 이상씩 일을 해야 하죠. 그게 불행이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매일 반복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루 8시간씩 매일 할 수 있는 게 일밖에 없다는 사실은 참 역설적이기도 하죠.
여기에 저는 책 읽기도 더해서 매일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재미있으면서 덜 지치는 일이니까요.
게임이 더 재미있지, 영화 보는 것이 더 재미있지, 책 읽는 게 뭐가 재미있나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죠.
맞아요. 세상에는 재미있는 게 너무 많죠. 그런데 저는 재미의 진입 장벽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몸에 안 좋고 정신에 안 좋은 재미일수록 처음부터 재미있어요. 상대적으로 어떤 재미의 단계로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재미라기보다는 고행 같고 공부 같은 것일수록 그 단계를 넘어서는 순간 신세계가 열리는 겁니다.
독서가 그러한데요. 책을 재미로 느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단위 시간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라는 건 어떤 단계에 가기까지 전혀 효과가 없는 듯 보여요.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효과가 확 드러나는 순간이 오죠.
양이 마침내 질로 전환되는 순간이라고 할까요. 그게 독서의 효능, 또는 독서의 재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 한 권 읽은 것으로 독서의 재미가 바로 얻어지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어느 단계에 올라가면 책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그 재미가 한 번에 단숨에 얻어지는 게 아니어서 더욱 의미가 있고 오래갈 수 있는 겁니다.
저는 호기심이 많은 인생이 즐거운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호기심이라는 건, 한 번에 하나가 충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속성을 갖고 있거든요.
한 가지 호시김이 충족되는 단계에서 너덧 가지로, 그다음에 또 더 많은 것으로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장 편하고도 체계적인 방법이에요.
그러니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 한 권으로도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Ⅱ. 넓이의 독서
깊이가 전문성이라면 넓이는 교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적인 영역에서 교양을 갖추지 않는다면 전문성도 가질 수 없죠.
사람들은 대체로 깊어지라고만 이야기하는데, 깊이를 갖추기 위한 넓이는 너무 등한시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바로 지금, 현대사회는 넓이가 중요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상당 부분 사라졌고요.
전지구적이고 다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죠. 당장 영국의 브렉시트 문제가, 미국의 정치상황이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가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만 알고자 한다는 것은 오히려 부족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이야기하고 그 중요성도 높아집니다. 전문성이란 깊이를 갖추는 것이겠죠.
그런데 깊이의 전제는 넓이입니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아요. 넓이의 전제가 깊이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깊이가 전문성이라면 넓이는 교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적인 영역에서 교양을 갖추지 않는다면 전문성도 가질 수 없죠. 사람들은 대체로 깊어지라고만 이야기하는데, 깊이를 갖추기 위한 넓이를 너무 등한시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국경과 시간적 제약이 점점 무의미해지는 현대에는 넓이에 주목하는 게 더욱 중요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넓이를 갖추는 데 굉장히 적합한 활동이 바로 독서입니다.
Ⅲ. 지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은 무엇입니까
책을 읽을 시간을 정해둔다면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될 변수가 생기는 순간 독서는 미뤄집니다.
그러니까 아예 책을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나면 언제든 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좋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책을 가방에서도 꺼내서 손에 들고 다니는 겁니다. 그러면 심지어 있어 보이기도 하니까요.
손에 들고 있다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책을 펼쳐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15층까지 가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그 시간에 읽어봤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많이 읽을 수 있습니다.
또 잘 읽힙니다. 책은 이렇게 손에 들고 다니는 게 중요합니다.
또 손과 시선이 닿는 곳곳에 있어야 합니다. 대게 책들이 한 곳에 모아서 정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집안에서도 여기 저에게 책을 두어야 합니다. 거실 소파 옆 사이드테이블 위에도 식탁 위에도, 침대 옆이나 화장실에도 그야말로 책을 뿌려두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때는 책을 집어 들고 펴보면 됩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재미가 없어졌는데 옆에 책이 보인다면, 그걸 넘겨보게 되지 않을까요?
저의 책 읽는 습관 중 하나는 시간이 나면 닥치는 대로 읽는다는 겁니다.
책을 읽을 시간을 정해둔다면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될 변수가 생기는 순간 독서는 미뤄집니다.
그러니까 아예 책을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나면 언제든 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좋습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데, 많이 읽고 싶은데, 하고 생각하신다면 가방 안에 있는 책이 있는지 또 지금 가장 가까운 곳에 책을 두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보세요.
그것부터 시작입니다.
[ 글을 마치며 ]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의 속성 중에 호기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그 과정에서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독서라는 행위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 호기심이라는 영역이 사춘기 마냥 한 곳에만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유사한 내용을 담은 책을 좀 더 읽어보면서 차츰차츰 지식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가진 호기심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어느 정도 읽고 나면 휴식을 취해주어야 하는데 자칫 하다가는 책을 읽는 시간보다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더 길게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독서를 하고는 싶은데 잘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된다.
이런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TV를 치우거나 주변에 책을 놓는 습관을 들이거나 많은 책을 한 번에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출을 해오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책이라는 것도 음식과 마찬가지여서 주변에 눈에 잘 뜨일 때에 좀 더 책을 많이 일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가급적 많이 주변에 두고 손만 뻗으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읽는 습관이 들여진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연습을 별도로 할 필요도 있다.
그 과정이 이렇게 독서를 한 후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자신이 어떤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내용은 기억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마저도 없어져 버리게 된다.
이럴 때에 자신이 읽은 책의 내용 중에서 몇 가지의 내용을 간추려서 정리를 해보고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가미해 본다면 책을 읽은 후에 자신이 어떤 내용을 얻을 수 있었는지 좀 더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차곡차곡 모인 정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지식과 합쳐지거나 융복합되면서 새로운 지식으로 지혜로 발전되게 된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과정이 매우 따분하고 지루하더라도 습관이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행위가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임계점을 넘겨야 하고 그 임계점이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게 되는데 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 끊임없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전자책을 읽는 연습을 꽤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처음에 종이책보다 대충 읽는 습관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불편한 것 같았지만 차츰차츰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오히려 전자책이 좀 더 편한 상태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전자책에 익숙해지고 나니 이전과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독서의 즐거움을 깨달아가고 더 많은 책을 접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책을 읽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고 즐겁다.
참고 도서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