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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Mar 15. 2021

3장 : 독서를 통한 자기 학습 (일기를 써보자.)


"부끄럽지만 나의 일기를 하나 소개해 보겠다. 제목은 '나는 언제 어른이 되지'이다.


초등학생 때에 설날이나 추석에 만나게 되는 삼촌들은 뭔가 엄청난 어른들 같았다.


명절에 어른들이 모이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을 어깨너머로 듣고 있다 보면 어른들의 세계는 뭔가 진지하면서도 멋있어 보였고 근사해 보였다.


당시 내 나이가 열 살 정도였으니 삼촌들은 대략 서른 후반에서 마흔 초반의 나이들이 대부분이셨다. 딱 지금의 내 나이 정도였다.


나도 마흔이 되면 저런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했는데 막상 마흔이 넘었는데 아직 당시 삼촌들의 이미지와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다.


일단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전혀 어른스럽지 못한 것 같다.


몸이 조금만 피곤해도 피곤하다고 쉽게 말하고 주말에는 잠만 자는 경우도 많다.


회사 생활을 10년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년생 때보다 더 징징거리기도 하고 조그만 이슈가 발생하면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꼬리에 불붙은 강아지 마냥 동동 거리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다.


언제쯤 내가 기억했던 어른들처럼 거대한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멘탈을 가지게 될까를 상상해 보지만 너무 먼 미래 같은 생각이 든다.  


반면에 나만 빼고 다들 나이에 맞는 성숙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어른들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혼자 성장하지 못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겉만 마흔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두려울 때가 있다.


이런 마음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겉으로는 잘 내보이지 않지만 속은 걱정과 두려움으로 새카맣게 타들어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여기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나에게만은 예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가진 그릇의 크기 자체가 남들에 비해서 작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지만 그 생각은 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살게 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런 고민들을 최근 다양한 책들을 통해서 읽고 고찰해 봤더니 나만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심심찮은 위안을 얻었다.


나이가 들수록 외모에 좀 더 신경을 쓰자는 생각에 오늘부터는 운동도 좀 하고 맥주를 먹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지만 오늘 하루는 회사 스트레스가 좀 많았으니 오늘만은 스스로를 좀 봐주기로 한다.


너무 팍팍한 인생 나까지도 나를 못살게 굴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스스로의 위안을 안주삼아 퇴근 후 맥주 한잔을 즐기며 이렇게 오늘도 정신 승리했다. 이게 인생이지 뭐."




독서량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노트로 정리한 책의 권 수도 비례해서 늘어갔습니다.


이렇게 독서노트를 활용해서 책의 내용을 발췌한 부분과 느낀 점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훈련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느낀 점을 쓰다 보면 이 책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치게 됩니다.


전에 읽은 책의 내용과 지금 읽은 내용을 복합적으로 생각했더니 내 삶에 이런 부분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지속해서 들기 시작했습니다.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어딘가에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고 세상에 내보이기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때 일기를 써보는 것이 훌륭한 대안이 되어 주었습니다.


초반 일기의 내용은 중구난방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오후에 누구 만나서 밥 먹고 집에 와서 잤다 같은 내용도 있었습니다.


조금 발전되었을 때에는 한 주 동안에 읽은 책 중에서 내용이 괜찮았던 것들을 묶어서 나만의 신랄한 비판을 펼쳐보기도 했습니다.


혹은 일기의 특성을 살려서 매일 하기로 했던 다이어트나 퇴근 후에 맥주 마시지 않기 같은 약속을 정하고 다음날은 지켜졌는지를 기록해 보기도 했습니다.


독서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이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자연스럽게 책으로 읽은 내용들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넘치게 되는 순간이 오면서 그것을 주워 담듯이 글로 쓰고 싶어 지게 됩니다


이럴 때에 준비되지 못한 글을 세상에 내보이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때 일기를 써보십시오.


일기는 자기 자신의 기록이어서 누구와도 나눌 필요가 없는 글이 됩니다.


글을 쓰는 것이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일기는 꽤나 좋은 해결책이 되어줍니다.


일기를 꾸준히 쓰다 보니 어느 순간에 생각을 A4 한 장 정도로 쉽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고 자신의 소중한 기록도 가지게 되면서 새로운 즐거움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차츰차츰 즐거움이 다양해지고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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